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유럽 일대서 개혁정신 되새겨

▲ 이번 교역자수양회는 한달 여만에 신청 마감을 할만큼 목회자들의 관심이 컸다. 사진은 박무용 총회장이 개회예배 설교를 하는 장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교단 목회자들이 종교개혁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개혁정신을 되새겼다.

총회 100회 기념 제47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가 교육부(부장:이영민 목사) 주관으로 5월 30일부터 6월 10일까지 10박11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체코, 독일 일대에서 열렸다. 수양회에는 180여 명의 목회자 부부가 참석, 칼빈과 쯔빙글리, 불링거, 후스, 루터 등 종교개혁자들이 태어나고 사역했던 도시들을 찾아 그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기고 하나님 앞에서 이 시대의 개혁자로 설 것을 다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개회예배에서 총회장 박무용 목사는 “종교개혁 시대에는 오직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었으나, 그 후 이성주의자들이 나와 성경 이외에도 구원이 있다고 주장했고, 그 결과 하나님의 영광이 없어지고 사람이 영광을 취하는 시대가 돼버렸다”며 “이러한 시대 우리 개혁주의 신앙은 다시 한 번 성경이 말하는 데로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으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권면했다. 박 목사는 “이번 수양회가 개혁자들의 발자취를 단순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마음에 새기고 남은 목회에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수양회에 대한 각별한 기대를 전했다.

‘개혁신앙의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수양회 주제대로 목회자들은 칼빈이 태어난 프랑스의 작은 도시 누아용에서 시작해 루터가 종교재판을 받았던 독일 보름스까지 긴 거리를 버스로 함께 이동하며 한 사람 한 사람 종교개혁자들과 만났다. 프랑스에서는 칼빈의 고향인 누아용에 있는 칼빈 생가를 찾았으며, 이어 23년여 간 칼빈이 종교개혁 정신을 현실로 구현했던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종교개혁 현장을 방문했다. 특별히 제네바는 칼빈에게 개혁신학을 배웠던 존 낙스가 ‘사도 시대 이래로 이 땅에 존재한 가장 완벽한 그리스도 학교’라고 추앙했을만큼 종교개혁의 상징적 도시이자 칼빈의 흔적이 많은 도시로, 목회자들은 칼빈이 세운 제네바대학과 칼빈이 설교했던 성베드로교회를 찾아 칼빈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어 스위스 취리히에서 종교개혁자 쯔빙글리와 불링거가 사역했던 취리히 대성당을 방문했으며, 체코에서는 후스의 본부가 있었던 타보르와 프라하를 찾아 루터보다 한 세기 앞서 종교개혁자로 살다 끝내 화형 당한 얀 후스의 용기를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독일에서는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비텐베르크와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 바르트부르크 성, 루터가 재판을 받았던 보름스 등 루터의 중요한 행적이 담긴 도시들을 찾았다.

수양회에서는 종교개혁지 방문과 함께 두 차례 집회도 열렸다. 6일 저녁 김신길 장로(증경부총회장)는 ‘통일! 교회에 답이 있습니다’란 주제로 특강을 인도했으며,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는 ‘은과 금에서 예수 그리스도로!’란 제목의 설교로 부흥회를 인도했다. 5일 주일에는 체코 프라하한인교회에서 박무용 총회장의 설교로 현지 한인 성도들과 함께 예배하기도 했다.

종교개혁지 방문 사이사이에 유럽 문화유적 탐방 시간도 가졌다. 파리에서는 개선문과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노트르담 성당, 몽마르뜨 언덕 등을 방문했으며, 스위스와 체코에서는 알프스 티틀리스와 체스키크롬로프 등을 찾았다. 독일에서는 닥하우 유대인수용소와 하이델베르크 성 등을 방문했다.

내년은 루터가 비텐베르크대학 교회 정문에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 등에 항의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붙인지 500주년 되는 해로, 이번 수양회는 한국교회를 향한 세상의 비판이 커지고 이단과 동성애 문제 등 교회 안팎의 도전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보루인 개혁신앙을 일깨우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다. 또 그동안 교역자하기수양회가 문화탐방과 집회 위주의 행사였던 것에 비해 의미 있는 주제와 목표를 가지고 행사가 치러졌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교육부장 이영민 목사는 “이번 수양회는 총회 100주년과 종교개혁 500주년을 함께 기념한다는데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종교개혁지 탐방과 집회를 통해 목회 일선에 있는 목회자들이 많이 도전받고 통찰력을 얻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조준영 기자 joshua@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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