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교회 송용걸 목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동부시립병원 김현정 원장(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10월 6일 의료서비스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타 지역 취약계층환자 의료지원기금 전달
성도의 나눔 또 다른 헌신으로 이어져 ‘기쁨’

지난 달 16일 서울 잠실본동 신천교회(송용걸 목사) 주일예배에서 뜻 깊은 전달식이 열렸다. 신천교회가 서울 동부시립병원(병원장:김현정)에 취약계층환자 의료기금으로 5000만원을 전달한 것이다. 이외에도 신천교회는 매달 동부시립병원에 200만원씩을 의료비로 보내기로 했다.

▲ 신천교회가 동부시립병원에 의료기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신천교회가 이번 의료기금으로 돕고 싶은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들과 탈북민들이다. 특별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불법체류자들이 많고, 의료보험 혜택도 못 받는 상황이라 병원 진료를 받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때문에 몸이 아픈데도 제대로 된 진료를 못 받고 방치되기 일쑤다. 그러나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와 탈북민들은 신천교회의 도움으로 동부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탈북자들이 먹는 거, 자는 거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데 아픈 것은 해결이 안돼요. 우리나라가 아무리 의료보호 체계가 잘 돼 있다고 하지만, 사각지대가 있는 거죠.”

송용걸 목사는 매달 200만원을 보내는 것 외에도 특별한 경우 더 지원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천교회의 후원에 동부시립병원은 여간 감동한 것이 아니었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병원비가 저렴한 시립병원을 많이 찾지만, 저렴한 병원비조차도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병원으로서도 진료비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을 대하는 일이 상당히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신천교회가, 그것도 송파구에 있는 교회가 성동구에 있는 시립병원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 병원으로서는 여간 놀랍지가 않았다.

16일 주일예배에 참석한 동부시립병원 김현정 원장은 “동부시립병원 120년 역사 동안 처음 있는 일로 교회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설교를 들으며 많이 감동이 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신천교회의 정성에 감동한 동부시립병원은 신천교회 의료지원비 혜택을 받는 외국인 노동자와 탈북민들에게 MRI, 초음파 등 각종 진료와 검사에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 신천교회가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여는 등 정성어린 구제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신천교회는 이번 의료비 지원 외에도 다양한 구제 사역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에는 북한고아돕기 사역에 1400만원을 지원했다. 당시 신천교회 성도들은 기도하며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다. 80대의 한 가난한 노 권사는 폐지를 주운 돈으로 91만원 가량을 헌금해 교인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노 권사의 헌신은 또 다른 헌신을 낳아 많은 교인들이 헌금에 동참했다.

신천교회는 지난 달 21일 총여전도회 주관으로 비전센터 주차장에서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2007년 송 목사가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 9년째 벌이는 행사다. 바자회에서는 가전제품부터 시작해 옷, 책, 신발, 장난감, 먹거리까지 수백 종의 물건들을 교인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했다. 여전도회 회원들은 수개월 전부터 바자회 준비를 시작했으며, 이날 바자회에서 직접 판매에 나서는 등 정성을 쏟았다. 이날 판매 수익금은 성탄절 때 송파구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줄 예정이다.

이번 바자회에서는 지난 해 노 권사의 헌신과 비슷한 감동어린 일이 있었다. 송 목사는 매년 바자회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서 값나가는 물건들을 판매용으로 기증하는데, 올해는 이렇다 할 물건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집 베란다에 있는 골프채 세트가 생각났다. 한국으로 들어올 때 미국에서 섬기던 한인교회에서 선물로 준 것이었다. 송 목사는 골프를 치지 않는 터라 그냥 베란다에 놓아두었는데, 그것이 생각났던 것이다. 수백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였지만 송 목사는 아낌없이 바자회에 내놨다. 그리고 주일예배 때 바자회와 이웃돕기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골프채를 내놓게 된 경위를 이야기했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얼마 안 돼 한 젊은 부부가 감동을 받아 골프채를 1000만원에 사겠다고 나섰다. 지난 5월에 교회에 등록한 새가족들이었다.

“돈이 많다고 한들 1000만원을 선뜻 내놓을 수 있겠어요? 하나님께서 마음에 감동을 주신 거죠.”

송 목사는 그러면서 “교인 한 사람의 헌신이 설교 열 편보다 더 나을 때가 있다”며 젊은 부부가 그렇게 헌신하는 것을 보고 교인들도 다 감동을 받고, 우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그밖에도 병들고 형편이 어려운 교인들을 돕기 위해 무명으로 헌금하는 교인들이 많다며 “신천교회가 앞으로도 초대교회처럼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 기쁨으로 봉사하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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