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호 목사(차산중앙교회)

언제쯤이나 모두 함께 얼싸안고 하나 되어 기쁨의 축제를 누리고 경험할 수 있을까요? 세상은 평화를 원하지만 처처에서 크고 작은 다툼과 분열의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모두들 자기 생각만 옳고,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 지역만 우선시하고, 자기 나라만 중요시하며, 타인과 타지역과 타국을 배려하지 않는 개인 이기주의, 지역 우선주의, 자국 이익주의가 낳은 증상들의 한 단면인 것입니다.

슬프게도 우리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민족입니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포용하고 용납하지 못하고, 갈등하고 싸워서 철책으로 남과 북으로 나뉜 것도 서러운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정치적인 목적을 비롯한 여러 복합적 이유들로 영호남이 나뉘고, 학연 지연 혈연으로 나뉘고, 작금엔 신공항 선정 파동의 후유증으로 인해 영남이 둘로 나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국가의 아픔,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감싸고 보듬고 싸매어서 서로 얼싸안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누가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해답은 교회뿐입니다, 목회자들입니다, 성도들입니다.

먼저 우리가 주 안에서 하나여야 합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교단으로 나뉘고, 교파로 나뉘고, 직분으로 나뉘고, 학연 혈연 지역주의로 나뉘는 통에 세상이 그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대안입니다. 교회가 대안입니다. 세상은 우리하기에 달렸습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한 피 받아 한 몸 이룬 형제요, 자매입니다. 교회는 우주적인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더 이상 주님 안에서 영호남의 구별과 구분은 없어져야 합니다. 영남과 영남이 나뉘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다 같은 형제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가 파수꾼의 심정을 가지고 목놓아 울며 기도하고 더 이상 사분오열되지 않도록, 나뉘지 않도록 막아서고 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으로 서로 격려하라’,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실낙원을 극복하여 다시금 복락원을 만들고, 맛깔스런 세상을 만들고, 하나님 나라를 건설해야 할 뿐 아니라 그런 역할 모델을 제시해야 할 사명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습니다.

얼마 전 총신 동기들과 함께 홈커밍데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불과 몇 개월 만에 동기들과 십시일반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을 모금하고, 국내외에서 수백 명의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모여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감동적인 모습들이 연출되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서로를 격려하고, 높여주고, 축복하는 후속 모임들이 전국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져가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점은 행사를 치르면서 나만 옳고 타인은 틀리다거나, 서로 높아지려고 하거나, 서로 인정받으려고 하거나, 서로 먼저라고 우기면서 그렇게 안 되면 나뉘고 돌아서고, 등 돌리고, 배신하는 데 바쁜 악한 모습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더 섬기려고 애쓰고, 더 베푸는 데 바쁘고, 교회의 크기나 성도 수 같은데 집착하지도 않고, 학연 혈연 지연 같은 데 휘둘리지도 않았습니다. 영남 출신 목회자가 자연스레 호남을 찾고, 호남 출신 목회자가 영남을 기쁨으로 방문하여 함께 예배하며 서로를 축복하는 이런 모습이 바로 에덴에서의 삶이 아닐까요?

세상에는 다툼과 분열 그리고 이기주의의 슬픈 소식이 만연하지만 우리들은 주 안에서 한 형제이자 동반자인 것을 기뻐하며 서로를 얼싸안고, 이웃들을 보듬으면서 온 세상에 한마당 예수잔치를 계속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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