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하는 총신 한춘기 교수 … “지도자 품성 훈련에 힘쓸 터”

▲ 한춘기 교수는 정년퇴임 이후에도 후학 양성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총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이면서 부총장과 대학원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던 한춘기 교수가 11월 19일 총신대 종합관에서 정년퇴임예배를 드렸다. 1985년부터 총신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한 교수는 개혁신학에 입각한 기독교교육의 지평을 넓히는 데 한평생을 바쳤다. 안으로는 교단 교회교육의 기틀을 세워 교회지도자들의 소양을 배양시켰으며, 밖으로는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므로 연합운동에도 앞장섰다.

연구와 사역 모든 면에서 열심을 다했던 한 교수지만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좀 더 열심히 연구활동을 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행정을 할 교수는 행정 쪽에 전념케 하고, 연구 여건이 갖춰진 교수는 연구에 집중토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교수들이 학문적 연구를 소신있게 하고, 교단을 향해서 연구 성과를 토대로 발전적 제안을 과감히 할 수 있도록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한 교수가 볼 때 신학적 입장에서 교회 용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정리를 해야 할 부분이 교단 내에 적지 않다. 예를 들어서 교단은 암묵적으로 전천년설을 지지하지만 최근 해외의 개혁주의 신학교에서는 무천년설도 허용한다. 교수들이 천년설에 대해서 변화하는 세계교회의 의견을 종합해서 제시하고 교단은 교수들의 의견을 학문적 관점이라는 전제로 받아들여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유익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교회 용어도 마찬가지다. 기도 말미에 “기도드립니다”를 쓰는 경우와 “기도드렸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혼용되는 현재 상황이다. 한 교수는 이러한 용어도 시대에 따라 정리가 필요한데 이처럼 각 분야에서 총신대 교수들과 교단의 협력이 활발하다면 교단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사실 한 교수는 학문적 소신을 널리 알리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1997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토종 주일학교 공과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새공과> 구축 작업을 했다. 진보적 기독교학자들이 주축이었던 한국기독교교육학회에 참여해서 제19대 회장을 지냈고 이후 보수교단의 기독교학자들이 학회에 영입되는 물꼬를 텄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복음주의 기독교교육학회를 만들고 초대회장으로 일했다. <교회교육, 그 이론과 실제>(총신대출판부, 2002)를 비롯, <교회교육코칭>(예장총회 출판부, 2014)까지 저술 작업도 끊임없이 해냈다.

한 교수는 최근 학교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하지만 학교에 좋은 리더십이 펼치지면 교단 산하 교회들이 힘있게 지원하게 될 것이라면서 낙관했다. “학교가 교육부의 구조조정 압력에 대비해서 다양한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때 교단 산하 교회들이 기쁘게 학교에 후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수업 시간은 줄어들지만 한 교수는 내년 학기에도 여전히 강의를 할 계획이다. 특히 신입생들에게 확고한 개혁주의적 교육이론을 심어주기 위해 기독교교육학 개론을 가르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록 전임의 위치에서는 떠나지만 1975년 신대원에 입학한 이래 40년을 머물렀던 학교입니다. 평생토록 후배와 제자들의 교육에 힘쓰며 기도할 것입니다.”

더불어 한 교수는 그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교회교육연구소를 통해서 목회자들과 교회지도자들의 인성을 함양시키는 사역에 힘쓰고 저술활동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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