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과거에 세계교회, 특히 미국교회의 변화적 흐름을 보면 1970년대까지는 교단 중심의 전통적 교회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80년대부터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커뮤니티 교회가 중심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교단의 제약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구도자 중심과 문화적 예배를 드리며 공동체 교회를 이룬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 중심의 교회를 이루며 부흥 코드로 성장을 해 왔다. 그때만 해도 기존교회에 대한 반감을 가진 이들을 전도하기 위한 새로운 목회 대안으로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커뮤니티 교회를 이루는데는 성공했지만 네트워크 교회를 이루는데는 실패했다. 좋게 말하면 공동체 교회를 이루었지만 나쁘게 말하면 필요 이상의 대형교회를 이룬 것이다. 그래서 개교회주의 시대를 열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목회자의 왕국을 이루어주는 교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형교회 목회자들 간에 어쩔 수 없이 스타플레이를 해야 했고 포퓰리즘 목회를 하게 되었다. 그 뿐인가? 각 교단들도 커뮤니티화 되어 버렸다. 그러다보니 교단마저도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고 기독교 안에서 타교단과의 경쟁 구도로만 간 것이다.

이것은 사실 영국교회가 그러한 전례를 보여 주었다. 영국교회도 개교회, 개교단주의로 빠지면서 반기독교적인 시대 흐름을 막아내지 못했다.

영국교회 목회자들은 사회적, 정치적 이슈였던 동성애, 낙태, 이슬람의 샤리아법 등이 통과되는 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보았다. 그렇게 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 교회 생태계가 파괴됨으로써 짧은 기간에 영국교회는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다. 전 국민이 기독교인이나 다름없던 나라가 지금은 기독교 인구가 겨우 2% 밖에 안 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반대로 이슬람은 8% 가까이 성장하였다.

그런데 영국교회가 망한 것을 보면서도 미국교회 또한 똑같은 길을 갔다. 빌리그래함이 건재할 때만 해도 빌리그래함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교회와 교단이 연합하여 개교회와 개교단을 초월해서 반기독교적인 정서와 공격을 막아 내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아무리 큰 교회가 있고 큰 교단이 있어도 사회적 영향력과 힘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연방대법원에서 동성결혼법이 통과되었지 않는가. ‘신은 죽지 않았다’라는 영화를 통해서 보더라도, 한 교사가 역사 수업시간에 간디의 비폭력정신을 예수의 용서와 사랑의 정신에 비유해서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고발당하여 법정에 서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잘못된 커뮤니티 교회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개교회, 개교단주의로 가 버렸다. 그래서 오직 자기 교회 밖에 모르고 교회, 교단간 경쟁만 하면서 모래알이 되어갔다. 과연 요즘 어느 교단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가. 어느 대형교회가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 전략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가. 심지어 한국교회의 연합기관마저도 동성애나 이슬람, 이단, 종교인 과세 등 교회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반기독교적 정서에 대해서 전략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복음중심, 교회중심으로 연결과 연합을 하는 네트워크 교회로 전환해야 한다. 이것은 교회성장학자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먼저 개교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다시 처치플랜팅을 함으로써 네트워크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 더 나아가 개교회를 지역교회끼리 네트워크를 하고 교단교회와 한국교회를 유기적으로 네트워크를 하는 토탈 네트워크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

이 일에 우리 교단이 앞장서야 한다. 이는 신학적, 교리적 연합을 하자는 말이 결코 아니다. 반기독교적인 정서를 막아내고 공격을 차단하면서 교회 생태계를 복원하고 한국교회 전성기를 이루기 위한 정책적 연합을 우리 교단이 주도하자는 말이다. 더 이상 우리 교단 문제에만 급급하지 말고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봉합할 것은 봉합하며 한국교회 모두를 네트워크하여 교회 생태계를 지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특별히 이번 목장기도회에서 네크워크 정신을 깨우자. 다른 교회가 망하면 우리 교회도 망하고 다른 교단이 망하면 우리 교단도 망한다. 지금은 개교회 부흥과 개교단의 성장보다 중요한 것이 한국교회 전체가 네트워킹을 하여 반기독교적 정서와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교회 생태계를 지켜내는 것이다. 지금은 교회 생태계가 붕괴되면 우리 교단도 무너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로만 장자교단이면 뭐하겠는가. 신학이 다르고 교리가 비성경적인 교단을 향해서는 장자로서 호통을 치고 야단을 치면서라도 네트워크 리더십을 주도적으로 행사해 나가자. 그렇게 하면서 장자교단으로서 한국교회를 지켜나가자. 그래도 그들이 이슬람이나 안티크리스천보다는 낫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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