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건 목사(제주 동홍교회)

인간의 심사가 조석지변이라고 그가 처한 환경과 역사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국제 정세 하에서 공존공영의 협력을 말하다가 하루아침에 어렵지 않게 말을 바꾸기도 한다.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초청을 받아 시진핑 주석 가까운 거리에 섰다는 사실을 두고 중국과의 관계가 북한과는 비교가 안 될 절대 우위라고 언론에서 연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과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난 후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이처럼 이 시대의 환경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그 변화의 온도차에 따라 나라의 정치 경제는 물론 굳건하게 지켜왔던 전통적 사고도 변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현재 우리의 외교도 양면전략을 포기할 수 없는 국면에서 성명서 표현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 영혼구령의 선교는 예수께서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 같도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가혹하리만치 난맥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자칭 세계의 축(軸)이라 여기는 막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에 걸맞는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문화혁명으로 복음의 문이 닫혔다가 개혁개방 후 문이 열려 세계 역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인 부흥으로 세계 최다의 기독교인을 헤아리는 국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을 자유롭게 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선교사들의 사역이 날이 갈수록 통제 받고 제지 당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중국 교회는 많은 고난 가운데서도 공개적 복음 전파를 제한받음에도 영적 부흥과 새로운 선교운동에 관심을 갖고 타문화권 선교에까지 열정을 갖게 됨은 평가할 만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선교적 안목은 사도행전 1장 8절에서 볼 수 있듯이 예루살렘에서 땅 끝까지 가는 복음의 확장성이 펼쳐지고 이것이야말로 선교의 본질에 근거한 바람직한 양적 팽창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선교 활동이 어려운 것은 분명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수정자본주의 경제 형태에 있는 현실에서 처신해야 함에 한 원인도 있다. 삼자교회든 가정교회든 복음이 폭발적으로 확장일로에 있지만 선교사들의 활동에 자유가 제지당하기 일쑤고 갈수록 추방당하는 선교사 수가 크게 증가함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본 교단 GMS 소속의 447개 지역 선교사가 맞는 현실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선교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순수함과 아울러 뱀 같은 지혜와 전략을 동시에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전략의 하나가 무비자로 입국하여 훈련 받고 충전 받은 일꾼을 중국에 파송하는 것이다. 중국 선교환경의 변화 속에서 제주도의 지리적인 역할이 앞서 말한 것처럼 난맥상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월 12~13일 제주에서 김재호 GMS 이사장과 선교총무, 본부총무를 위시한 중국선교 전략적 포럼이 있었다. 여기서 중국 선교사들과 제주 목회자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는 형극의 길을 걷는 중국 선교사들과 GMS에 새로운 희망의 길을 찾게 해 주었다. 중요한 아젠더는 제주를 중국의 선교전략적 특구로 정하고 선교사를 훈련 배양하는 요충지로 설정한 것이다. 이는 중국 선교사들의 출구전략과도 맞물린 것이다. 또한 중국은 화교가 각 나라에 있기에 한국의 화교교회와 세계 화교교회가 서로 긴밀한 협력으로 열방을 복음화하는 데 제주도가 사용될 것이다. 그 첫 단계로 CMTI 현판식 예배까지 드림으로 이제 그 꿈을 제주 땅에서 첫 삽을 뜨게 됨에 감격할 만한 사건이라 여겨진다.

이미 제주노회는 황해노회로부터 증여받은 4층 건물을 중국 선교를 통한 북한 선교라는 비전을 가지고 2년여 전부터 준비해오고 있었다. 여기에 화평교회에서 파송된 송평 선교사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에 금번 일이 어렵지 않게 성사될 수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참으로 앞서 일하시는 여호와이레의 섭리가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제주는 5년간 중국인 자유 투자 유치기간으로 정하였다.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5년을 연장함으로 7년간 중국인 투자가 있을 것이다. 이 중국인을 위해 이미 제주광염교회에서 중국인예배가 시작되었고 선교사 훈련의 장으로 수준 높은 선교훈련원이 운영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우리 교단의 교회들이 함께 하나가 되어 GMS가 가지고 있는 선교의 목표와 전략을 중국과 중동을 잇는 선교의 장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제주 땅에는 중국에서 찾는 이들이 두 부류의 양극화를 보여준다. 부유하여 여행을 즐기러 오는 자들과 선교훈련을 받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충성하려는 빈자들이다. 그러나 영적으로는 예수 안의 빈자가 부자이다. 예수가 없는 세상은 죽은 땅이다. 제주의 CMTI를 통해 복음의 일꾼이 세워져 만국에 여호와의 영광이 드러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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