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본교회, 승강기안전법 따라 가동 멈춰
“한숨 짓는 장애교인에 다시 웃음 찾아줬으면”

 

▲ 휠체어를 탄 장명숙 집사를 예배실로 옮기기 위해 순천지본교회 교우들이 계단 앞에서 애쓰는 모습. 멈춰선 리프트가 다시 가동될 수 있기를 모두가 고대한다.

“멈춰선 교회 리프트가 다시 가동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순천지본교회(하정오 목사) 예배당에는 성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기구 하나가 있다. 바로 교회당 1층과 예배실이 있는 위층을 오르내리는 리프트이다. 이 리프트는 지난 여름부터 멈춰선 채로, 지금까지 전혀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평범한 리프트 같지만 여기에는 지본교회 교우들만 알고 있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사건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있던 장명숙 집사는 교회 교사수련회에 참석차 고흥앞바다를 찾았다. 한참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커다란 파도가 순식간에 해안으로 밀려오더니 장 집사를 집어삼켰다. 해일에 휩쓸려 공중으로 치솟았다가 거꾸로 떨어진 장 집사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익사할 위기는 간신히 면했지만 이미 머리와 목, 척추가 심하게 망가진 상태였다. 군에 있는 아들, 수능을 준비하는 딸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수술과 재활치료에 임했던 장 집사는 결국 휠체어에 의지하는 중증장애인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고에도 불구하고 신앙만큼은 끝까지 놓지 않으며 매주일 교회에 출석하는 장 집사의 모습은 모든 성도들의 귀감이자 기도의 제목이었다. 교우들은 장 집사의 믿음생활을 도우려 음으로 양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큰 난관은 휠체어를 탄 채로 예배실까지 올라가는 일이었다. 청년들과 남자집사 여러 명이 장 집사와 휠체어를 들어 올려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 수도 없이 반복됐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장 집사에게도, 봉사하는 교우들에게도 엄청난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83세의 할머니 성도가 장 집사를 위한 리프트 설치에 써달라며 오랜 세월 꼬깃꼬깃 모은 돈 200만원을 내놓았다. 이어 70세의 다른 할머니 성도도 쌈짓돈 100만원을 희사하는 등 종잣돈이 모아졌고 결국 온 교우들의 환호 속에 리프트 설치와 가동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세월호 사건 이후 신설된 국가안전처에서 승강기안전법 강화조치를 내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교회에 설치된 장애인 리프트도 강화된 법규에 맞춰 검사와 정비를 받아야 했고, 그 전까지 리프트 가동은 중지해야 했다.

부랴부랴 제작업체에 문의했으나 이미 업체는 폐업한 상태였고, 다른 경로로 공사견적을 받아보니 무려 2400만원이나 되는 비용이 필요하다는 아득한 소식이 전해졌다. 고령의 성도들이 대부분인 농촌 환경의 교회가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거액이었다.

애써 설치한 리프트를 두고도 무용지물처럼 방치해두어야 하는 성도들 마음도, 또다시 교우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된 장 집사의 마음도 아프기 그지없는 상황이 됐다. 사랑으로 시작된 수고가 이렇게 물거품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하정오 목사는 “리프트 앞에서 한숨짓고 속상해하는 교우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 견딜 수 없을 지경”이라면서 “다시 리프트 가동이 이루어진다면 장 집사님은 물론 지역 장애인들과 노령의 주민들을 전도하는 일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형제교회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후원계좌:농협 352-0824-3626-33(예금주:하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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