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승욱 총무(신천지대책전국연합)

한 방송사의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방송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신천지에 미혹돼 가정과 삶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줘 한국교회에 또 한번 신천지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방송이 큰 파장을 일으키자 위협을 느낀 신천지는 소위 ‘강제개종’이란 주장을 다시 펼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신천지의 ‘강제개종’ 주장은 어불성설이지만, 신천지의 폐해를 모르는 비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주장에 속아 개신교를 비판할 수도 있다.

신천지는 그동안 정통 교회가 비판을 할 때마다 ‘강제개종’이란 카드를 꺼냈다. ‘강제개종’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한국교회는 신천지 피해자들과 이단대책 전문가 중심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반 언론까지 포섭해서 전방위로 펼치는 저들의 ‘강제개종’ 논리를 적극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강제개종’이란 말도 안되는 논리를 무력화 시킬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신천지 비판은 잘못된 교리, 교회를 파괴하는 신천지 활동, 포교방법, 이만희의 주장과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런 비판과 대응은 ‘신천지는 기독교 이단’이라는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신천지 대응을 ‘한국 개신교 내부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해 왔다. 그러나 신천지는 자신들의 문제를 ‘개신교 내부 문제’로 여기지 않고 있다. ‘강제개종’이라는 논리를 개발해서 한국 사회에 자신들이 핍박을 받는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 간극 때문에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적절하게 신천지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젠 신천지 대응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천지를 ‘개신교 이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법률을 위반하는 범죄단체로, 사회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사회적 집단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먼저 신천지를 반사회적 집단으로 인식하고, 한국 사회에 이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 이렇게 인식의 전환을 이뤄야 신천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신천지 문제에 대해 인식을 전환하고 적절하게 대응한 사례가 있다. 지난 3월 13일 신천지대책전국연합은 수원지방검찰청안양지청에 신천지와 신학원, 그리고 이만희와 압구정신학원장 김남희를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학원법을 명백히 위반해서 사람들을 미혹하는 신학원(센터)을 폐쇄시키고, 위법을 자행한 이만희와 김남희를 처벌하라는 것이다. 학원법 위반을 비롯해 신천지가 저지르고 있는 불법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렇게 사회 공공성 차원에서 신천지가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는 집단임을 알리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교회는 회심자에 대한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 현재 회심자들은 신천지 대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회심자들을 통해 비밀스런 신천지 내부 상황이 알려지고, 그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들의 잘못된 신앙을 바로잡아 주는 ‘교리대책’을 잘 하고 있다. 바라기는 교리대책과 함께 심리대책, 법리대책을 통해 회심자들이 다시 사회에 정착하도록 도와주는 사역도 전개해야 한다.

결국 신천지 대책은 한 가지 방법이 아니다. 지금처럼 일선 교회에서 목회자들은 신천지의 교리와 신앙의 문제를 교육하는 ‘교리대책’을 강화하고, 한국 사회를 향해서 신천지의 반사회성을 알리는 ‘사회공공성 대책’ 사역을 해야 한다. 일반인들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신천지의 불법성을 고발하고 알리는 사역을 전개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신천지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자료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사회로부터 이해와 공감을 얻어야 진정한 신천지 대책 사역을 펼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교회를 통해 신천지가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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