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이피플양문교회가 세워진 지역은 교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 부족이 함께 사는 곳으로, 현지인 사역자를 세워 섬기도록 했다.
필리핀 민다나오에 … 남전도회 앞장, 헌신 빛나
“개척사역은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밑거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움켜쥠이 아니라 비움이다. 더 많이 가질 수 있지만 의지를 드려 나누고 베푸는 것이 제자도다. 교인 수 3000여 명 되는 대형교회답게 보기 좋은 교회당을 새로 지을 수도, 한적한 곳에 번듯한 수양관을 지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양문교회(이영신 목사)의 선택은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44년 역사 동안 국내외에 50개 넘는 지교회를 개척하고, 형편이 어려운 지교회들을 찾아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하고, 근처 소년원을 찾아 수련회를 열어주고, 장애인부서를 만들어 사랑을 쏟았다. 대형버스가 있긴 하지만 교인들의 예배 참석을 위해 운행하는 일은 없다. 될 수 있으면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 출석하라는 생각에서다. 지교회를 개척할 때도 할 수 있으면 그 교회를 섬기라고 교인들에게 권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양문교회의 걸음에는 이영신 목사의 겸손한 목회철학이 지표가 됐다.

“우리 교회가 더 커야겠다는 마음은 없어요. 다만 더 건강한 교회가 돼서 해오던 사역들을 더 확대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특별히 지교회 개척은 양문교회를 더 건강히 세워가는 밑거름이었다. 양문교회는 초대 원우연 목사가 담임하던 1979년부터 시작해 2대 서공섭 목사, 2004년 부임한 이영신 목사 때에 이르기까지 총 55개 지교회를 개척했다. 1년에 한 곳 이상 지교회를 개척한 셈이다. 개척한 지역도 논산, 부산, 울릉도 등 전국 각지는 물론 미국, 이집트, 태국, 러시아, 남아공 등에도 지교회를 세웠다.

양문교회는 지난 8월 10일에는 필리핀 민다나오 제너럴산토스에 56호 지교회인 트라이피플양문교회를 세웠다. 이영신 목사가 부임한 후 일곱 번째 지교회이자, 양문교회가 해외에 개척한 여덟 번째 지교회다.

 
▲ 이영신 목사가 10일 필리핀 트라이피플양문교회 헌당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양문교회는 매년 해외 단기선교를 확대해 올해는 필리핀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단기선교를 실시했다.
이번 지교회 개척은 3남전도회가 앞장서 진행한 사역이라 의미가 더 컸다. 지난해 3남전도회 회장이었던 이유경 장로는 양문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해외선교에 더 헌신하고픈 마음에 전도회 회원들과 함께 자체 모금에 들어갔다. 이 장로가 앞장서 거금을 내놨고, 다른 회원들도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해 총 5000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그 돈을 해외 지교회 개척헌금으로 교회에 전달했다. 한 기관이 중심이 돼 지교회 건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3남전도회의 헌신에 교회도 힘을 보탰다. 교회당 건축비와 별도로 매달 현지인 목회자 생활비를 지원키로 하고, 이영신 목사를 비롯해 교인들은 선교헌금에 동참했다. 교회당 건축에 앞서 8월 5일부터 14일까지 단기선교를 하기도 했다. 단기선교팀은 현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구호활동, 마을 잔치 등의 사역을 진행했다. 이 목사는 “교인들이 선교를 위해서라면 언제나 넘치도록 헌금에 동참했다”며 “세상 곳곳에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가는데 온 교인들이 한 마음이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와 양문교회는 100개 교회 개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겠다는 각오도 소중하지만, 더 값진 것은 적어도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양문교회의 정신이 변치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건강한 교회를 향한 비움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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