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남기 목사(광주대성교회)

떠나는 사람만이 만나는 기쁨에 감사하다
선교현장의 애환 나눌 수 있어 기뻐…다양한 경험 통해 시야 넒혀, 기도제목 얻어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전도서 3:13)

<기독신문> 힐링 섹션에 여러 회에 걸쳐 남미여행기를 여행지 별로 연재하는 큰 행운을 얻어서 감사하다. <60일간의 남미여행>(Sixty Days of South America: The Andes, Iguassu Falls, and the Amazon)이라는 필자의 책이 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데도, 사람들은 책보다는 신문에 난 남미여행 기사를 더 많이 이야기해 주었다.

거대한 남미 대륙의 몇 곳을 돌아보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문화와 사회 문제에 더 많은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남미의 대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정치가 민주화 되면서 치안이 느슨해짐으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시행착오를 범했다. 이에 비해 칠레는 정치는 민주화 되었지만 이전 시대의 치안을 그대로 유지하여 비교적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남미는 이민자들이 많아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좋지만, 애국심이 뛰어난 정치 지도자들을 잘 볼 수 없어 안타깝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현 정치 상황은 너무 어둡고 답답하다. 브라질 봉헤치로의 성공한 한인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이 재개발계획에 잡히면서 많이 염려하고 있고, 아르헨티나 한인들은 디폴트 선언 이후 은행이 예금한 돈을 지불해주지 않아서 힘들어 하고 있다.

반면 칠레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많은 나라와 체결하여 무역을 잘 하고 있고, 산티아고 한인들이 그 혜택을 누리며 부지런히 일하여 잘 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산티아고의 한인교회에서 만난 한인들에게서 그들이 지나온 삶의 애환을 들으며 융숭한 환대를 받고서 그 나라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겨났다. 칠레가 2014년 월드컵에서 선전하고 2015년 코파아메리카 컵에서 우승을 했을 때도 함께 박수치며 기뻐했던 일은 여행에서 얻은 기억들 때문이다.

페루인들의 부지런함에서 1960~70년대에 밤을 세워가며 열심히 일했던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국인선교사들이 계속해서 페루로 파송되어 가는 것은 긍정적인 가능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60일간의 남미여행을 책으로 만들고, 다시 신문에 기사로 쓰면서 남미에 대해 더욱 제대로 정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남미여행을 주제로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기업인들을 만나서 강의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예상하지 못한 혜택이다. 방송에서 남미여행과 오지의 한인 선교사들과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애환을 소개하고 나눌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다.

▲ 아마존 밀림의 나무 한 그루.

여행지의 여러 정보를 인터넷으로 찾고, 그보다 더 고급 정보를 위키피디아에서 얻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지도를 머리에 그리면서 여러 여행지를 연결하는 항공권을 구입하고, 호텔을 예약하고, 배낭을 싸는 것도 정말 가슴이 설레는 일이다. 필자처럼 안식년 여행에 한 번쯤 배낭을 둘러메고 남미여행에 도전한다면, 시작은 어려워도 다양한 경험을 얻고 시야도 많이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처음 간 도시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아무도 마중하는 사람이 없는 공항에 내렸다가, 혼자 택시를 타고 호텔에 무사히 도착해서 누리는 안도감도 좋다. 여행지에서 아침에 일어나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그 동네 사람처럼 호텔 바깥으로 나서서 만나는 사람마다 눈인사를 하며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는 아침 산책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다. 아무 생각 없이 아름다운 경치에 몰입하여 렌즈를 당겨가면서 사진을 찍는 것도 큰 행복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며 서로 사귀고, 색다른 음식에 남미의 다양한 과일을 곁들어 먹고, 쓰지만 뒷맛이 개운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여행지에서 여유를 찾는 것도 큰 재미다.

남미여행을 통해 남미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들을 위한 기도 제목이 생겨서 좋다. 다양한 여행지를 돌아본 기행들을 글로서 기록하여 나누며, 산지식으로 머리에 기록하는 것은 덤으로 얻는 축복이다. 하나님이 남미의 여러 여행지에서 다양한 기쁨을 누리게 하셔서 참으로 감사하다.

 

  다시 찾고 싶은 남미

남미는 총 세 번에 걸쳐 4개월을 돌아보았는데도, 너무 큰 대륙이고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아직도 가보고 싶은 곳이 많다. 페루의 이키토스나 콜롬비아의 레티시아에서 배를 타고 솔리모에스강을 따라 마나우스로 가서, 다시 네그루 강과 합쳐진 거대한 아마존 강을 따라서 북대서양에 위치한 벨렝까지 내려가면서 아마존 강의 다양한 풍경과 일출과 석양의 황홀한 노을을 여러 날 보고 싶다. 가능하다면 보름달이 떠올랐을 때 갈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꿈을 꿔본다.
안데스산맥 끝자락 파타고니아의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에서 깨끗한 초원을 여러 날 앞만 보고 트레킹 해보고픈 마음이 있다. 산티아고에서 가는 이스터 섬도 자꾸 생각이 나는데 비용이 저렴하지 않아 보인다. 푼타아레나스와 우수아이아는 남극 여행의 관문인데 한 번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과 이런 오지 여행을 여러 날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신날 것이다.

▲ 안데스 산맥의 끝 파타고니아의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 초겨울 풍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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