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회 생태계 복원을 위한 움직임 활발하다.

공동체 가치관 혁명적 변화, 생태계 복원 주도

의도적 작은교회운동·자발적 분립·신학적 고찰 등 의미있는 흐름 활발
규모 집착하던 개교회주의서 탈피, 건강한 동반성장 큰 그림 그려간다


과도한 목회자 공급, 교회의 대형화, 성장주의, 개교회주의, 지나친 교회중심의 제도화와 사역, 공동체성 상실, 가나안 성도 급증 등은 한국교회를 공존공생의 생태계가 아니라 약육강식의 구도로 변질시킨 요인들이다. 결국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가치의 변질과 ‘교회론’의 부재에 따른 현상들이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공존의 생태계 복원을 위한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의도적 작은 교회운동’ ‘자발적 교회분립’ ‘교회 생태계에 대한 신학적 고찰’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수평이동이 아닌 목적지향적 하향이동, 교회간 사역 및 공간의 역할분담 등도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교회 생태계 복원 노력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와 교회에 대한 ‘가치관’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교회가 공존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나라와 교회는 ‘규모’ ‘힘’ ‘크기’ ‘영향력’에 있지 않고, 가치관에 대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편집자 주>

의도적 작은교회 운동

교회가 규모에 가치를 두기 시작하면 공동체성은 자연스레 사라진다. 성도가 많아지고, 공간과 사역이 커지면 효율성을 꾀하기 위해 조직과 시스템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유기체로서 교회의 공동체 의식은 희박해진다. 교회의 건강성, 지역교회로서 존재감 역시 약화된다. 따라서 성장과 규모에 가치를 두는 교회는 크기와 상관없이 공동체로서 존재하기 힘들어진다.

이러한 반성으로 의도적인 작은교회 운동을 실천하는 교회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교회가 ‘동네작은교회(김종일 목사)’다.

2007년도에 개척한 동네작은교회는 이름처럼 작은 교회를 지향한다. 교회가 건강성을 유지하고, 공동체가 영적으로 투명성을 갖기 위해서는 작은 교회 ‘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네작은교회는 지금까지 3차례 분립을 실시했다. 총 4개 교회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작은 교회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의도적 작은 교회 가치관 확산을 위해 김종일 목사는 올해 초 ‘숲’이라는 4개월 과정의 교회개척학교를 개설했다. 내교회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개교회주의적 사고를 벗어나서 한국교회 전체를 보며 개척할 교회를 디자인하는 통합적 관점에서 개척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 자발적 교회분립은 개교회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한국교회 전체의 공존을 추구하는 사역이다. 안산동산교회에서 분립한 은혜의동산교회가 올해 1월 행복한동산교회를 분립개척하며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자발적 교회분립

‘하나의 큰교회보다 여러 개의 작고 건강한 교회가 한국교회 전체를 살린다.’ 이것이 자발적 교회분립의 목적이며, 성장의 한계에서 교회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전체 교회가 동반성장하는 핵심이다.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는 ‘큰숲’이라는 분립운동으로 한국교회에 공존의 길을 연 대표적인 교회다. 교회가 필요한 곳을 찾아 교회를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그 주변 작은 교회들까지 도와 건강한 지역교회들과 함께 상생하는 것이 큰숲운동의 목표다. 지금까지 7개 교회를 분립개척했으며, 연말에 또 하나의 분립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2004년 안산동산교회로부터 가장 먼저 분립한 은혜의동산교회 이규현 목사는 “한국교회 전체의 수위를 올리면 작은 여러 개의 배들이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다”며 분립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4개의 교회를 분립개척한 성남성산교회 현상민 목사도 “큰 교회에서 겉돌던 성도들이 작은 교회에서 일꾼으로 쓰임 받는 것을 볼 때 결국 한국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작은 교회들에 있다”고 말했다.

아예 모교회를 해체하고 4개의 교회로 분립한 높은뜻연합교회, 모교회에 후임 목사를 세우고 담임목사가 분립해서 나온 향상교회와 은혜샘물교회, 정관에서 성도가 250명이 넘으면 분립한다는 목표를 세운 예인교회 등 각각의 모델은 다르지만, ‘내 교회 먼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먼저’라는 진리를 깨닫고 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거룩한 움직임이다.

교회 생태계에 대한 신학고찰

한국교회의 건강성 회복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복음주의권의 신학적 연구와 논의도 2000년대 중반 이후 활발해졌다.

2005년 출범한 청어람과 바른교회아카데미, 2003년 총신대학교 신학과 김광열 교수가 만든 총체적복음사역연구소가 대표적이다. 이들 연구단체들과 함께 건강한 교회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실제적 조직들도 속속 조직됐다. 개혁교회네트워크(현 건강한작은교회연합)와 교회2.0목회자운동 등 네트워크 조직들 역시 건강한 교회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정기적인 토론과 교육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 연구단체와 네트워크들이 교회 생태계 복원을 위해 제시하는 주제로는 ‘의도적 작은교회 운동’, ‘교회 분립’,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 등이 대표적이다. 단체들은 작은교회의 순기능으로 △관계지향적 교회 설립 △참된 목회 가능 △제자화 △미래 대안 등을 들고 있다. 교회2.0목회자운동은 ‘건강한 작은교회’를 주제로 목회자·신학생 수련회를 개최해 작은교회 운동의 확장을 꾀하기도 했다.

작은교회와 큰교회의 건강한 연합을 이루는 노력도 진행됐다. 건강한작은교회연합은 정기 심포지엄을 통해 △건강한 교회 △작은 교회 △분립을 지향하는 교회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교회 △연대의 가치를 구현하는 연합이라는 신선한 5개 가치를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총체적복음사역연구소는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목적으로 ‘하나되고 성숙한 교회 세우기 연합’이라는 산하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작은교회와 큰교회 간 네트위크를 형성해 건강하게 상생하자는 생각이다.
이밖에 독서를 기반으로 한 ‘기독교 지식 생태계’를 만들자는 제안도 주목할 만하다. 좋은 필자가 소통과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읽기 쉬운 책을 만들고, 출판사가 적극적으로 유통에 나서자는 제안이다. <다시 프로테스탄트>라는 책을 쓴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는 “개신교 생태계가 지적으로 충분하게 준비돼 있지 않으면 교회나 사회를 위한 어떤 대안도 만들어낼 수 없다”며 “지적 역량을 축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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