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신앙/ 세브란스어린이병원장 김동수 장로] (3)교회 흥미 잃다
[나의 삶 나의 신앙/ 세브란스어린이병원장 김동수 장로] (3)교회 흥미 잃다
  • 김동수 장로
  • 승인 2014.07.22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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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장례 후 “교회 못 나간다” 통보받아


중학교 시절, 아버지가 갑자기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장례를 치른 후 어머니는 나를 불렀다.

“얘야, 할 말이 있다. 한 집안에서 두 신을 섬기면 신끼리 부딪히기 때문에 우환이 끓는단다. 우리 집에서 너만 예수를 믿기 때문에 너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러니까 너 이제부터 교회 못 나간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어머니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부모님이 소금가마를 끌고 물에 들어가라고 해도 들어가야 된다고 교육받았었다. 그것이 진정한 효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마 지금이라면 현명하게 대처했을 것이다.

‘어머니, 제가 믿는 예수님하고 맨날 굿이나 하고 고사나 지내고, 대나 내리던 아버지가 믿는 신하고 부딪혔어요. 그러면 센 신이 이기지 않겠어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무속 신을 믿은 아버지는 생명을 채였으니, 제가 믿는 신을 믿는 게 맞지 않나요?’

하지만 그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나는 교회에 나갈 수 없었다. 그런데 그 후로 나에게 병이 생겼다. 나는 밤새 뒤척이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간신히 잠이 들었다 싶으면 끊임없이 악몽에 시달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을 깊게 자지 못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졸음이 쏟아졌다. 그리고 계속되는 수면부족으로 두통이 시작되었다. 머리가 욱신욱신 쑤시기 시작하는데, 웬만한 진통제 한두 알로는 끄떡도 없었다. 잠을 못 자니 입맛도 없었다. 매번 밥을 거르면서 속도 많이 상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나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을 잘 먹기도 했지만, 코가 삐뚤어질 때까지 술을 마시고 나면 잠을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술을 좋아하는 것만큼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했다. 술에 취할 때면 숟가락으로 환타병을 두드리고 긁으며 ‘엽전 열닷냥’이나 ‘춘향아 울지 마라’를 부르곤 했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잠이 들 수 있는 것도 잠시뿐이었다. 여전히 나는 불면증과 두통, 속쓰림에 시달려야 했다. 인턴이 되고, 레지던트가 되면서 처방을 할 수 있게 되자 그때부터 수면제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면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한 알을 먹고, 잠이 오지 않으면 두 알을 먹고, 나중에는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마신 후 수면제를 먹었다. 그래도 나는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남들처럼 결혼을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감사한 것이, 이런 저런 상황 속에서도 난 언제나 기회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다닌 숭실중학교도 미션스쿨이었고, 배재고등학교도 미션스쿨이었고, 연세대학교도 미션스쿨이었다. 그리고 나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딸과 결혼하였다. 하지만 나는 번번이 그런 기회를 빨리 붙잡지 못했다.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교회에서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교회 가는 것이 재미있지가 않았다. 그때 나는 레지던트 3년 차 말이었는데, 일요일이면 오전 중에 병원에서 환자들을 다 돌아보아야 했다. 하지만 서두르기만 한다면 충분히 11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여기저기 빈둥거리다 예배가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교회에 갔다. 교회에 도착하면 예배 마지막 순서로 모두들 일어나서 찬송을 부르고 있었다. 그러면 나는 은근슬쩍 사람들 뒤로 합세해, 합창단 실력을 발휘하며 큰소리로 찬송을 부르곤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사님이 ‘지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며 축도하시면, 그 축도를 받고 교회를 나오는 것이었다.

▲ 김동수 장로는 1998년 베트남 단기선교를 시작으로 매년 해외 어려운 지역을 찾아 의술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2010년 아이티 긴급의료구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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