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A, 제13회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

“교인 빼가고 종 취급도” 공개비판 충격 … 한국교회 구조적 문제와 연관
자기중심적 사역 냉정한 반성 바탕 현지 리더십과 공조, 해결책 모색해야



결과 위주의 사역, 분열 가속화, 지역 쏠림 현상, 전문인 선교사 부족 등 한국 선교계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반성하고 해결책을 찾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회장:이영훈 목사ㆍ이하 KWMA)는 11월 27~28일 생명의 빛 예수마을에서 제13회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을 열고 선교 구조, 사역, 선교사 개인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한국 선교계의 폐단을 분석했다. 포럼에 참여한 130여 명의 선교단체 대표 및 리더십들은 발제와 그룹별 토론 등을 통해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열매 중심의 선교가 폐해 낳아

P국 연합장로교회에서 선교협력을 하던 코비 팜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이 이미 현지교회가 존재하고 있는 지역에 새로운 교회를 설립하고 기성교인들을 빼내가는 이른바 ‘양 도둑질’을 일삼고 있다”고 한 국제선교잡지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작년 모 선교지에서는 현지교회 목회자들이 ‘한국 선교사들은 돈으로 선교하면서 현지인 사역자를 종으로 취급한다’며 사역지를 떠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사태는 한국 선교계가 ‘한국교회의 성장주의’라는 구조적 문제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MVP선교회 본부장 한수아 선교사는 “한국 선교는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였는데, 이 시기는 한국교회의 성장주의가 번성했던 시절이었다”며 “이런 모습이 선교사에게 투사되어 선교 현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한 선교사는 “성장주의 선교방식은 선교에 조급증을 가져와 돈과 물질, 건물에 의존하게 하고, 학력 인플레이션까지 조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물량주의가 그대로 선교지까지 영향을 미쳐 눈에 보이는 건물 세우기, 옆 교회에서 성도 빼오기, 보다 선교가 쉬운 곳으로 파송하기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모습이 선교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교단의 분열, 개교회주의, 선교를 그저 목회의 부가적인 사역이라고 생각하는 취약한 선교담론구조 등도 한국 선교계의 문제로 꼽혔다. 말레이시아 Asia CMS 탄강산 박사는 “한국 선교는 너무 본국 중심으로 진행되어 ‘전투는 전선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전략과 전술을 후방의 지휘부 책상에서 짜는 것처럼’ 현지 상황에 민감하지 못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문화 강요하는 모습 반성 필요

사역과 선교사 개인의 측면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것 역시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와 연관이 있었다. 교회개척사역에만 집중하는 경향과 현지 사역자를 키우는 사역 미흡, 현지 상황에 맞춘 선교 사역 결여, 돈 중심 프로젝트 사역에 중점을 두어 중첩되는 사역에까지 뛰어드는 모습 등은 많은 선교사들이 공감하는 문제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현지 언어 습득에 소홀하다는 것과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은 냉정하게 반성할 점이었다. 통역사를 쓰거나 의사소통이 간신히 되는 시점에서 언어훈련을 그만두어 낮은 수준의 현지어를 사용하고, 자기중심적 사역으로 현지인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호중 선교사는 “이런 문제점들은 선교사들이 파송 받기 전 받아온 훈련과 관련된 문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이밖에도 한국의 문화적 특성으로 철저한 보고체계와 평가제도가 거의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막연한 낙관주의, 부정직함, 권위적 문화 등은 한국과 한국교회의 문제가 이곳에서 성장했던 선교사들 개인의 문제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KWMA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에서 MVP선교회 한수아 선교사가 한국 선교계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해결방안은 ‘현지인 중심’ 선교

선교사들은 3번에 걸친 그룹토의를 통해 한국 선교계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나눴다.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경청하는 자세와 논쟁을 대신하는 대화 등 자신을 내려놓고 현지인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하는 마음가짐이었다. 또한 분열과 불일치의 회개, 재정사용의 투명성, 선교지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해 철저하게 숙지할 수 있는 전생애(Life-long) 선교사 훈련 강화 등을 결의했다. 특히 선교훈련 당시 언어 습득과 나 중심의 세계관 극복, 자기평가법 강조 등 다방면에 걸친 철저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데에 마음을 같이 했다.

KWMF 대표회장 김종국 선교사는 “이제까지의 편협한 경쟁적 폐쇄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극히 한국적인 것을 지양하고 한국교회의 강점을 도구로 삼아 현지 리더십과 공조해야 한다”며 “동시에 미래의 인적자원을 위해 청년과 디아스포라 등 선교에 헌신할 수 있는 미래 자원들을 많이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은 각 선교단체의 지도자급이 뼈를 깎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과 선교현장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의미 깊은 자리가 됐다. 이제는 실천만 남았다. KWMA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는 “이번 포럼이 문제점만 발견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 대안을 직접 실천하게끔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한국 선교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KWMA가 적극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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