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계산교회 청년1부 간사와 리더들이 토요일 저녁시간에 모여 성경공부에 몰입하고 있다.

신앙 선배 땀을 보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지속적이고 체계적 훈련과정 거친 청년리더 간사로 임명, 멘토 역할
후배 신앙성장 위해 기꺼이 시간·재능 투자하는 건강한 전통 세워가


그렁그렁하던 눈망울에서 결국 한 방울의 눈물이 툭하고 떨어졌다.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나왔다.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울먹이는 얼굴도 보였다.

인천 계산교회(김태일 목사) 청년 1부 예배를 앞두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열리는 간사모임 분위기는 오늘 조금 무거웠다. 청년1부를 지도하는 김주원 목사의 표정에는 한 편 난감해 하면서도, 한 편 안도하는 복잡 미묘한 기색이 엿보였다.

오늘 간사 모임에서는 기도와 돌봄이 필요한 지체들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다.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직장 근무여건이 바뀌어 주일을 지키기 어려워진 동료의 안타까운 사연까지 많은 기도제목들이 등장했다.

시작부터 조금씩 숙연해지던 분위기는 마침내 한 간사의 차례에서 절정에 올랐다. 아무리 다독이고 권면해도, 밤새도록 이야기를 들어주며 정성을 기울여도 흔들리는 신앙을 다잡지 못하는 후배에 대한 안쓰러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안타까움이 울음으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많은 지체들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하지만 간사님들의 아픈 마음이 바로 우리를 향한 주님의 마음과 닮아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사명을 감당하는 간사님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김주원 목사는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젊은 간사들을 격려한다. 지금 흘리는 그들의 진심어린 눈물이, 밤잠 설치며 지체들을 위해 애쓴 시간들이 헛되이 땅에 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계산교회 청년1부는 고등학교 졸업 후 23세까지의 젊은이들이 소속된 그룹이다. 대부분이 대학생이지만, 일찌감치 취업의 길을 택한 직장인들의 비율도 낮지 않다. 성인의 길에 막 들어선 이들에게는 신앙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멘토 역할을 해줄 대상이 절실히 필요하다. 간사들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청년1부에 몸담은 지 3, 4년차가 되는 지체들 중에서 리더들이 세워지고, 다시 그 리더들 중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고 헌신의 결단을 한 멤버들이 간사로 임명된다. 이들은 나이가 차도 청년2부나 3부로 올라가는 대신 청년1부에 계속 남아 각자에게 주어진 사역을 수행한다.

 
▲ 후배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청년1부 리더들.
스스로도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 등 인생의 중요한 고비를 넘어가야 할 처지임에도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후배들을 섬기기 위해 쏟아 붇는 것이다. 주일 전체는 물론이고, 토요일 오후나 평일시간마저 바쳐서 후배들이 몸담은 캠퍼스와 일터까지 찾아다니며 심방과 일대일 공부를 수행한다.

그래보았자 자신이 돌보는 지체들보다 불과 몇 걸음 앞서갔을 뿐인 젊은 간사들이 이처럼 전임사역자 못지않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일차적으로는 유년주일학교 시절부터 탄탄하게 키워온 신앙적 바탕이 큰 몫을 한다.

더불어 청년부에 발을 들인 시점에서부터 맹렬하게 진행되는 훈련과정이 이들을 흔하고 평범한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잘 무장된 신앙의 전사로서 위용을 갖추도록 변신시킨다. 청년1부의 훈련커리큘럼은 신입생들에 대한 5주 과정의 새싹양육으로 시작된다.

새싹양육후에는 1단계의 일대일 양육과정이 진행되며, 이후로도 32주 과정의 제자훈련(DTS) 26주 과정의 사역훈련(MTS) 8주 집중과정의 소그룹리더십훈련(LTS)이 이어진다. 현재 청년1부에서 동역하는 16명의 간사들과 37명의 리더들도 이 과정을 마쳤거나, 거쳐 가는 중이다.

이처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통해서 계산교회는 오랜 세월 수많은 청년 리더들을 길러냈고, 지금도 젊은 제자의 산실로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청년부실을 비롯해 교육관 선교관 카페 등 곳곳에서 각개전투처럼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일대일 공부 모습은 일대 장관이다. 또래들이 진로준비나 연애에 몰두할 시간에, 과감히 믿음의 길을 선택한 이들의 결단이 하나님 앞에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심각한 분위기의 간사모임이 있던 그날 오후, 청년1부의 예배가 다시 소예배실에서 열린다. 기도회와 함께 눈물과 수심을 걷어낸 리더들이 후배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미소 띤 얼굴로 안부를 묻고, 함께 수다도 떤다. 그렇게 다시 시작이다.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시작, 한 뼘은 더 자란 새로운 시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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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사역 큰그림 그린다
‘개척교회 섬김’ 등 8개 팀 활발히 가동


 
▲ 개척교회섬김팀 멤버들이 우리사랑교회 주일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예배하는 모습.
주일 아침 9시, 청년1부 최선 간사의 발걸음이 바쁘게 향하는 곳은 계산교회가 아니다. 교회당에서 불과 500미터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는 곳에 자리 잡은 우리사랑교회가 최 간사의 목적지이다.

우리사랑교회 주일학교는 계산교회 청년1부가 섬기는 여러 사역지 중 하나다. 최선 간사를 비롯한 개척교회 섬김팀은 지난해 3월부터 우리사랑교회 주일학교에 파견되어, 교회 개척자인 양동균 목사 부부와 함께 동역해오고 있다.

섬김팀의 사역은 주일학교 모임시간에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예배하고, 장년예배가 진행되는 동안은 아이들과 어울려 놀아주는 것이 사실상 전부이다. 하지만 인력이 넉넉할 리 없는 개척교회 입장에서는 이들이 거들어주는 손길, 아니 예배의 자리에 나타나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반갑다.

“사실 우리 교회 주일학교에도 젊은 인력들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교회에 청년들을 파송하여 섬기도록 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죠. 하지만 우리의 사명은 궁극적으로 하나님나라 확장에 있으며, 주변의 작은 교회들을 돌보며 협력하는 것도 함께 감당해야할 책임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우리사랑교회 지원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1부 부장을 맡고 있는 장평익 집사의 설명처럼 계산교회 청년들은 복음을 위한 더욱 큰 그림을 보고 있으며, 이미 그 속에 뛰어들어 탐험을 벌이는 중이다. 이는 김태일 목사가 계산교회를 통해 펼쳐온 목회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청년1부는 훌륭한 교육시스템과 함께, 역동적인 사역팀들도 갖추고 있다. 찬양과 절기행사로 섬기는 와플찬양팀, 예배 율동과 각종 행사를 리드하는 점프워십팀, 토요일 노방전도 모임을 주관하는 비전팀, 운동을 통한 친목도모와 관계전도 사역을 담당하는 농구동아리팀 등 여덟 개의 사역팀이 현재 활동하는 중이다.

청년1부 임원회는 이들 팀과 힘을 합쳐 캠퍼스 사역을 비롯한 지역사회 봉사와 전도, 국내외 단기선교, 고3 수험생 지원 등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한다. 캠퍼스 사역은 특히 같은 관내인 계양구에 소재한 경인여대와 경연교대에 집중하여, 신입생 및 기숙사생 전도 등의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중이며 학원선교단체와의 연계사역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후배 격인 고3 후배들을 위해 학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영적으로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수험생사역은 교우들로부터, ‘이삭줍기’라는 이름으로 펼치는 교회당 인근의 꽁초제거, 계산시장 청소 등의 봉사활동은 이웃들로부터 대단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원회 회장인 윤여정씨는 “배운 말씀들을 삶으로 옮기기 위해 더욱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이 청년1부의 모습”이라면서 “이를 통해 더욱 생동감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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