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학생 증가의 대안, 행복한 학교

▲ 정기원 교장(밀알두레학교)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의하면 매년 무려 1만6천명 이상의 학생이 학교를 중도에서 그만두고, 2013년 1학기에만 6661명의 학생이 학교수업을 중단하고 학교 밖을 선택했다. ‘학교수업 중단률’과 ‘자살한 학생 수’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2011부터 2013년까지 2년반 동안 50명의 학생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처럼 이미 우리나라 학교는 학생들에게 행복하지 않은 학교, 가고 싶지 않은 학교가 되었다. 하루 속히 그 원인들을 살펴서 교육의 방향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으면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하고, 교육 내용에 잘못된 것이 있었다면 내용을 바로잡는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오면서 느낀 생각들을 가지고 우리의 학교가 어떻게 달라지며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제안하려고 한다.

첫째, 삶의 목표, 비전,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인생을 왜 살아야 하며, 삶을 목표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하는가, 어떤 비전이나 소명을 갖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삶 속에서 느끼고 깨닫게 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의 가슴이 이로 인해 뜨거워지도록 해야 한다.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 십계명’은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학생들이 세상적인 가치관을 무분별하게 쫓아가지 말고, 의미 있는 삶에 초점을 두고 직업을 선택하라는 가르침이다. 설혹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부모나 사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학생들이 자라나서 인생을 살다가 뭔가 잘못된 것을 느끼고,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생각나서 새롭게 인생을 사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는다.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이 계명을 가르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마다, 선생님들마다 인생관과 가치관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것을 잘 전해주어 듣는 학생들의 가슴에 뜨거움이 일어나는 교육을 하자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목표가 되는 것처럼 학생들에게 이야기 하거나,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으로는 학생들의 가슴이 뜨거워지게 할 수가 없다.

둘째, 지적 호기심이 충족되는 배움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학교’라는 단어는 배울 학(學)+학교 교(校)라는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단어의 첫 번째 의미는 학교에서 배우는 활동이 즐겁고 신이 나며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의 결과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되는데 어찌 졸음이 오겠는가? 이를 위해서는 배움 활동이 조작, 탐구, 체험, 실험 등을 통해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전환이 되어야 하며 배움의 내용도 획일화에서 벗어나 다양화 되어야 한다. 같은 시기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발달이 이루어지고, 같은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될 것이라 짐작해 만들어진 획일화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백번 듣는 것보다는 한번 보는 것이 더 낫다는 의미이다. 이 말을 한 번 더 바꿔서 사용해야 한다. ‘백문(百見)이 불여일험(不如一 驗)’ 즉,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경험(체험)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배움으로 내용을 재구성하거나 방법을 전환해야 한다.

셋째, 사귐의 즐거움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학교 교(校)자를 다시 풀어보면 나무 목(木)+사귈 교(交)로 이루어져있다. 즉, 나무 옆에서 사귐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뜻이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 선후배 간에 깊은 만남과 교제가 이루어져서 사귐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 최근 들어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서 대안학교를 찾아오는 이유 중의 하나가 관계적인 어려움 때문이며, 더 행복해지기 위해 대안학교를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위의 두 가지 즐거움이 충족될 때 학생들은 학교 가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고, 심지어 방학을 줄여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학교가 즐겁기에, 배움에도 더 적극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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