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역사기획/ 미리 보는 총회역사관] ① 총회역사관 어떻게 건립되나

▲ 총회의 어제와 오늘을 한 눈에 보여주는 장면이 총회역사관의 첫 번째 벽면을 장식한다.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단재 신채호가 남긴 이 말은 국가만이 아니라 어느 공동체에나 적용할 수 있다. 자신들의 역사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자부심을 가진 구성원들이 많을수록, 그 공동체는 더 깊은 결속력과 생명력을 갖는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역사의식이 희박할수록 공동체의 건강성은 약화된다.

유대인들이 생명처럼 여기는 토라에는 율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거기에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 또한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그들은 토라를 어려서부터 달달 외우는 것이다.

개관을 앞둔 총회역사관에도 그런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보여줄 역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게 하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가르쳐 줄 것이다.

오랜 세월 ‘역사의 부재’는 우리 총회의 가장 큰 부끄러움이었다. 한국교회의 유수한 교단들이 오래 전부터 역사를 보존·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순교유적지 순례코스 개발이나 문화재 지정 등 자체적인 성과들을 거두는 동안 우리 총회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젊은 평신도나 어린 세대는 물론이고, 목사 장로들조차 총회의 정체성과 역사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길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각종 의혹과 비리, 몰상식적인 행태들이 총회 내에 빈발하는 이유를 부실한 역사의식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머잖아 우리 눈 앞에 등장할 총회역사관은 그런 우려를 기대로 바꾸고 있다. 드디어 우리도 100회기라는 총회의 장구한 역사가 어디에서부터 유래했고, 어떤 흐름 속에서 여기까지 흘러왔으며,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발표된 청사진에 따르면 총회역사관은 장로교회의 기원에서부터 한국장로교회의 태동과 조직 그리고 발전과정을 시대별로 여덟 개의 존(zone)을 구성해 차례로 소개한다. 특히 한국교회 최대 규모의 교단으로 성장하면서, 개혁신학을 보수해 온 자랑스러운 모습이 집중 조명된다.

▲ 별도 코너로 소개되는 자랑스러운 순교자들의 면면.

그 가운데 독노회 조직, 평양대부흥, 제1회 총회 소집, 총회신학교 개교, 총회회관 건립, 선교사역의 약진 등 총회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주요 사건들을 부각시키는 한편, 신사참배 결의와 교단 분열과정 등 과오나 아픔의 순간들도 숨기지 않는다.

또한 총회와 함께 성장해 온 총신대학교 기독신문 총회세계선교회(GMS) 전국남녀전도회 전국주교 기독청장년면려회(CE) 등 총회 산하 주요 기관들의 발전상과 현황들을 언급하는 코너가 마련되며, 역대 총회장들 및 자랑스러운 순교자들의 면면도 별도의 섹션으로 다루게 된다.

한편으로는 모세오경(토라)의 바그다드 사본, 16세기에 발간된 칼빈의 <기독교강요>, 박윤선 박형룡 박사의 육필문서 등 한국칼빈주의연구원에서 기증하는 300여 점의 유물 및 총회 산하기관과 전국교회에서 수집된 각종 신앙유산들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총회역사관의 마지막 존은 우리 총회의 건강한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새로운 100회기를 시작하는 출발선에서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향한 헌신, 개혁신앙의 수호, 순교신앙의 계승, 통일시대의 준비, 다음세대와 소외계층을 위한 돌봄 등 총회가 앞으로도 감당해야 할 시대적 과제들을 되새기고, 사명을 일깨운다.

총회역사위원회에서 역사관건립 소위원장을 맡아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박창식 목사는 “마지막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담아내는 공간으로서 바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역사관 건립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아직은 미흡한 감이 있겠지만 향후 총회의 역사유산들을 폭넓게 담아낼 박물관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 총회역사관 기공식 당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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