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귀츨라프의 날 ... 자생적 한국교회 공헌 기려

▲ 귀츨라프의 한국선교를 기념해 대구동일교회가 고대도에 설치한 조형물 ‘도시의 기억’.

칼 귀츨라프의 한국선교 184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칼 귀츨라프, 베를린 그리고 고대도’라는 주제로 귀츨라프의 복음전래지이며 성경 전래지인 고대도 일대에서 마련됐다.

칼귀츨라프선교기념회(대표:오현기 목사)와 고대도마을회, 대구동일교회가 공동개최한 제3회 칼 귀츨라프의 날 행사가 7월 25일부터 26일까지 고대도교회(박원열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신학자와 예장합신 안만길 총회장, 김동일 보령시장, 정종섭 국회의원 등 250여 명이 참석해 한국 땅을 찾아온 최초의 선교사로서 귀츨라프의 삶을 기렸다.

1832년 귀츨라프의 고대도 선교를 기념하는 조형물 제막식으로 시작한 이번 행사는 칼귀츨라프학회의 학술 심포지엄, 기념음악회, 고대도 일대 탐방, 주기도문 사경회 등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먼저 조형물 제막식이 칼 귀츨라프 기념공원이 조성된 고대도 안항에서 열렸다. 대구동일교회는 교회설립 60주년을 기념하고 칼 귀츨라프의 선교정신을 계승한다는 뜻에서 스페인의 설치미술가 후안 갈리이사발에게 의뢰해 <도시의 기억(Memoria Urbana)>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제작한 바 있다.

<도시의 기억>은 1737년에 완공된 베를린 보헤미아 베들레헴교회 예배당을 본떠 제작한 작품으로, 베들레헴교회는 칼 귀츨라프를 배출한 베를린선교학교와 고쓰너선교회를 설립한 유서 깊은 교회이다. 작품은 귀츨라프를 태우고 온 영국 상선 암허스트호가 정박해있던 고대도 앞바다가 보이는 해변에 설치됐다.

이어진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귀츨라프의 모국인 독일에서 찾아온 울리히 쇤투베 박사(전 고쓰너선교회 회장)가 ‘베들레헴교회의 국제적 역사’에 대해, 세바스티안 슈톨크 박사(베를린-브란덴부르크학술원 상임연구원)가 ‘귀츨라프와 종교개혁’에 대해 각각 강연했다.

또한 홍경만 목사(남부루터교회)의 ‘자생적 한국교회 형성에 영향을 준 귀츨라프-이수정의 성경번역을 중심으로’, 성현창 교수(백석대)의 ‘칼 귀츨라프의 유교이해 단편-전인구확(全人矩矱)을 중심으로’에 대한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특히 홍경만 목사는 이수정이 귀츨라프의 영향을 받은 문리역 한문성경을 대본으로 하여 국한문 혼용성경을 최초로 번역했음을 설명하며, 귀츨라프는 한글성경번역은 물론 한국교회를 자생적 교회로 형성하는 일에 공헌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귀츨라프와 이수정의 성경번역 사역을 16세기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가는 맥락에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석대학교합창단과 테너 조태진 안선환, 바리톤 안세환, 피아니스트 한보라씨 등이 출연한 기념음악회에서는 최경열 교수의 지휘와 정혜민 박사의 해설로 <거룩 거룩 거룩> 등의 찬양곡과 독일가곡 및 한국가곡들이 연주됐다.

또한 귀츨라프가 한국에 머물 당시 주기도문의 한글 번역이 이루어졌던 역사를 기리며, 국제기도공동체 대표 김석원 목사를 강사로 한 주기도문 사경회가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한편 고대도교회는 보령시 및 마을주민들과 협력해 고대도 일대를 역사유적지로 개발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박원열 목사는 “고대도 안에 칼 귀츨라프 기념관을 건립해 역사 및 선교자료들을 전시하고, 탐방객들을 맞이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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