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매일 성경보고 기도해요.” 총회총무 김창수 목사(가운데)가 간담회에서 율동을 시연하면서 말씀으로 가르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와 가정 통합교재 만들어 달라”

열정 크지만 방법과 정보 서툰 현장 목소리 다양 … 자녀 신행일치 고민 커
뽀로로·미생 같은 탄탄한 캐릭터·콘텐츠 요구 높아 … “연계 교육 적극 나서야”



“가정에서 함께할 통합교재가 필요하다.”

흔히들 “주일학교 학부모는 세상교육에는 관심이 많지만 신앙교육은 터부시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우리의 선입견은 오판이었다. 오히려 주일학교 학부모들은 신앙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

총회교육진흥원(원장:노재경 목사)이 주일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2월 27일 ‘행복한 주일학교 만들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주일학교 학생, 학부모, 교역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고민1, 열정↑ 노하우↓

‘행복한 주일학교 만들기’ 간담회에서 드러난 공통된 고민은 “자녀의 신앙교육에 열정은 있지만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주일학교 학부모들은 예상 밖으로 교회교육과 신앙교육에 관심이 컸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 즉 열정은 있으나, 방법이나 정보가 부족해 쉽게 포기하고 있다는 뜻이다.

두 자녀와 함께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밝힌 학부모는 “말씀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가정예배 설교 때 아이들이 딴 짓을 해 속상하다”면서 “가정예배에서 말씀을 새겨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평내교회 교사는 “모든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자녀가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가깝게 살아가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서 교회를 점점 멀리하는 자녀를 보며 괴로워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러한 고민은 주일학교 학부모 모두의 고민이다. 자녀에게 신앙을 넣어주고, 믿음의 길을 걷도록 인도하고 싶다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그래서 가정예배를 드리고, 말씀암송을 시킨다. 그러나 정보와 방법을 몰라 쉽게 중단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민2, 교회 따로 학교 따로

 신행일치(信行一致).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목표이자 부담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말씀대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현실은 실패투성이인 것이 우리의 삶이다.

간담회에도 신행일치가 지적됐다.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교회 안에서의 신앙인이 아니라 세상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자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교회에서만 만나는 하나님이 아니라 교실과 학원에서도 하나님을 만나길 원한다”면서 “그러나 교회 신앙과 학교 신앙 사이의 괴리가 커 고민이다”고 말했다.

10대 청소년의 복음화율이 4%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최근 등장했다. 정확한 근거와 데이터가 없기에 인정하기 어렵지만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서울 G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 따르면, 반 학생 29명 중에 교회에 다닌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아이는 1명에 불과했다. 백분율로 따지면 3.4%다. 실제로 교회에 다니는 학생은 더 많지만 분위기 때문에 드러내지 않는다. 점심 급식시간에도 친구들 눈치를 보며 기도를 하는 둥 마는 둥 한다.

“교회에서는 찬양팀도 하고 기도도 열심히 해요. 하지만 학교에서도 그렇게 하면 광신도나 미친 사람 취급받아요. 그래서 예수님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어렵고, 전도는 꿈에도 못 꿔요.”
 
고민3, 기독교 뽀로로 없나?

“교회교육에는 왜 뽀로로와 같은 캐릭터가 없죠? 드라마 미생과 같은 탄탄한 콘텐츠를 기대합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초등학교 교사는 주일학교 캐릭터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캐릭터를 활용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 그는 “캐릭터가 주는 효과는 예상보다 탁월하다”고 전했다.

초등학생은 3학년 되면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외국어이기 때문에 낯설고 두렵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영어교과서에서는 캐릭터가 전면에 등장한다. 캐릭터를 통해 영어를 쉽게 접하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리고 6학년 때까지 동일한 캐릭터를 활용해 영어를 친숙하게 만든다.

“캐릭터의 장점은 금방 친숙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어린이들은 성경에 대해 어렵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캐릭터를 활용해 성경을 친숙하게 만들고, 교회에 대해서 친근감을 갖게 했으면 합니다.”

평내교회 교육전도사는 “성경을 쉽게 만나고 교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어서 아쉽다”면서 “성경 내용을 많이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신앙인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신앙생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불편하고 뻔한 주장일 수 있으나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주일학교 위기 해결방안으로 총회-교회-가정의 연계를 꼽았다. 총회는 하드웨어를 구축해야 한다. 즉 교회와 가정에서 통합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재를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문교회 교사는 “총회공과 <생명의 빛>을 교회에서만 쓰기에는 아깝다. 가정에서도 연계될 수 있도록 큐티책자와 같은 교재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한 유초등부 교역자는 “교회와 가정의 연계가 중요하고, 공과와 현실의 연결이 중요하다”면서 “자녀 신앙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들은 다른 곳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관학교와 기도학교, 교리학교, 성경맥잡기와 같은 프로그램과 교재를 보급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일학교 예배에서 들은 설교말씀을 가지고 공과공부를 한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관련된 말씀과 주제를 가지고 큐티를 한다. 또한 식탁교제를 통해 가족 전체가 동일한 은혜를 나누고, 말씀을 암송한다. 토요일이나 주일 오후에는 세계관학교를 통해 학교에서 어떻게 소금과 빛이 될지 배우고, 교실과 학원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

이는 꿈이 아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다만 부모가 변해야 하고, 교사가 살아나야 하며, 담임 목회자의 인식이 바뀌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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