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4000.’

최근 10년 사이에 아주 친근해진 숫자다. 14만 4000은 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숫자며, 근래 극성을 부리는 신천지가 강조하고 있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익숙해진 이유가 또 하나 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사이에 개신교 인구가 무려 14만 4000명이 감소했다는 통계를 지난 2006년도에 접한 바 있다. 통계청 발표 전후로 공교롭게 신천지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14만 4000명의 개신교 인구가 신천지로 간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까지 회자된 적이 있다.

감소원인과 대안을 찾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의 한국 교회 행적을 보면 터닝 포인트가 없다. 개신교 인구가 감소하기 이전, 그저 해오던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이 여전히 주류이다.

취재현장에서 중소형 교회들의 교세 감소 내지는 예산 미달 현상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40세를 넘긴 부목사들이 담임 목회지를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렵다. 그만큼 목회환경이 팍팍해진게다. 심각한 것은 젊은층의 복음화가 현격히 줄고 있다. 자연적 인구 감소의 파장이 본격적으로 미칠 경우, 교회의 미래는 결코 장밋빛일 수 없다.

물론 본질적 교회 모습 회복을 위해 지난 10년간 많은 노력의 흔적도 적지 않다. 또한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규모나 숫자에 있지 않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움직임도 있기에 절망만은 말할 수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일부가 아닌 보편적 터닝 포인트가 없다면 상실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흘러 내년 2015년이면 또다시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가 전면 시행된다. 어게인 마이너스 14만 4000이 될 것이냐? 통계 결과는 전적으로 지난 행적의 열매이자,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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