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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주도 ‘WEA 지도자대회’ 논란준비과정서 선교계·신학계도 몰라…국제행사 불구 졸속 우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행사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2011년에 이어 5년 만이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WEA 총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한기총 내부 갈등과 외부적으로는 WEA와 통일교 전력으로 문제가 됐던 A목사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2014년 10월에 예정됐던 WEA 총회는 무산됐다.

그런데 한기총이 올해 2월 29일부터 3월 5일까지 6일간 WEA 지도자대회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갖는다고 밝혔다.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1월 11일 기자회견에서 “WEA에는 보수·복음주의 교회들만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이 보수적인 한국교회가 큰 어려움이 없이 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기총에 따르면, WEA 지도자대회는 2월 27~28일 사전회의를 거쳐 2월 29일에는 개회예배 및 환영만찬을 진행한다. 또한 2월 29일부터 3월 4일까지 분과별 전략회의를 갖고, 3월 2일에는 판문점(DMZ)을 견학한다. 이어 3월 3일에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며, 3월 4일 포럼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번 WEA 지도자대회에는 전 세계교회 지도자 120여 명(7명 국제이사 포함)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EA 지도자대회, 그들만의 리그?
WEA는 1846년 Evangelical Alliance of Great Britain(EAG)가 창설되고 이와 함께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연합 및 일치와 고난 받는 기독교인들을 지원하고자 WEF(World Evangelical Fellowship)으로 시작했다. 170년이라는 시간 속에 세계 교회와 선교계에 미친 영향이 컸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명예사무총장 강승삼 선교사는 “WEA는 오랜 역사 속에서 세계 선교계에 큰 역할을 해온 단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서 대규모 대회가 열리지만 신학계와 선교계는 잘 모르고 있었다. 강승삼 선교사는 “WEA 지도자대회가 국내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면서 한국 선교계는 잘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로잔운동 관계자도 “WEA 선교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사전에 연락을 받지 못했으며 지금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참석자를 확인해 봤더니 상당수가 은퇴자들이었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에 주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이영훈 목사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알고 있다”면서도 “문제가 있어 보여 참여할지 하지 않을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 교계는 WEA 지도자대회가 말잔치만 무성한 국제 행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국제 행사는 최소 6개월 전부터 공지가 되고 외부 인사의 스케줄도 정리가 된다. 그러나 WEA 지도자대회는 2월 전에서야 공식화 됐으며, 국내 복음주의권과 선교계는 그 사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즉 충분한 대화가 필요한 국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준비하고 있어 “그들만의 말잔치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로잔운동 관계자는 “이영훈 목사와 한기총 내부 인사를 중심으로 행사가 준비되고 있어 진정한 연합행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지도자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내 복음주의 단체 및 지도자들과 협의가 없었고, WEA의 신학적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기총이 준비하는 게 문제”
한국 교계가 WEA 지도자대회를 우려하는 핵심은 한기총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기총은 잇단 이단해제로 한국 교회의 공분을 샀으며, 한국 교회 분열의 원흉이 됐다. 이런 단체가 세계적인 기독교 대회를 주도한다는 것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관계자는 “한기총의 이단해제에 대해 교단들의 반발이 강하고, 한국 교회가 한기총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WEA가 한국 교회 상황과 한기총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로잔운동 관계자도 “문제의 핵심은 한기총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한국 선교계는 WEA랑 연관을 지으려고 하지 않는다. WEA가 한국 상황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기총과 WEA가 반전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밀월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 교계 인사는 “한기총은 이단해제에 대한 불신을 씻으려고 할 것이고, 대표회장은 자신의 치적이 필요할 것이다. WEA는 (국제 행사에 대한)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아시아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이기 때문에 지도자대회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WEA·WCC반대운동연대는 1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통 개신교라면 로마 가톨릭의 비 성경적이고 반 기독교적인 교리와 제도에 대해 항거해야 하지만 WEA는 그들과 협력하고 일치를 도모한다”면서 WEA의 정체성을 비판했다.

정형권 기자  hkjung@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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