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모티스 힐사이드 아카데미 사역

▲ 함영용 교수 부부(왼쪽 첫번째, 두번째)에게 가모티스 학생들은 마음에 품은 귀한 아들, 딸들이다.

 
‘가모티스 힐사이드 아카데미’ 세우고 복음사역 앞장서는 함영용 교수 부부
자비량 평신도 선교사로 큰 헌신… “영향력 있는 사회인재로 성장, 기쁨 크다”


필리핀 다나오에서 배로 또 다시 2시간 30분, 7000개가 넘는 필리핀 섬 중에서도 유별나게 생소한 지역 가모티스에는 이곳의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꾼 학교가 있다. 개교한지 13년 만에 학생 486명, 교직원 37명으로 자리 잡은 ‘가모티스 힐사이드 아카데미’다. 한국인이 한 명도 살지 않던 이 지역에 학교를 세워 이 지역 학생들과 주민들을 복음화하는 데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주인공은 놀랍게도 평신도 선교사 함영용 장로·이석재 권사 부부(흰돌교회)다.

총신대학교 부총장이기도 한 함영용 교수 부부가 가모티스에 사랑을 뿌리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다. 학창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에 장학금과 후원으로 공부했던 함 교수가 그 받은 축복을 갚기 위해 장학금을 준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 사역은 학교를 세워 더 효율적인 교육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그의 꿈과 맞물려 2003년, 유아원부터 중고등학교까지를 갖춘 정식 학교가 개교하기에 이르렀다.
“대다수의 경우 교회가 먼저 지역에 들어가고 그 교회 안에서 학교가 세워지는 사례가 많은데, 저는 학교를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션스쿨로 한정짓지 않고 불신 학생들도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교육시켜 신앙을 가진 영향력 있는 사회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세웠지만 함영용 교수가 한국에서 직장을 가진 자비량 평신도 선교사였기에, 학기 중 사역은 아내 이석재 권사의 몫이었다. 이 권사는 학교를 세운 직후 1년간 현지에서 살며 교장대행 역할을 감당했다. 아침마다 밝은 인사로 학생들의 마음을 열었고, 점심시간에는 성경공부 시간을 열어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도왔다. 이 권사가 초창기 시작했던 이 성경공부는 학교 영성의 모태가 되어 훗날 교회를 세우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 권사는 “올해로 설립 7주년이 된 교회의 주일예배에는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섬의 주민들도 새벽부터 찾아오고 있다”며 “처음엔 교육사역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지역 복음화에까지 쓰임 받게 되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가모티스 힐사이드 아카데미가 지역에 영향을 끼친 것은 교육과 신앙뿐만이 아니다. 교직원이나 운전기사, 영양사 등 가모티스의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했고, 최신식의 교육방식은 다른 학교의 질까지 업그레이드시켰다. 설립 5년 만에 필리핀 교육부의 정식 인가를 받은 것에 이어 외국인 학생까지 입학 가능한 SSP(Special Study Permit)가 가능하게 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어느덧 약사, 간호사, 교사 등 필리핀 사회 곳곳에 필요한 인재들로 성장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보람 있는 것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복음이 온전히 심겨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 학교가 이렇게 성장할 때까지 말할 수 없는 어려움도 많았다. 현직에 있는 자비량 평신도 선교사로서 일과 선교를 병행하는 것은 몇 배의 헌신을 필요로 했다. 양국의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수시로 한국과 필리핀을 왕복해야 하는데다 부총장 직함에 어울리지 않는 오래된 중고차에 사역 중에 갚지 못한 빚도 남아있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필리핀 아이들에게 베풀 수 있는 마음을 끊임없이 주셨다. 그리고 학생들의 넘치는 사랑으로 다시 채워주셨다.

함 교수 부부는 학생교육과 지역 복음화에 이어 앞으로는 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는 도서관을 세우는 일과 현지인들에게 영농기술을 가르치는 섬김 사역을 위해 또 기도로 준비 중이다. 이미 부총장실 한편에는 필리핀으로 향할 책들이 그 사랑의 마음과 함께 한가득 꽂혀있다.

“은퇴 후에는 필리핀에 정착해 그 곳에서 뼈를 묻을 계획입니다. 그러려면 그동안 한국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부부의 돈과 시간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셨으니까요. 저희의 작은 사역이 자비량 평신도 선교사로서 유익한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생각나실 때마다 기도로 중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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