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주일 맞아 ‘지도자 선언문’ 제안한 강건한 목사
“이신칭의 개념 바로 정립, 개혁교회 참모습 회복 돕고파”


 

▲ 개혁교회의 참 모습을 되찾자며 ‘지도자 선언문’을 제안한 강건한 목사(사진 위)와 종교개혁주일에 맞춰 발간된 그의 저서 ‘제자들 세상’(사진 아래).

‘나는 성직 매매를 하거나 교회 재산을 사유화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예배당을 성전이라 하며 화려하게 건축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복지사업을 양심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면 당장 폐업하겠습니다.’

강건한 목사(군산 화목한교회)가 제안하는 ‘개혁교회 재건을 위한 지도자 선언문’은 이렇게 당찬 글귀들로 시작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즈음해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호소하는 그의 외침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로 이어진다.

‘나는 자립교회의 경우 재정을 주도하지 않겠습니다. 목양에 전념하고 탐욕에 빠지지 않기 위함입니다.’ ‘권위주의를 버리고 섬기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세간의 비난 받을 일을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장로를 정치적으로 세우거나 이용하지 않겠습니다.’ ‘비신자 전도목회를 할지언정 양뺏기 쟁탈전은 하지 않겠습니다.’

누구에게는 아픈 이야기고, 가슴 뜨끔한 선언들이 무려 15개 항목이나 이어진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마치 서릿발처럼 느껴지는 이 선언문은 ‘나는 성경대로 하기 싫다면 부적격자로 알고 평신도로 회귀하겠습니다.’라는 성직까지 내건 결연한 다짐으로 마무리된다.

강건한 목사는 세칭 대형교회 목사도, 유명한 부흥사나 화려한 학위를 가진 신학자도 아니다. 그저 군산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교회를 담임하며 조용히 살아온 목회자이다. 그런데 누구라도 쉽게 꺼내기 어려운, 경우에 따라서는 동료들의 눈총까지 받을 수도 있는 이슈를 꺼내든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그 역시 처음에는 평범한 목회방식을 고수했고, 다양한 전도방법이나 사회복지사업에 관심을 둔 적도 있었다. 하지만 교회의 현실이 점점 절망적으로 바뀌는데다, 목사라 불리는 자신은 신앙의 기본적 개념부터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는 무능한 상태임을 절감하고 방향을 전환했다.

“개혁교회가 오늘날 내적으로는 복음에서 이탈하고 부패하면서 자정능력을 잃어가고, 외적으로는 이단의 도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아닙니까? 세상의 빛과 소금, 구원의 방주로서 교회가 재건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미약한 힘이라도 나서보자 한 것입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올해 종교개혁주일에 맞추어 발간한 <제자들 세상>이라는 책자에 자세히 드러나 있다. 강 목사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루터와 칼빈 등 종교개혁자들의 개혁주의 사상을 ‘수직적’으로 계승하는데 충실하지 못했고, 그 결과 수많은 전도운동 회개운동 사회운동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개독’, ‘먹사’라는 모욕적인 호칭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이신칭의’ 교리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강 목사의 생각이다. <제자들 세상>의 상당부분은 바로 이신칭의에 대한 강 목사의 주장을 설명하는데 할애되고 있다.

“이신칭의를 정적인 개념으로만 이해한 결과 우리는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칼빈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복음은 ‘행하는 믿음’의 전구원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선포해야 옳습니다. 정당하게 해석된 진리의 믿음이 모든 역사를 이루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건한 목사는 앞으로 자신의 저서 <제자들 세상>을 널리 배포하고,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dworld55)를 통해 지도자 선언문을 확산시키는 노력으로 개혁교회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일에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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