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랑, 지역교회들과 함께 어린이 소그룹 교육 ‘역사공부방’ 열어

▲ 하예랑역사문화연구원의 공부방에서 학습하는 학생들이 전주예수병원 기독의학박물관에서 역사탐방을 하는 모습.

가난과 무지의 시절 그리고 국권마저 빼앗겼던 시절, 이 땅의 교회당은 복음과 함께 우리 역사와 우리 문화를 가르치는 배움터가 되었다. 겨레와 영욕을 함께했던 그 시대 교회들의 모습을 재현할 수는 없을까?

하예랑역사문화연구원(이사장:이인옥·이하 하예랑)은 역사공부방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과거의 맥을 잇는다. 역사공부방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린이들에게 소그룹 단위로 교육하는 활동을 한다. 매주 한 차례, 주로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며 배움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아이들은 역사공부방을 통해 용기를 얻고, 민족의 미래를 바라보는 비전을 형성한다. 전체 교육과정을 마칠 때쯤이면 자신도 세상을 이끌어갈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해진다.

역사공부방은 대부분 각 지역교회들의 협력을 얻어, 교육관이나 세미나실 등을 빌려 진행한다. 현재 전주 목원교회, 예영교회, 김제 동성교회, 부안 빛과소금교회 등이 역사공부방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왔지만, 올해 들어 서울과 대전 등지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최근 들어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 전주 목원교회에서 운영중인 하예랑 역사공부방의 어린이들.

교회에 역사공부방을 개설하면서 하예랑이나 해당 교회 모두가 얻는 유익은 상당하다. 하예랑 입장에서는 안정된 활동공간을 확보하는 셈이고, 교회들로서도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이웃들을 접촉할 수 있는 통로 하나를 얻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 달에 한 번씩은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 탐방하는 기회를 갖는데, 주요 방문지는 근대문화유산 그 중에서도 기독교 관련 유적지들이다. 교과서에서나 수업시간을 통해서는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우리 겨레와 기독교 사이의 관계를 생생한 견학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다.

특히 전주 서문교회 신흥학교 예수병원 등을 견학할 때는 원로목회자이자 기독교역사에 조예가 깊은 정복량 목사(전성교회)가 강사로 나서, 어린 학생들에게 선교초창기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고 생생하게 들려준다. 역사탐방을 통해 새롭게 믿음을 갖게 된 아이들도 나타난다.

“12년 전 역사탐방 프로그램 중심의 우리문화아카데미라는 기관을 설립해 운영하다, 우연한 기회에 선교사님들을 도와 2년 동안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역사수업을 하게 됐어요. 그 일을 계기로 복음전파와 선교후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내용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이인옥 이사장의 고백처럼 하예랑은 해외선교 사역을 돕는 역할에도 적극적이다. 수익금의 일부는 남아공에서 빈민사역을 하는 선교사 후원기금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본부건물이 있는 전주시 중화산동에는 안식년을 맞거나 일시 귀국한 선교사들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앞으로 하예랑은 역사공부방이 개설되어 있는 지역교회들에서 역사교사들을 양성해, 교회 자체로 공부방 운영이 가능하도록 토대를 마련해가려 한다. 또한 민족계몽과 독립운동 등에 앞장섰던 한국교회 문화유산 답사코스를 발굴하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해외 선교사나 한인들의 자녀를 초청해 국내 역사순례 캠프를 마련하거나, 대륙별 거점교육센터를 마련해 그들이 바른 역사의식 속에서 민족적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이인옥 이사장의 장차 포부이다.

“신앙의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길러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많은 교회들과 이 사업에 동역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도 싶습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들을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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