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교회로부터 도망가라> 펴낸 정용성 목사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행동이 반복되면 결국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시킨다. 설정이 잘못된 가치관은 역설적으로 기본 개념조차 흔들어 버린다.
근래 한국교회는 교회다움을 상실해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근본적으로 ‘성장주의’라는 교회의 잘못된 개념에서 비롯됐다. 이런 가운데 성장주의를 탈피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작음’이다.
작은 교회를 추구하는 한 목회자가 의도적인 작은 교회로 초청하는 책을 발간해 화제다. <닭장교회로부터 도망가라>(홍성사).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라 ‘불온문서’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의도적 작은 교회에 대한 성경적 근거와 실제 목회를 하면서 오는 유익들을 균형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닭장교회로부터 도망가라>의 저자 정용성 목사(풍경이있는교회)와 함께 ‘개념 있는’ 의도적인 작은 교회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책 제목이 다소 도발적이다. 책 제목의 ‘닭장교회’란 무슨 의미인가.
=닭장교회란 교인을 달걀을 낳는 닭으로 여기는 양계장 같은 교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교회 구성원들을 하나님 나라보다는 교회의 틀 안에서 신앙생활하게 하는 교회다. 교회를 성장시켜 규모의 크기를 추구하는 교회다. 교인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욕을 추구하거나, 인간이 주도권을 잡고 주인 노릇하려는 교회가 닭장 같은 교회이다.
▲이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한국교회 목회 생태계를 회복하고 진정한 부흥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가치 혁명’이 절실히 요구된다. 목회적 대안 가운데 하나로 ‘규모의 작음’을 추구하는 가치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도적인 작은 교회로의 초청’이다.
▲왜 작은 교회를 추구해야하나.
=교회는 생존경쟁이 아닌 공존과 상생의 생태계여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교회 생태계가 회복되고, 부흥의 기회를 다시금 맛보기 위해서는 작음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의 본질 중에 하나가 ‘가족공동체’이다. 가족의 범위를 넘어서면 성경의 진리가 교회 내에서 실현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족을 넘어서면 가축을 기르는 ‘우리’가 되고, 양육이 아닌 ‘사육’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 작은 교회를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작은 교회가 좋다고 하더라도 이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할 것 같다.
=나사렛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 당시의 메시아 운동이나 종교집단 사상과 구별되는 근본적 차이점은 바로 ‘가치 혁명’이었다. 가치는 차이를 나타내고, 차이는 영향력을 가져온다. 나사렛 예수는 가치 혁명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었다.
따라서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성경적인 가치관과 방향감각을 갖고 목회하려는 준비가 시급하다. 하나님 나라의 의식을 갖지 못한다면, ‘큰 교회 따라하기’ 끝에 탈진할 것이다. 성공의 사다리에 오르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말고, 주어진 양떼를 전심으로 목양하는 사람이 예수의 발자취를 따르는 목자이다.
▲교회의 핵심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요구되는 노력은.
=진짜 믿음을 깨달으면 좋고, 편하고, 크고, 존경받고, 인정받고, 대접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작아서 어렵고, 실패하고, 힘들고, 멸시받고, 박대를 받는 곳으로 가게 된다. 십자가와 부활과 성령을 말하는 것 이상으로 예수님의 성육신을 본받는 성찰과 방향수정이 필요하다고 감히 생각한다. 흔히 ‘수평이동’이라는 말을 하는데, 사실은 더 좋은 환경으로 가는 ‘상향이동’이었다. 이제는 ‘하향이동’을 할 때다. 이것이 성육신의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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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기자 b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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