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제98회 총회 수요예배에서 대학생 MK들이 특송을 하고 있다. MK에 대한 지원은 선교영역 확장과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대물림되는 ‘빈 주머니’
고개 숙이는 ‘MK의 꿈’

부모 사역비 걱정에 홀로 떠안게 되는 학비·생활비 고민
재정문제 교회 불신으로 연결… ‘MK기금’ 조성 적극 나서야

재정문제는 선교사들이 항상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다. 오로지 파송교회의 후원으로만 사역비와 생활비, 교육비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후원이 끊어지거나 밀리기라도 하면 당장 하루의 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이런 재정문제가 MK들에게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선교지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할 때도 가정의 재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MK들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독립하는 순간 재정문제를 온전히 홀로 떠안아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돈 문제 따라다녀
동남아시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MK A군은 최근 아르바이트를 위해 한국에 귀국했다. 오는 11월부터 현지 대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군의 부모님은 A군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대학에서의 학비와 생활비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A군은 어린 시절 재정적 어려움으로 학교 갈 차비가 없어 걸어가거나, 냉장고가 텅 비어 있는 등 가정의 아픔을 자주 경험했던 터라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A군은 “학비가 한국보다 싸기는 하지만 현지에서는 큰돈이기 때문에 현지 아르바이트로는 학비를 벌수가 없다”며 “방학 기간 짬을 내어 한국에 왔어도 왕복 비행기 삯과 만19세 이하 아르바이트 금지법 등으로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A군의 형도 미술에 특출한 재능을 인정받아 미국 유명 대학교의 반액 장학생으로 뽑혔지만, 그마저도 감당할 형편이 안 돼 진학을 포기했던 사례가 있어 마음 한 편이 무겁다.

미국에서 2년 동안 대학을 다녔던 MK B양도 자퇴를 결심했다. 더 이상 등록비를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원하는 전공을 위해 노력한 끝에 가고 싶던 대학에 진학했지만 형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도 B양은 “한국 대학교 편입, 혹은 다른 장학제도 등을 알아보고 학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가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재정문제는 한국교회 불신으로 이어져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MK들이 실질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가장 큰 재정문제는 대학 진학이다. 특출한 재능으로 세계 유수의 대학에 합격하는 MK들이 부지기수지만, 정작 재정문제로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거나 학비가 있어도 생활비에 대한 걱정으로 힘든 시간을 겪는다.

또 이것이 부모님이나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재정의 어려움은 파송교회의 후원이 불규칙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인데다, 많은 선교사들이 생활비나 교육비를 따로 구분해 놓기보다 사역비가 모자랄 때마다 이를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아 MK들이 ‘부모님의 선교사역으로 가정이 힘들다’는 인식을 갖기가 쉽기 때문이다.

GMS 소속으로 30세 이하 MK는 2100여 명, 이 중 매년 50여 명이 새롭게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GMS가 새내기들에게 격려 차원으로 지원금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몇 년간 GMS에서 벌어진 불미스런 일들로 개교회의 후원이 줄어들면서, MK들을 위한 후원까지도 급격히 감소했다. 최근 개최한 MK수련회만 하더라도 기존에 편성된 예산 외에 1500만원의 후원이 더 필요한데, 수련회 시작 직전까지도 다 채워지지 않아 담당자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MK 관심 훈풍 부나
다행히 작년 총회에서 수요예배를 선교의 밤으로 드리면서 헌금을 MK를 위해 사용하거나, 올해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GMS 자녀위원장)와 양정교회(박재신 목사) 등 개교회가 후원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GMS 이사회 임원회에서도 임원 후보 발전기금의 일부를 MK 기금으로 사용하고, 장학위원회를 구성해 MK를 위한 사역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해 한국교회가 MK들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선교사들이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만큼 그 자녀들에 대한 책임은 한국교회에 있기 때문이다.

GMS 전문사역국장 민병윤 목사는 “선교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가 자녀 문제인 것을 볼 때 MK에 대한 투자는 곧 선교사들을 위한 지원이 된다”며 “MK들이 특별히 받은 달란트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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