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륜 목사(송현제일교회)

총신대 신대원 모 교수의 인터뷰가 2월 16일자 기독신문에 보도되었다(기독신문 제2045호 19면). 그 인터뷰에서 모 교수는 WEA를 옹호하는 듯한 주장을 하였다. 필자가 이러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 그 교수는 그 인터뷰에서 기자가 그에게 던진 질문 중 하나이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지도자 대회를 한국에서 주관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WEA가 자유주의 신학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WEA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한국교회와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까?” 이에 대한 그 교수의 답은 이러했다. “레온 모리스가 정의한 WEA의 신학은 한국의 혹자가 우려하는 자유주의 신학과는 거리가 멉니다. WEA의 역대 지도자들과 현재 지도력을 보아도 그들의 신학배경은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교수는 자신이 언급한 레온 모리스가 NICNT의 요한복음을 저술한 그 신약학자 인지 아니면 다른 이 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리스가 어디에 어떤 논리로 WEA 신학이 보수적이라고 하였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신학을 한 사람이면 익숙할 수 있는 레온 모리스라는 유명인의 이름만을 빌려 “자유주의 신학과는 거리가 멉니다.”라고 답하였다. 이것은 독자에게 WEA 신학이 우리 교단에서 용납할 만한 건전한 단체인양 오해가 소지한 매우 다분하다. 필자에게 이미 위에서 소개한 그 교수의 그 인터뷰에서의 WEA 옹호하는 듯한 주장으로 말미암아 WEA 반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권면이 있은바 이다. 그러나 그분 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김 교수의 인터뷰로 말미암아 WEA에 대한 경계를 풀었을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다.

둘째, 제시한 위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WEA의 역대 지도자들과 현재 지도력을 보아도 그들의 신학배경은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이라고 하였다. 이 주장도 매우 막연하다. WEA의 전 현직 지도자 중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막연하게 “WEA의 역대 지도자들과 현재 지도력을 보아도 그들의 신학배경은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이라 주장하는 것도 역시 독자에게 WEA가 우리 교단에서 용납할 만한 건전한 단체인양 오해가 소지한 다분하다. 그러나 필자는 WEA 지도자 중 현 WEA 신학위원회 의장인 토마스 쉴르마허(Thomas Schirrmacher)의 말과 행동을 미루어볼 때 그 교수의 위와 같은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토마스 쉴르마허는 WEA 신학위원회(Theological Commission)의 2010년부터 현재까지 신학위원장으로 현재도 WEA의 신학사상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보도된 바와같이 2011년 교황청 종교간대회평의회(PCID), 세계교회협의회 (WCC), 그리고 WCC가 초청한, 세계복음연맹(WEA)이 5여년간의 교류를 통해 기독교인의 신앙 간증 행동 지침( 곧 전도및 선교지침)으로써 사용될 문서를 선언하였다. 이 선언문에 담긴 지침 중 두, 세 번째 지침(Recommendations)이 이것이다. “2. 모든 종교인들과 존중과 신뢰의 관계를 정립하고 특별히 교회와 다른 신앙 공동체들과 단체적 차원에서 계속적인 타 종교 간의 대화를 다른 기독교적 활동과 더불어 해 나가야 합니다.” “타 종교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두텁게하고 타 종교가 지지하는 시각도 받아들이되, 기독교의 주체성과 신앙을 강화하도록 기독교인들을 격려합니다.” 이것은 어떤 시각에서 보든 종교다원주의적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지침이다. 그런데 쉴르마허는 2011.07.15 크리스챤과의 인터뷰에서(손현정 기자) 이 선언문은 “기독교 공동의 필요에 대한 응답”이라고 평가하며 “WEA와 WCC 그리고 교황청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해 기독교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구체적인 도전에 대응”이라고 이 선언문의 의의를 주장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이 선언문이 “WEA가 다른 기독교 커뮤니티들과 함께 ‘진정한 기독교 선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 라인으로서 이 문서를 만드는 일에 참여케 했다”고 말하였다. 또한, 쉴르마허가 지난해 WCC 부산 총회도 지지한 사실도 국내 교계 언론에 보도된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다수일 것이다. 그런데 그 교수는 WEA의 전, 현직 지도자 중 누구를 염두에 두고 “WEA의 역대 지도자들과 현재 지도력을 보아도 그들의 신학배경은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이라 주장하는지 몹시 궁금하며 필자는 납득할 수 없다.

셋째, 그 교수는 위의 인터뷰에서 “WEA를 만일 한국의 장로교회 더 크게 복음주의 교회가 부인한다면 한국교회는 전 세계에서 교류할 대상이 전혀 없게 됩니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선교에서 교류할 대상과의 연합이 신학적 입장을 양보할 만큼 절대 필수적인지 묻고 싶다.

넷째, 그 교수는 위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우리의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의 열정, 세계복음화에 대한 개혁주의자들의 비전은 적극적으로 공세적으로 우리 교단의 지도자들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국외로 오대양 육대주를 향해서 뻗어 나가야 합니다.”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이어서 “이런 점에서 복음주의적 연합운동에 주인공 의식을 가지고, 사명감 있게 나서야 합니다.” 라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김 교수는 개혁주의와 복음주의를 구분하지 않고 개혁주의를 복음주의에 속한 한 부류로 여기는지도 매우 궁금하다.

다섯째, 그 교수는 위의 인터뷰에서 “WCC 유치에 앞장서던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WEA 유치를 주장하며, 주도권을 행사할 때 여기엔 신학의 정조도, 분별도 없는 혼란이 가중될 뿐”이라고 하여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WEA에 대한 논란이 신학적 문제가 아니라 오해에 기인한 논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필자는 더욱 묻고 싶다. WEA 신학위원회에서 제시한 그들의 사회에 대한 신학적 입장이 어떠한지를 일독하고 판단하기를 권하고 싶다. WEA 신학위원회 홈피에 제시된 그들의 대 사회적 신학적 입장은 아래와 같다.
(http://www.worldevangelicals.org/tc/statements/evangelical-social-engagement.htm)

WEA는 세계적인 단체이어도 신학적 배경이 보수적인 단체는 분명 아니다. 또한, WEA가 자유주의는 아닐지 몰라도 자유주의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매우 진보적인 신복음주의적인 신학배경을 가진 단체라 판단된다. 이상의 필자의 주장에 대한 해당 교수의 반론이 있다면 환영한다. 우리 총회 직영 신학교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로서 언행에 신중을 기하여 주시기를 권하고 싶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