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문자격 시험일 주일서 토요일로 변경 … “주일성수 노력 성과, 환영”
‘종교인 과세’ 관련 개정안 국회 본회의 의결 앞둬 … 여전히 찬반의견 엇갈려

 
국가자격시험과 종교인 과세 등 한국 교회와 관련된 국가 정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가에서 치러지는 각종 자격시험이 토요일로 변경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내년부터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비롯한 국가전문자격 37개 전 시험을 토요일에 시행한다고 11월 29일 밝혔다.

이에 한국 교회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양병희 목사)은 11월 30일 성명을 내고 “각종 국가시험이 주일에 실시됨으로써 기독교인의 기본 신앙인 주일성수에 막대한 침해를 당해왔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내년부터 37개 국가전문 자격시험을 주일에서 토요일로 옮겨 시행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총재:김삼환 목사)도 성명을 내고 “주일 시험을 평일로 전환한 것은 기독교인들에게는 주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는 의미가 있고, 일반인들에게는 국민행복 추구 차원에서 매우 적절한 결정이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국가자격시험의 일정 변경은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교회의 숙원이었던 국가고시 주일실시 시정 촉구가 일부 성과를 냈기 때문. 한국 교회는 20여년 넘게 주일에 치러지는 국가고시를 반대해 왔다. 특히 지난 2000년에는 한국 교회 전체가 1000만인 서명운동까지 벌이며 강력히 항의했다. 앞서 1990년대 초반에는 교단별로 국가고시와 교육부(당시 문교부) 대학입학 실기고사의 일정을 시정해 달라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2년 대선 때 한국 교회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를 조직하고 당시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10대 정책 중 하나로 주일에 치르는 국가자격시험 일시 변경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한국 교회는 국가전문자격시험 뿐만 아니라 각종 시험과 학원의 주일수업도 변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국가자격시험을 계기로 이를 공공기관 전체와 기업체 시험도 평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지도해 줄 것”이라고 요청했다. 한국교회연합은 “우리 자녀들이 지나친 입시경쟁에 내몰리지 않고, 휴식을 통해 보다 밝고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사설 학원의 주일수업에 대해서도 제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반면 목회자 납세를 포함한 종교인 과세는 한국 교회 안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1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교인 과세 방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소위는 다만 종교인 과세의 시행시기를 2년 유예키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타소득에 ‘종교소득’ 항목을 신설해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하도록 했다. 식비, 교통비 등 실비변상적 성격의 소득은 비과세 소득으로 인정하는 대신 소득규모에 따라 필요경비의 비율을 차등 적용했다. 종교계가 가장 우려했던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개인 소득과 관련된 부분에 한해서만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기독교계에서는 여전히 종교인 과세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예장합동 관계자는 “개인 소득에 대한 장부만 제출하도록 규정했다고는 하지만 종교탄압과 세무조사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납세에 대한 찬반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11월 30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총회에서 대표회장에 인준된 백남선 목사는 “한국 장로교가 정부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종교인 과세와 친동성애 정책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 강남의 대형 교회 목회자는 “교회에서는 이미 목회자 납세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 신뢰회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독신문>이 지난 2월 지령 2000호를 맞아 예장합동 소속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납세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285명(57%)으로 절반을 넘겼다. 납세 반대 응답자는 198명(39.6%)에 불과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이하 목회자가 납세에 찬성(67.0%)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한 △젊은 목회자일수록 △담임목회자보다 부교역자나 기관 목회자들이 △성도 수가 1000명 이상 출석하는 큰 교회의 목회자가 납세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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