[기획] 교회생태계 살리는 오늘의 전도와 문화선교 ① 시대 속에서 문화로 전도하는가

권위적 전도방식은 수명 다했지만 세속 이미지만 모방한 전도법은 교회공동체에 악영향


“우리 교회는 청소년과 지역봉사 사역으로 주민들이 칭찬하고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뉴스에 교회 부자세습과 목사 성문제가 나올 때마다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복음에 관심이 있던 분들도 바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려요.”

얼마 전 서울 영등포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를 만났다. 언론이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한창 보도하고 있을 때였다. 목회자는 지역에서 불우한 가정의 청소년들을 위해 20년 가까이 무료 공부방을 운영했고, 좋은 교회로 인정받아 전도도 어렵지 않았다. 전도해서 등록한 성도가 전체 교인의 80% 이상이다. 하지만 목회자와 교회에 부정적인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전도의 문은 좁아졌다.

오늘의 전도 전략이 있는가
교회마다 비기독교인을 전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옆 교회에 분쟁이 생겨야 내 교회가 커진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수평이동이 교회성장의 첩경으로 자리 잡았다.

실천신학자들은 전도가 어려워진 원인으로 3가지를 지목한다. 첫 번째는 신학의 부재에서 비롯된 비복음적인 전도방식, 둘째는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신뢰성 하락, 셋째는 변화한 시대와 문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전도전략이다.

신학이 부재하다는 지적은 ‘전도=교회성장’으로 여기는 의식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전도의 목적을 ‘교회 안으로 이끌어 들임’에만 집중할 때, ‘말씀을 따라 예수님의 제자로 살면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함’이란 목적이 약해졌다. 전도의 궁극적 목적이 약해진 결과, 한국교회의 신뢰성은 해를 거듭하며 추락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끊임없이 개혁을 한다면, 첫 번째와 두 번째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세 번째 ‘시대와 문화를 반영하는 전도전략의 부재’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전도전략이 부재하다는 것은 ‘예수천국 불신지옥’이 지금도 외쳐진다는 것에서 드러난다.

김남식 박사(CESI한국전도학연구소장)는 ‘예수와 불신, 천국과 지옥’을 대비시키는 전도는 과거 혼동과 냉전의 시대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나뉘듯 천국과 지옥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결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당시 교회는 권위를 갖고, 직면적 전도방식으로, 비신자의 결신과 교회출석을 이끌며 급격한 성장을 경험했다.”

▲ 한국교회는 신뢰성 하락과 전도전략 부재 속에서 비기독교인 전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상의 문화를 활용해 교회를 홍보하고 전도하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배금주의 향락주의 소비주의 등 세속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며 진정한 복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권위를 버리고 문화 속에서
현재 한국 사회는 남북분단의 냉전 상황에 놓여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런 이질적인 체재와 문화로 한국교회와 전도가 더욱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안환균 목사(변증전도연구소장)는 권위적이고 직면적인 전도방식은 시대의 사명을 마쳤다며 “탈권위의 자세로 인격적이고 과정에 집중해서 전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사람들은 복음을 주입하는 방식을 거부한다. 고통 고난 질병 죽음 등 비기독인들에게도 갈급한 주제로 소통하며 성경과 복음의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소통의 기회조차 얻기 힘든 시대다. 그 소통의 기회를 얻기 위해 주목받는 것이 문화선교이다. 미디어와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문화선교의 관심과 요청도 증가하고 있다.

문화가 사회의 모든 부분과 접목해 있는 것처럼, 문화선교의 영역도 매우 폭넓다. 현재 ‘문화선교’는 문화를 ‘선교의 대상’으로 보고, 비기독교 문화를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문화를 ‘선교의 도구’로 보고, 다양한 사회의 문화를 교회(기독교)가 활용하는 것도 포함한다. 현재 많은 교회들이 음악 미술 영화 도서 등 다양한 문화를 활용해 복음의 접촉점을 만들고 있다.

변혁은 사라지고 짝퉁만
교회가 세상 문화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패러디’이다. 위의 사진들은 교회가 세상 문화를 패러디한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 인기를 얻을 때, 한 전도사는 ‘교회스타일’이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뒤이어 다양한 ‘교회스타일’이 등장했다. 미혼남녀의 만남을 주제로 인기를 얻은 방송프로그램 ‘짝’을 전도에 이용한 교회도 있다. 전도지 앞면에 ‘여자(남자)친구 있어? 소개팅 해볼래?’라는 문구를 넣고 교회 여성(남성) 청년들의 사진을 실었다. 영화 슈퍼맨의 S를 활용해 ‘JESUS’로 만들고, 부산행을 ‘천국행’으로 바꾸어 전도지와 홍보지로 활용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모두 사회의 문화를 교회가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문화선교’인가?
“이런 것들을 ‘교회가 대중문화 콘텐츠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서 기독교와 교회를 알렸다고 한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과연 전도의 본질에 충실한가?” 이민형 박사(명지대 문화선교학)는 이것을 “패러디도 아니고 그저 유명한 원작을 모방하고 차용해서 교회 및 기독교의 이미지만 덧붙여 놓은 패스티시(pastiche)”라고 지적한다. ‘교회스타일’은 ‘강남스타일’에 담긴 소비주의 향락주의 쾌락주의를 복음으로 비판해서 재해석하지 못한 채, 그저 유명하니까 모방했을 뿐이다.

이민형 박사는 이런 잘못된 세속 문화 활용은 오히려 복음전도를 가로막고 교회 공동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비기독교인이 이런 전도법에 호감을 갖고 교회를 찾아와도 “그 패스티시에서 가졌던 감정과 느낌을 교회에 들어와서 찾게 된다. 진정한 복음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세상 문화를 복음으로 변혁시키지도 못한 채 그저 짝퉁 전도에 그치는 현실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복음에 합당한 문화 활용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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