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선교전략포럼서 진기영 선교사 강조

▲ 인도선교전략포럼2015에서 김현철 선교사, 진기영 선교사, 한정국 사무총장, 최은성 목사, 김바울 선교사, 김세진 선교사(왼쪽부터)가 패널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선교사 관심 못받아 복음서 철저히 배제…중상층으로 시선 돌려야

효과적인 인도 복음화를 위해서는 인도 카스트 제도의 상층 부류를 대상으로 선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인도선교사협의회(회장:국승호 선교사)가 3월 10일 오륜교회(김은호 목사)에서 개최한 인도선교전략포럼에서 진기영 선교사(인도 UBS신학대학 교수)는 “인도선교의 블루오션은 카스트 천민보다 개신교 선교사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한 카스트 상류층”이라며 “카스트 상류층은 선교사들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복음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에 한국 선교사가 파송된 지 올해로 33년을 맞았고, 한인 선교사의 수도 1000명을 돌파한 이때 인도선교전략포럼은 그동안의 역사를 돌아보고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진기영 선교사를 비롯해 김바울 선교사(국제 기아대책) 김세진 선교사(오엠선교회) 김현철 선교사(예수전도단) 최은성 목사(서울은현교회) 등 인도 선교의 베테랑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례를 나누고 미래를 고민했다.

주제발제를 맡은 진기영 선교사는 “그동안 한국 선교사들은 하층 카스트나 극빈자를 대상으로 선교를 많이 해왔는데, 이제는 상층부류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현지에서 ‘황색 제국주의’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물량주의 선교를 해왔던 것에 대한 반성이 바탕이 됐다. 진 선교사는 “과거 인도가 백인 제국주의의 피해를 직접 경험했는데, 이제는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인들을 같은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위 말하는 선교의 ‘갑질’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교의 자세 뿐 아니라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며, 한국 선교사들은 이제 시선을 중상층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은 인도 현지인들이 보기에는 상층부류입니다. 아무리 선교사들이 낮은 자세로 선교를 하려고 해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수준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구제와 봉사로 하층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인도의 중상층에는 복음을 전할 사람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또 이런 선교방식은 현지인들이 자립하지 못하고 고질적으로 해외 원조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덧붙여 진 선교사는 앞으로는 한국교회의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인도의 문화와 생활방식에 맞는 선교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정국 선교사(KWMA 사무총장)는 “‘제국주의’라는 비판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지만, 물량주의나 프로젝트 위주의 선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말했고, 김세진 선교사는 “다소 비약도 있지만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한국의 군대문화가 조합돼 갑을관계가 형성이 된 것은 2012년에 열렸던 포럼에서도 선교사들이 부분적으로 인정했던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사역을 해나갈 것을 권면했다.

▲ 전인도선교사협의회가 발간한 책 <인도선교매뉴얼>의 표지.

한편 포럼 후에는 전인도선교사협의회가 발간한 책 <인도선교매뉴얼>의 출판 기념식도 함께 열렸다. <인도선교매뉴얼>은 인도 선교사들이나 관심자들이 인도의 전반적인 상황과 선교 현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필드에 오기 전 결정할 지역과 종족, 언어, 직업, 비자에서부터 인도의 역사, 정치, 사회, 힌두교에 대한 이해 및 선교사 생활의 실제, 사역 이양과 계승까지 현지 선교사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겼다.

전인도선교사협의회 회장 국승호 선교사는 “현지 선교사들이 후배들을 위해 선교지의 다양한 현실을 소개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 아닌가 싶다”며 “이 책과 포럼이 인도 선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한국교회의 인도선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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