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설립 100주년을 맞은 장안제일교회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다짐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수해 피해를 당한 이웃들에게 싱크대를 선물하는 장면.

설립 100주년 장안제일교회 헌신적 섬김 ‘큰 호응’
예배·훈련서 얻은 기쁨, 역동적 사역으로 이어져


지난해 부산 기장군 장안읍 좌천리 일대는 때 아닌 물난리를 겪은 바 있다.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마을 대부분이 침수된 것이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린 마을은 절망감과 한탄의 신음으로 아파하고 있었다.

수해를 당한 첫 날, 망연자실한 주민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온정의 손길이 조용하게 다가왔다. 갑자기 닥친 재앙으로 인해 그 누구도 도움의 손길이 없던 때에 따뜻한 주먹밥이 들려지더니 이후 끼니마다 제공됐다. 그 손길에 의해 며칠이 지나선 500채의 침구류와 전기장판이 전달되고, 가정마다 흙탕물 제거부터 화장실 청소, 싱크대 제작, 난방유 지원 등이 이어졌다. 시간을 거듭할수록 그 온정의 손길은 더욱 풍성하고, 따뜻하게 찾아왔다.

 
▲ 장안제일교회 부침개전도팀이 즐겁게 섬기는 모습.
그 아낌없었던 손길은 다름 아닌 함께 생활하던 마을 주민들이자, 한 세기동안 동고동락했던 장안제일교회(송일영 목사) 성도들의 섬김의 손이었다. 온 마을이 물난리를 겪었지만,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위치한 교회는 수해를 비켜갈 수 있었다. 어려움을 당한 주민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자 시작했던 주먹밥 섬김이 전국 교회의 후원에 힘입어 가장 적당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도움을 전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교회 이미지는 일거에 호감으로 바뀌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교회와 아무런 연고도 없던 주민들이 스스로 교회 문턱을 넘어와 드링크에서부터 편육, 김치, 과일상자, 심지어 현금까지 두고 가는 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전도대가 전도하러 나가면 주민들이 나서서 전도에 도움을 줄 정도가 됐다.

이는 교회설립 100주년을 맞은 장안제일교회의 최근 변화상을 잘 대변하는 장면이다. 장안제일교회는 일제 강점기에 지역의 3·1만세운동을 주도한 인물, 일제와 타협 없이 신앙절개를 지킨 인물 등 신앙과 나라를 지킨 아름다운 간증을 간직하고 있는 교회다. 하지만 환경적 변화로 침체를 맞기도 했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지역 초등학생이 1200명에 이를 정도였으나, 이제는 1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급격한 인구감소가 나타났다. 교회 역시 교세나 사역 면에서 많이 위축된 시기를 지내야했다.

그러나 장안제일교회는 3년 전 리더십 교체 이후 예배와 훈련 중심의 교회로 전환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내적 역동성이 이웃 섬김과 전도로 이어졌고, 교세까지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수해 때 보여주었던 장안제일교회 성도들의 헌신적 섬김은 최근의 예배와 훈련에서 비롯된 신앙적 희열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 전통의 역사를 가진 장안제일교회는 현재 작지만 건강하고 복음의 능력이 강력한 교회를 꿈꾸고 있다. 이러한 비전은 규모와 상관없이 건강한 교회를 세우겠다는 송일영 목사의 목회적 다짐이자, 새롭게 신앙적 기쁨을 누리고 있는 성도들의 결단이 맞물려 만들어진 것이다.

100주년을 맞은 장안제일교회는 지난 연말부터 90일간 온 성도가 참여하는 성경통독, 행사와 같은 교회 출신 목회자 세 명을 초청한 말씀집회를 열었다. 교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의미에서 좌천 주민과 함께 하는 사진전시회, 부산기독교유적지 순례 등 역사의식을 갖는 행사를 갖고 있다. 이외에도 50년 후에 개봉할 타임캡슐 제작, 선교와 섬김을 주제로 한 간증집회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모든 행사의 면면에도 교회가 추구하고 있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를 위한 열의가 짙게 묻어있다.

“앞으로의 100년은 예배와 훈련을 중심으로 지역 사회를 잘 섬기는 작지만 강한 교회로 세움 받는 것이 장안제일교회의 비전입니다. 700세대가 있는 좌천동 일대를 80% 복음화 시키는 사명을 갖고 신앙에 더욱 매진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새로운 100년의 출발선상에서 장안제일교회를 대표한 송일영 목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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