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합동’ 주요 이슈…미묘한 입장 변화 ‘눈길’


한국 교회 주요 교단들의 총회를 전망하는 두 번째 시간. 교단 합동 이슈로 뜨거운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합신 백석 총회 분위기를 살펴본다. 현재 예장고신과 합신은 예장대신과 교단교류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교단 통합’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백석 교단 역시 대신과 교단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그래서 9월 15일 개회한 예장대신 총회에 각 교단의 눈길이 쏠려 있다. 대신 총회는 임원선거를 거쳐 17일부터 교단통합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예장고신]
‘3개 교단 교류추진위’ 구성안 상정 관심
여성안수·여성지도자 제도 마련도 논의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장 주준태 목사)은 9월 23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교회, 이 땅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제64회 총회를 개최한다.

고신은 이번 총회에 예장합신, 예장대신과 3개교단교류추진위 구성안을 상정해, 향후 3개 교단의 통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 안이 통과되면 3개 교단은 동일하게 총회장, 부총회장 2명, 직전 총회장, 서기, 사무총장 등으로 위원 7명으로 교류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교단 교류와 통합의 세부사항을 논의하게 된다.

또 그동안 계속 통합 논의를 진행했던 예장합신 교단과 △부교역자 상호청빙 △신대원 학점 교류 △장로회 수련회 및 목사부부 수련회 공동 개최 등 교류를 강화하는 안건이 청원됐다.

또한 고신은 이번 총회에서 여성안수 및 교회 여성지도자를 위한 제도 마련에 대한 질의가 신학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부산노회는 총회에 ‘여성안수에 대한 질의’를 하고, 타교단에서 여성안수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안수가 가능한 제도로 변경하거나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미래정책연구위원회도 ‘교회 여성지도자(신대원 출신의)들을 위한 총회차원의 제도 마련의 건’에서 신대원 출신 여성 지도자들에게 강도사에 준하는 명칭을 줄 것과 선교현지에서 사역하는 여선교사들이 현지 교인에게 세례 집례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을 요청했다. 고신 교단의 여성 목회자 안수 헌의안은 향후 보수주의 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담임목사직 자녀 승계 금지 △총회지도자 유관기관 6촌 이내 취업 제한 등 교단의 윤리 개선을 위한 안건들이 상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담임목사 세습방지법에 대해 총회 신학위원회가 ‘총회적 차원에서 개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해 이번 총회에서 담임목사직 자녀 승계가 전격 금지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작년 예장고신 제63회 총회에서 총대들이 예장합신 교단과 합동 헌의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예장 고신을 비롯해 합신 백석 대신 등 장로교단들은 최근 교단합동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예장합신]
교단 합동보다 정체성 수호에 무게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총회장:이주형 목사)은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부천시 오정성화교회에서 제99회 총회를 개최한다.

예장합신 총회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이슈는 지난 3년간 총회 때마다 논의됐던 예장고신과의 교단 합동 추진 안건이다. 하지만 양상이 180도 달라졌다. 이번에는 고신과 교단 합동 추진을 중지하자는 헌의안이 올라온 상태다. 합신과 고신은 정치적 문화적 차이가 크고, 합동 과정에서 교단 정체성을 상실할 위험이 많다는 이유다.

총대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교단 정체성 수호에 무게를 두고 있어 표 결로 가면 고신과의 교단 합동 추진이 중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신과의 합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총대들이 ‘교단 합동 연구 1년 연장’이라는 중재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총대들은 예장합신 총회치리협력위원회에서 상정한 ‘합신 고신 대신 3개 교단 하나됨을 위한 교류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미온적이다.

임시목사 제도 폐지 여부도 관심을 끄는 안건이다. 현재 예장합신 소속 교회는 담임목사 청빙 시 먼저 임시목사를 청빙하고, 임시목사로 2년의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공동의회를 통해 위임목사가 될 수 있는 구조이다. 하지만 담임목사 청빙 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어, 임시목사 폐지를 요청하는 안건이 상정된 상태다. 이와 함께 4년 1회 연임으로 하는 총무 임기 변경과 노회지역 조정, 총회 교육부 승격 상설, 목회자 70세 정년 준수 등도 관심을 모으는 헌의안이다.

총회장은 현 부총회장 우종휴 목사(황상교회)가 무난히 선출될 것으로 보이고, 그 외 임원은 무후보 무기명 선거 전통에 따라 총회 현장에서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예장백석]
대신과 교단 합동 목회자들 지지여론 높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장:장종현 목사)은 9월 22일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믿음으로 연합하여 전진하는 총회’라는 주제로 제37회 총회를 연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주목되는 이슈는 예장대신과의 통합 문제이다. 9월 2일 실행위원회에서 대신 교단과 통합 추진을 결의한 백석총회는 그간 통합의 걸림돌이 돼 온 여성목사 안수와 교단 명칭 등 민감한 사안들은 예장대신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 교단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15일 열리는 예장대신 총회가 백석과의 통합을 결의하고 노회 수의를 거쳐 2/3 찬성을 얻게 되면 일사천리로 통합총회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특히 예장대신은 목회 현장에서 백석과의 통합을 지지하는 여론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대신 총회의 결정이 더욱 주목된다.

또 수원노회가 헌법정치조례 제3편 권징조례 제1장 권징과 책벌에 ‘성범죄자, 동성연애자, 이혼자’를 제명 대상에 포함시키는 개정안과 시행세칙 제54조 목사 후보생 3항에 ‘전도사 고시 합격 후 이혼자, 동성연애자, 성범죄자는 목회자가 될 수 없다’고 새 조항 삽입을 청원해 눈길을 끈다. 그 밖에 종교인과세 결의문 채택과 종교평화법 제정 반대 결의, 선거법 개정, 여성 목사 자격 제한 해제, 총회윤리강령 현실화와 윤리위원회 지위 강화 등도 관심을 모은다.


[기장]
총회본부 이전건 눈길…세월호참사 해결 진력

“세월호 참사, 끝까지 붙들겠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박동일 목사)는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하나님과 세상 앞에 참회하는 교회’라는 주제로 제99회 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기장 총회의 주제는 세월호 참사를 바탕에 두고 있다. 기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 가장 적극적으로 구호활동을 진행한 교단이다. 또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나서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동조단식에 동참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매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유가족 위로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한 총회기간 내 드리는 수요연합예배 시간에 세월호 유가족을 초청해서 위로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헌의안 중에는 기장 총회본부 이전 안건이 눈에 띈다. 수유동에 위치한 기장 총회본부는 접근성이 안 좋아 지방에서 방문하는 목회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아울러 교계와 연합과 소통을 위해서도 총회본부를 이전하자는 안건이 상정됐다. 기장 실행위원회는 이미 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으로 총회본부 이전을 결정했고, 총회에서 인준하면 곧바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향린동산 매각 문제 마무리, 비전2015운동본부에 이은 개척자립선교센터 설치, 100회 총회를 앞두고 제7문서 작성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통일 일꾼을 양성하는 평화통일 아카데미 개최 등의 미래지향적인 안건도 이번 총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총회장은 현 부총회장 황용대 목사(성삼교회)가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부옥 목사(양무리교회)와 정대성 목사(당항교회)가 경합을 벌이는 목사부총회장 선거는 안개 속 혼전양상이다. 다만 정대성 목사가 황용대 목사와 같은 영남지역 노회 소속이라는 점에서 서울동노회 소속 최부옥 목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이미영 기자 chop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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