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은진교회당 담장은 훌륭한 전도의 도구이다. 매일 수천대의 차량이 이 앞을 지나며 복음과 만난다.

성경이야기 그림에 담은 ‘벽화전도’ 활용
눈이 즐거운 복음전도 소통도구 ‘큰 호응’


‘전도지가 뭐 따로 있나. 사람들이 볼 수 있게만 만들면 그게 바로 전도지이지.’ 그래서 교회 담장을 활용해 전도지를 만들었다. 아주 보게 쉽고, 눈에 확 띄게 벽화로 말이다.

전주 은진교회(노사무엘 목사)는 묘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길고 조그만 골목의 끝 모퉁이, 그리고 견훤로라 불리는 넓은 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바로 정면에 마주한 기린봉을 오르는 사람들도, 한옥마을에서 전주역 방향으로 쉽게 오가려는 이들도 은진교회를 지나야 한다.

그래서 이 작은 골목길을 통행하는 차량이 하루에 수천 대에 이른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나 주말에는 골목 전체가 자동차들로 장사진을 이룰 정도이다. 지나던 차들이 새로 단장된 은진교회 담벼락을 잠시나마 흘깃거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 담장은 얼마 전부터 아홉 개의 그림으로 꾸며져 있다. 동방박사의 여행 모습으로 시작돼 아기 예수의 탄생과 공생애 사역,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까지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차례차례 화면을 이루고 있다.
“전주한옥마을 주변의 동네들이 몇 년 전부터 벽화로 장식되기 시작했어요. 멋지고 좋더라고요. 우리 교회 주변도 그래서 예쁜 그림으로 장식해야겠다고 생각 중이었는데 불현듯 전도의 도구로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죠. 그래서 벽화 전도지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노사무엘 목사에게는 그 작업에 적합한 동역자가 있었으니 바로 한경수 장로(77세)였다. 과거 극장 영화간판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하던 시절, 한 장로는 바로 그 간판 그림을 직접 그리는 일에 종사했던 이력을 가졌다.

처음에는 손이 떨려서 제대로 그리지 못할 것이라며 마다하던 한 장로였지만, 막상 벽화작업이 시작되자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그의 손끝에서 성경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아홉 폭 그림으로 다시 탄생했다. 그리고 그 그림들은 동네 사람들에게도, 차량 운전자들에게도 좋은 구경거리가 됐고, 복음전도를 위한 훌륭한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사실 이런 아이디어를 실천하게 된 데는 평상시 은진교회가 전도사역에 적극적으로 매진해 온 분위기도 크게 작용했다. 벽화의 주인공이자 교회 선교위원장을 맡은 한경주 장로가 앞장서 이끄는 목요전도팀과 모닝빵전도팀을 비롯해 은진교회는 여러 개의 전도팀이 가동 중이다.

목요전도팀은 매주 한 번씩 동네 골목들과 상가 경로당 등을 돌아다니면서 부침개나 팥빙수를 만들어 나누어주며 전도하고 있고, 모닝빵전도팀은 금요일 아침마다 출근길 직장인과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빵과 복음을 함께 나누어준다.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정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세대를 찾아가 집수리 도배 청소 같은 일로 섬기며 복음을 전하는 봉사전도팀, 군부대 장병들과 장기결석 성도들에게 꾸준히 위로와 초청의 메시지를 편지에 담아 보내는 문서전도팀, 그 외에도 노방전도팀, 기도전도팀 등 여러 전도팀들이 각각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특히나 리더 역할을 하는 장로들이 시무장로나 은퇴장로를 막론하고 전도팀 하나씩을 맡아 단장으로서 사역을 주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난한 동네의 작은 교회이지만 은진교회가 꽤 눈여겨봄직한 역동성을 갖춘 데는 이처럼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성도들이 많은 영향이 크다.

노사무엘 목사는 “전체적으로 고령화된 동네인데다, 이단이나 타종교까지 극성을 부리는 지역이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전도사역에 나서고 있다”면서 “마을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 분이라도 더 주님 앞으로 인도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힌다.

교회의 보물이자 동네의 명물이 된 벽화전도지는 앞으로 3년가량 보존되다가, 변색과 손상이 심해지면 재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 때까지 벽화도, 성도들도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 역할을 꾸준하고 충실하게 감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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