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규 목사(사천교회)

최근에 총회세계선교(GMS)의 임원회는 정책위원회가 발의한 운영세칙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의 운영세칙 수정안과 관련해 염려가 되어 몇 가지를 언급하려고 한다. 운영세칙 수정은 임원회와 정책위원회가 좋은 뜻을 갖고 처리했겠지만, GMS 본부와 이사회와 선교 현장의 화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대목이 보인다.

첫째는 운영세칙이 정관과 규칙에 위배된다. 정관에 3년으로 명시된 본부 부서장의 임기를 세칙에서는 후보 지원 시 1개월 전에 직무를 사직토록 제한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 공직선거법에서 국회의원이나 지방단체장이 그 직을 가진 채 다시 입후보하는 것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본 교단의 총회 총무의 경우에도 3년 임기에 1차 연임이 가능하지만, 다시 입후보하려면 미리 사직한다는 규정이 없다. 아무리 선거 중립을 위한다고 해도, 정관의 위임 범위를 넘어선 세칙은 효력을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본부의 부서장이 미리 직무를 사직한다면, 업무의 공백은 어떻게 할 것인가?

둘째로, 본부 행정부와 사역부의 행사비 및 특별 지출을 임원 중 담당자의 관리 감독 하에 결재토록 수정한 것은 GMS 이사회의 임원중에서 회계가 아닌 사람까지 재정 지출에 관여토록 한 것으로 문제가 있다. 임원의 업무 영역이 다른데, 임원들이 저마다 재정 문제에 관여한다면 임원끼리 업무 구분이 될 수 없다. 결국 부서장들의 활동에 제한을 두어 본부의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우려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우려는 16개 지역위원회의 사역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데, 각 위원회마다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 실행위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임원중에서 담당자를 배정하여 지도토록 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옥상옥이다. 이사회 임원회와 각 위원회의 원활한 협조를 위해 담당자를 배정하는 것까지는 상관없지만, 필자도 지역위원장을 맡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누가 회의를 주관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셋째로, 기존에는 선교총무가 추천하던 지역의 부대표와 코디네이터를 이제부터 지역대표가 추천하여 지역위원장의 승인으로 이사회 임원에서 임명토록 한 것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선교 현장을 관리 · 지도하는 선교(사역)총무의 역할이 상당 부분 제한되고, 앞으로 사역총무가 선교 사역을 실무적으로 관리하고 지도하는 것이 위축될 수 있다. 필자를 비롯한 지역위원장들은 본부 부서장들과 협의하여 지역대표 후보자를 이사회 임원회에 2배수 추천하는 권한을 이미 갖고 있는데, 지역의 부대표와 코디네이터 임명까지 관장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사료된다.

넷째로, 앞으로는 선교사가 안식년을 실시할 때 회복과 재충전을 위하여 본국에서 거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세칙 수정은 비현실적이다. 선교사가 안식년을 이용해서 제3국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설령 본국에서 안식년을 보내려고 하지만 장기간 거처할 곳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선교사의 안식년 실시 장소는 선교사 본인과 파송교회가 의논해서 결정하도록 맡겨두어야 한다. 물론 본국 거주를 ‘원칙적으로 한다’라고 했기에 예외를 둘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예외가 너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처음부터 원칙은 무의미해진다.

필자는 교세가 크지 않은 시골 교회를 섬기면서, 이미 GMS를 통해 여러 가정의 선교사를 파송했고 때가 되면 직접 선교 현장에 나가서 인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더구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생명을 선교지에서 바쳤고, 단 하루도 선교지와 선교사들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기에 GMS가 더욱 아름답게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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