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측 시도 무산…최종보고서에 동성애 논의 누락

동성애자를 포용하려고 했던 가톨릭교회 진보파의 개혁 시도가 보수파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19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10월 19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진행된 세계주교대의원회(Synod)가 폐회했다. 이날 발표된 최종 보고서에는 13일 발표됐던 중간 보고서의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결혼하지 않은 (혼전동거) 커플은 물론, 이들의 아이들도 환대해야 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또한 “이혼자와 재혼자도 영성체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도 더불어 삭제됐다. 특히 바티칸 세계주교대의원회에서는 최종 보고서 투표를 앞두고 중간 보고서의 “동성애자들도 교회 공동체에 기여할 은사와 자질이 있다”는 문구를 “동성애 성향이 있는 남성과 여성을 존중하는 태도로 환대해야 한다”고 완화된 구절로 대체해 최종 보고서를 채택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도 찬성 118표 반대 62표로 ⅔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찬성표가 반대표의 두 배 가까이 많이 나온 것 자체가 가톨릭교회의 개혁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교황청 대변인 토머스 로시카 신부는 “동성애와 이혼에 대한 구절이 완전히 거부되지 않았다”며 “세계주교대의원회에서 가톨릭교회에서 금기시 해오던 동성애, 이혼 등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논의에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반대표 중 일부는 ‘완화된’ 문구 자체에 반대하는 진보적인 주교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삭제된 문구를 포함한 보고서의 모든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최종보고서의 문구별 표결 결과를 이례적으로 대중에 공개했다.

시노드 최종 보고서는 각 교구로 전달돼 의견 수렴절차를 거친 뒤 내년 10월 시노드에서 다시 최종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어서 가톨릭 내에서 동성애에 대한 논의는 계속 폭넓게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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