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순천중앙교회 협력 … “거룩한 순교신앙 계승”

▲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 동인 동신의 순교현장에 세워진 기념 표지판.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 동인, 동신의 순교지 표지판이 설치됐다.

한국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이사장:주명수 목사)과 순천중앙교회(임화식 목사)는 1월 29일 ‘청년순교자 동인 동신 순교지 표지판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두 형제의 동생인 손동희 권사 등 유족들과 교계 인사, 정관계 인사 등이 참석해 고인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순교지 표지판이 세워진 순천시 남내동 22-20번지는 본디 순천경찰서가 위치했던 곳으로, 각각 순천사범학교와 순천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손동인 손동신 형제가 여순반란사건이 한창이던 1948년 10월 19일 민애청 소속 좌익세력에 의해 살해당한 장소이다.

순천 교계는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기독교 순례지 투어를 실시하면서 두 사람의 순교사적을 발굴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으며, 수차례의 고증작업과 회의를 거쳐 순천시 및 중앙동상인회와 더불어 표지석 설치를 합의한 바 있다.

고증작업에는 손동희 권사 등 유족들을 비롯해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는 라재민 장로, 서울 동은교회 김양수 원로목사 등이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과 현장답사 등으로 참여했다.

순천시(시장:조충훈)에서도 수년 전부터 미국 남장로교 순천선교부가 활동하던 매산을 중심으로 기독교 순례코스를 조성하며 적극적인 개발 사업을 펼쳐왔으며, 이번 표지판 설치 또한 그 일환으로 추진됐다. 표지판은 두 형제의 시신이 발견된 구 시민다리 입구에도 설치됐다.

주명수 이사장은 “동인 동신의 순교 후 67년 세월이 지나 그들이 희생당한 자리에 기념표지판을 세우게 된 것을 기쁨으로 생각하며, 이 표지판이 후세들의 경천애국 정신 함양에 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제막식에 이어 순천중앙교회에서 진행된 기념세미나에는 주명준 전주대학교 명예교수와 차종순 전 호남신학대 총장이 강사로 나서 두 형제의 순교에 담긴 교회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주명준 교수는 “동인 동신 형제의 순교는 좌우익사상 갈등의 결과가 아니라, 기독교인과 무신론자인 공산분자들의 신앙을 중심으로 한 싸움의 결과”라면서 “두 사람이 흘린 순교의 피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자랑스러운 자양분이자 교회발전의 지주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남과 호남인의 순교신앙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강의한 차종순 목사는 “어려운 고난의 시기에 모든 것을 잃을지라도 그리스도를 잃을 수 없어서, 생사까지 내놓고 신앙의 굳건한 자세를 취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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