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관통한 작품은 주목받았다
시대정신 관통한 작품은 주목받았다
2014년 기독문화계 결산
  • 송상원 기자
  • 승인 2014.12.22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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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힐송 유나이티드 내한공연 모습, 성황을 이룬 아트미션 아트포럼 ‘박수근 회화 새로보기’, 서울국제도서전 기독교문화거리 풍경, 열창하는 커크 프랭클린.

 

‘이웃 아픔’ 담아낸 아트미션 활동 ‘호평’…다양성 무장, 영화계는 상승곡선
세월호 참사 여파로 공연계 ‘휘청’…해외 CCM 사역자 대형무대, 부진 메워



올해 기독문화계 성적표는 각 장르마다 큰 편차를 보였다. 영화와 미술은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공연과 출판은 하락세가 완연했다. CCM은 해외 유명사역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제자리 걸음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과 독자의 높아진 눈높이는 다양성과 작품성, 화제성 겸비 여부에 점수를 준다. 기독문화계도 마찬가지다. 연초부터 수준 높은 다양한 영화를 스크린에 올렸던 기독영화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불황속에서 화제의 신간을 선보이지 못했던 기독출판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아울러 대한민국을 뒤흔든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기독문화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대형 사고에 민감한 공연계가 가장 피해를 입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객들이 발길을 끊어 공연장 문을 닫거나, 준비했던 공연을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등 기독공연계의 상황은 참담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기독미술은 난관을 뚫고 나갔다. 시대의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한 기독미술인단체 아트미션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시대정신 녹인 기독미술, 내한공연뿐이었던 CCM
 

▲ 기독미술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 잡은 캘리그라피.

지난 11월, 연말 소품자선전에서 만난 아트미션 회장 조혜경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이웃의 아픔은 곧 우리의 아픔이다.” 이 한 문장으로 올해 아트미션의 활동을 표현할 수 있다. 그 시작은 아트포럼 ‘박수근 회화 새로보기’였다.

천재화가 박수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고향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아트포럼은 정원 220명을 넘겨 70여명이 대기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내용도 특별했다. 박수근 화백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낸 그의 하향성에 초점을 맞춰 호평을 받았다.

아트미션은 뒤이은 정기전 ‘측은지예-심(惻隱之藝-心)’과 연말 소품자선전 ‘생각하다 사랑’에서도 고통 받는 이웃들의 아픔을 달래는 작품을 내놓았다. 세월호 참사 등 유독 슬픈 일이 많았던 2014년, 아트미션은 기독미술의 중심에서 시대상을 반영하는 예술의 순기능을 또렷이 보여줬다.

서울미술관(회장:안병창)은 주목받는 갤러리로 손꼽혔다. 박수근 화백과 더불어 대표적인 기독교 화가인 김기창 화백의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했고, 현재 성탄기념 ‘오 홀리나잇’전을 진행 중이다. 서울미술관은 소장 중인 기독교작품이 적지 않다고 하니, 내년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또 다른 기독미술인단체 한국미술인선교회와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한국기독교서예협회의 활동은 예년 수준에 머문 가운데, 캘리그라피를 소재로 복음을 전파하는 한 단체가 급부상했다. 바로 청현재이캘리그라피문화선교회(대표:임동규)이다. 청현재이캘리그라피문화선교회는 4월 총신대에서 부활절 기념 ‘말씀 깃발전’을 열더니, 10월 종교개혁일 기념 ‘말씀 깃발전’을 전국 7개 신학대학에서 개최하는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신학교를 넘어 교회 및 교단이 말씀으로 하나 되는 접촉점을 만들겠다는 이 단체의 내일에 관심이 모아진다.

CCM은 다작을 했지만, 시선 모으기에 실패했다. 소니뮤직과 휫셔뮤직이 꾸준히 CCM음반을 발매했다. 하지만 화제가 된 음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클래식을 비롯해 재즈, 보사노바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여전히 마커스와 어노인팅 등의 예배실황 앨범이 강세를 보였다. 아울러 동방현주나 위드 등의 사례처럼 정규앨범보다는 디지털 싱글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음반의 부진을 만회한 것은 1년 내내 줄을 이은 해외 유명사역자들의 내한공연이었다. 6월 힐송 유나이티드를 시작으로 커크 프랭클린, 타미 워커, 이스라엘 휴튼, 아발론이 한국을 찾았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해외사역자들이 방한한 셈이다. 이들이 꾸민 대형무대는 기독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문화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꿔 말하면 기독청년들을 아우를 책임이 있는 국내 찬양사역자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휘청거린 기독출판과 기독공연

12월 현재 교보문고와 YES24을 종합한 기독교서적분야 상위 10위는 <긍정의 힘> <5가지 사랑의 언어> <내려놓음> <목적이 이끄는 삶> <왕의 재정> <평생감사> <메시지 신약> <그 청년 바보의사> <하나님의 대사> <순종>이다. 이 순위표가 기독출판의 1년을 그대로 보여준다. 올해 출판된 작품은 <왕의 재정> 하나에 불과하다. 아무리 스테디셀러가 인기라지만, 초판 출판 시점이 10년을 넘긴 작품들도 순위권에 있다는 것은 기독출판이 정체기를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올해 기독출판계의 키워드는 ‘리더십’와 ‘비전’이었다. 특이한 점은 이전에는 교회와 신앙생활 내에서 리더십과 비전을 이야기했다면, 요즘은 세상 속에서 기독교인의 역할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기독교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리더십과 비전에 대한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다. 리더십과 비전의 주류 경향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출판업계에 이슈로 떠오른 ‘도서정가제’는 상대적으로 할인율이 낮은 기독출판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수년간 순항했던 기독공연은 올해 암흑기를 거쳤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로 치명타를 입었다. 4월 이후 여름까지 관객 없는 극장이 대다수였고, 준비작들도 간판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 무대에 오른 작품을 살펴보면, <엔도슈사쿠의 침묵> <달빛연가> <천로역정> <아버지와 아들> <여리고의 봄> <게바> <메리골드> <평양마리아> <회심> 4개 작품을 선보인 <오병이어 페스티벌> 정도다.

새롭지도 다양하지도 않았다. 전반적으로 뚜렷하게 주목받은 작품도 별로 없었다. 한줄기 빛은 문화행동아트리의 1.1.1.프로젝트 <회심>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매년 전도에 최적화된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문화행동아트리는 올해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회심>에서 또 다시 보여준 숙련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은 몰입의 촉매제가 됐고, 복음으로 뭉친 강력한 메시지는 객석을 울렸다.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기독교공연이 생존할 수 있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아울러 <천로역정>과 <보석과 여인> 등 기독교작품이나 기독교가치관을 내포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린 북촌아트홀과, <게바>와 <오병이어 페스티벌>을 진행한 바라아트홀이 기독교공연의 버팀목으로 성장한 것도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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