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탑리교회 성도들이 교회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변신한 본당에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부 갈등 극복, 전면 리모델링 계기로 자부심 회복
새로운 행복 충전, 희망을 노래하는 교회로 탈바꿈

‘역설의 은혜’. 요즘 탑리교회(오덕은 목사)가 꼭 그렇다.

농촌 교회가 다 그렇듯이 탑리교회 역시도 사람이 떠나고, 젊은층이 없어 일꾼도 부족하고, 있는 사람마저도 고령화 되어 자연감소가 급속히 진행되고, 새가족은 찾아보기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설상가상으로 교회 내부적인 어려움도 경험해야 했고, 급기야 교회 분열이라는 쓰라린 아픔도 감내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교회에 대한 이미지는 급속도로 나빠졌고, 주민들의 반응이 더욱 냉소적이 되어 전도의 문은 점점 더 좁아지게 되었다. 교인 가운데 낙심자도 제법 생겼다. 변화와 부흥은커녕 내부적인 하나됨을 추구하기도 벅찬 시기를 최근까지 이어왔다.

그러나 현재의 탑리교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탑리교회 성도들은 99년 전 교회를 세울 당시의 신앙 선배들의 뜨거움 못잖은 신앙열기로 가득하다. 교회 사역에 참여하는 것이나, 새벽기도회나 금요기도회 등에서 표출되는 기도에서 성도들의 열정을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그 어떤 교회와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교회에 대한 사랑과 긍지가 높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40여년 만에 이뤄진 교회 전반의 리모델링에서 제대로 표출되었다.

▲ ‘다시 희망이 되는 탑리교회’ 표어 앞에 선 오덕은 목사.

탑리교회 성도들은 이번 전면 리모델링 공사에서 ‘역설의 은혜’를 온몸으로 경험했다. 지난해 9월에 부임한 오덕은 목사는 전임자가 준비했던 교회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했다. 분열에 따른 어려움의 여파가 안팎으로 가시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담임목사 교체가 이뤄진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공사 진행은 모험임에 틀림없었다. 교회 내부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시기에 리모델링을 시작했다고 고백할 정도면 어떤 사정이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오덕은 목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교회 설립 100주년을 코앞에 두고 의도하지 않은 갈등 때문에 교회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경험했습니다. 그런 중에도 전임자로부터 교회 리모델링을 준비했습니다. 건물의 노후로 교회 출입과 예배 집중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부임해서보니 계단 경사도가 가파르고, 냉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냉난방 기계를 가동하면 소음이 심해 예배에 상당한 지장을 받았습니다. 갓 부임해 리모델링이라는 큰일을 시작하기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교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우려 속에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리모델링을 위해 성도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작정한 것이 무려 3억 7500만원이나 되었다. 농촌 교회로서 결코 적지 않은 액수에 성도들이 기꺼이 헌신한 것이다. 무엇보다 분열의 아픔을 경험한 교회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까지 시작했으니 담임목사에게 교회의 하나됨은 가장 큰 목회적 과제였을 터. 특이하게도 성도들의 생각이 나눠지지 않고 오히려 한마음으로 모아졌다. “시골에는 사람들이 떠나고 늙어가기에 교회가 더 이상 부흥하지 않는다”는 뿌리 깊은 절망은 사라지고, ‘다시 희망이 되는 탑리교회’를 노래하는 분위기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현재 탑리교회에는 기도와 전도의 불이 붙었다. 리모델링 건축 기간에 기도가 끊이지 않았으며, 기도회마다 열정적인 기도와 응답의 역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전도 역시도 활발해져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가족들이 계속해서 등록하고 있다. 초신자들이 예배마다 열심히 참석하여 기존 성도들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고도 한다.

리모델링 전후로 나타난 불가능할 것 같았던 변화야말로 ‘역설의 은혜’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그래서 오덕은 목사를 비롯한 탑리교회 성도들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리모델링 공사였다”는 고백에 한목소리를 낸다.

▲ 리모델링 공사로 생겨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성도들의 표정에는 감사함과 기쁨이 물씬 묻어나 있다.

탑리교회는 이번 공사로 엘리베이터와 자동출입문, 경사로, 카페가 새롭게 생겨났다. 지하에 있어 불편했던 식당도 교육관 1층으로 올라왔다. 가장 약한 자를 배려한다는 철학으로 공사를 진행해 노약자와 장애인들이 쉽게 교회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그동안 예배출석이 어려웠던 성도들이 다시금 나오는 등 곳곳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신앙생활을 한다는 고백들이 이어지고 있다.

역설의 은혜를 경험한 탑리교회 성도들은 내년 교회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100년이라는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역 노인회관 방문 식사대접,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적극 협조, 오는 9월부터 운영할 공부방 등은 고령화시대를 대비하고, 다음세대를 품기 위한 탑리교회의 희망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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