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대 사무총장(한국위기관리재단)

 
“IS대원 중에는 한국인도 있다.”

지난해 9월 이라크 북부에서 생포된 IS대원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증언이 적잖은 관심과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며칠 전 실제로 한국의 10대가 제 발로 찾아가 IS에 가담했다는 외신이 전해지면서 여론의 관심이 이 부분에 다시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이렇다. 문제의 김아무개(18세)군은 홍아무개씨와 함께 이스탄불을 경유해 시리아 접경도시 킬리스에 1월 9일 도착했다. 그리고 이튿날 오전 8시경 배낭 하나만 맨 채로 자신이 묵고 있던 메루투르호텔을 나섰다. 주변 CCTV 기록에 의하면 김 군은 호텔 맞은편 모스크 앞에서 수 분간 서성이다가, 남성 한 명을 만나 8시 30분께 시리아 번호판을 단 차량에 동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차량은 킬리스에서 동쪽으로 약 18km 떨어진 베시리에 마을의 시리아 난민촌 부근으로 이동했고, 두 사람은 이곳에서 하차했다. 이틀 뒤 동행자인 홍 씨가 한국대사관에 실종신고를 했고, 16일에는 김 군 부친이 대사관 직원 등과 현지에서 수소문했으나, 아무 성과도 없이 18일 귀국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IS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의 약어로,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과격파 무장테러 집단이다. 극단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데, 이들에게 있어 인권 존중이나 남녀평등은 타도할 악습이며, 따라서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며, 이교도들이나 어린이들을 노예로 삼는 것을 당연시 한다. 최근 이들의 근거지를 취재한 서방의 한 기자는 ‘종교청소가 이들의 최종목표’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최근 IS는 SNS를 통해서 자기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자들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집을 무료로 제공을 한다거나, 높은 급여를 준다거나, 일부다처제 운운하며 각국 젊은이들을 유혹하여, 지금까지 90여국에서 2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김 군의 IS 가담이 최종 확인된다면, 자발적으로 IS에 가담한 한국인의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사건이 국내에 미치게 될 파문은 대단히 심각하다. 그동안 우리가 상상치도 못했던 ‘한국인 IS대원’의 출현을 맞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적으로 큰 심리적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상징적인 이 사건 하나만으로도 ‘한국은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불안감이 점점 확산될 것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 또는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들 중에서 유사 추종자들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이런 식의 유혹들이 더 교묘하고 지능적으로 진행될 우려도 짙다.

이제는 이와 관련한 예방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이다. 먼저 해외의 ‘최신 위기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IS를 비롯해 알카에다, 보코하람 등 국가별, 지역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공개와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초기단계부터 이들 단체와의 접촉이 차단되어야 한다. 한국위기관리재단(www.kcms.or.kr)은 대륙별 최신 위기정보를 주기적으로 회원단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외국인테러전투원방지법 등에 근거하여 우리나라도 국회에서 계류된 바 있는 대테러관련법 제정을 서둘러서, 국가 안보와 사회불안을 조성하려는 불온한 세력들을 근원적으로 봉쇄하여야 한다. 출입국 관리와 등록 외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철저한 통계와 관리가 필요하며, 총기류와 불법 무기류 소지 파악 등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전 국민의 위기의식과 안전 경각심 고취를 통하여, 우리 스스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하는 의식전환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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