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임시총회에서 이영훈 목사가 만장일치 박수로 20대 대표회장에 선출됐다. 이영훈 목사는 대표회장에 당선된 후 받은 꽃다발을 홍재철 목사에게 전달하며, 홍 목사를 전임자로 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재철 목사 신앙노선 지지 … 진행 사업 모두 계승” 밝혀
 이단해제 문제엔 애매한 답변 … “저력 믿어보자” 기대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0대 대표회장으로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선출됐다. 투표도 없이 만장일치 박수로 대표회장이 됐다. 단독으로 후보 등록을 한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에 선출된 것은 예견된 일이다. 교계의 관심은 대표회장 당선 이후 이영훈 목사의 행보에 쏠려 있다.

‘한기총 20대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의 행보는 8월 28일 열린 ‘홍재철 대표회장 이영훈 대표회장 후보 기자회견’에서 처음 드러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영훈 목사는 “한기총의 보수신앙 전통을 지켜온 홍재철 목사의 신앙노선을 적극 지지하고, 지금까지 한기총이 진행했던 모든 것을 수용하고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지만 “WCC 내의 잘못된 신학사상을 반대”하고, “교회협을 중심으로 한국가톨릭과 구성한 신앙과직제협의회도 보수신앙의 본질훼손을 우려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기총이 한쪽으로 이단을 해제하면서, 다른쪽으로 WCC와 교회협의 신앙을 비판한 그 논리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이영훈 목사는 다락방 류광수와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등 한기총이 이단해제한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영훈 목사는 “20대 대표회장에 취임한 후 어떤 사안이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모든 것을 처리하겠다. 모든 것을 임원회와 실행위 총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몇 차례 이단해제 관련 질문이 나왔지만, 이 목사는 애매하고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한기총과 분열한 한국교회연합에 대해서는 “집 나간 사람이 돌아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한교연을 이탈한 조직으로 생각하고 “복귀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

한교연 역시 자신을 이탈조직으로 규정한 이영훈 목사의 발언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위원장:황인찬 목사)는 9월 1일 홍재철 대표회장의 신앙노선을 따르겠다는 발언에 우려를 표하고, “이영훈 목사의 신학사상과 신앙노선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영훈 목사는 시작부터 신뢰를 잃었다.

한기총 파행의 결정타가 된 이단해제 문제에 미온적이고, 교회 연합의 신뢰성까지 잃어버린 이영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의 행보는 첫걸음부터 꼬인 모양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홍재철 목사가 장악하고 있는 한기총 조직에 입성하려면, 일단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기총 관계자는 “이영훈 목사는 누가 뭐래도 조용기 목사님의 뒤를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이끌고 있다. 그 힘과 저력을 무시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영훈 목사가 저력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한기총을 장악한 홍재철 목사도 그냥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홍재철 목사는 신임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9월 2일 사임하지 않고 “9월 16일 대표회장 이·취임을 열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총회를 열어 신임대표회장을 선출했는데, 당분간 자신이 대표회장을 하겠다는 말이다.

교계는 “홍재철 목사가 한기총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재철 대표회장이 한기총 재단이사장으로 취임해서 장기집권을 모색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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