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신앙/ ‘거리의 목회자’ 김도진 목사] (7)노숙인 삶을 변화시키다
[나의 삶 나의 신앙/ ‘거리의 목회자’ 김도진 목사] (7)노숙인 삶을 변화시키다
  • 김도진 목사
  • 승인 2014.05.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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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목사

 
IMF 사태, 오히려 교회 문 활짝 열어


청량리 588 한복판에서 늘 깡패들의 위협과 협박에 시달렸지만 가나안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사역을 키워갔다. 마치 두 수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이, 가나안교회는 부흥과 환난이 맞물려 이어졌다. 그러나 항상 나누어 주어야 하는 노숙인 사역은 모든 것이 부족했다. 교회로 밥을 먹으러 몰려오는 사람들의 숫자는 예측할 수 없었다.

당시 가나안교회는 노숙인에게 밥을 줄 여력도 없어 수제비를 끓여냈다. 시장에서 다듬고 버린 시래기를 넣고 끓인 수제비로 나도 노숙인들도 주린 배를 채웠다. 시시때때로 몰려와 밥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내쫓을 수 없어 끓고 있는 수제비에 물을 한 바가지 더 부어가며 배식을 하곤 했다. 너무 배가 고픈 사람들이라 그렇게 한 그릇만 먹어도 살 것 같았던지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수많은 실직자가 발생했다. 우리도 먹고 살 것이 없는 고통 속에 있었지만, 한순간에 직장을 잃고 노숙인으로 전락한 그들의 고통을 그저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IMF사태로 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지만, 가나안교회는 오히려 문을 더 활짝 열었다. 청량리 역을 중심으로 현수막을 일곱 개나 내걸었다. 갈 곳이 없는 사람은 가나안 교회로 들어오라는 안내 현수막이었다.

현수막을 설치한 그날 예배당은 거리의 노숙인들로 꽉 찼다. 교회 식구들의 걱정이 태산 같았다. 더 이상 들어올 틈도 없는데 어떻게 하냐며 나를 찾아와 걱정을 하는 성도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더 이상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예배당이 가득 차면, 그 순간 더 이상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었다. 예배당의 의자와 모든 공간은 그들의 잠자리가 됐다. 예배당에서 재울 수 있는 최대인원은 187명이었다.

노숙인들은 실직의 아픔과 사회와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상처와 고통이 너무 컸다. 이들에게 배고픈 것보다 더 급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나는 이들과 함께 매일 새벽과 저녁마다 예배를 드렸다. 1년 365일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많은 사람들을 변화의 기적으로 이끌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들은 상처와 배신감으로 인한 복수를 버리고,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일을 해서 집에 돈이라도 보내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청량리 거리 청소는 유일한 일자리였고 즐거움이었다.

청량리 588 일대는 아침이 되면 사창가를 찾아 온 손님과 아가씨들이 버린 담배꽁초로 거리가 완전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쓰레기로 온통 더러워진 거리를 우리 성도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쓸고 청소를 했다. 청량리 지역을 청소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일상이 되었다.

▲ 가나안교회 예배당은 늘 몰려오는 노숙인들로 가득 찼다. 가나안교회는 노숙인들의 식당이자, 숙소였다. 이렇게 노숙인들을 섬기면서 김도진 목사는 복음으로 그들을 변화시켰다.

가나안교회는 임대한 건물이었다. 한 달에 650만원이라는 거액의 월세를 내고 있다. 성도들이 일을 해서 내는 십일조와 헌금을 가지고 월세를 충당해 가고 있다. 성도들은 서울시의 공원과 장애인시설, 공공근로 일자리, 특별자활, 노인 일자리 등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성도들이 일하러 가는 곳마다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니, 현장에서 대부분 반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돈을 함부로 쓰거나 낭비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저축을 한다. 또 상처와 배신에서 벗어나 가족과 화해를 한 사람들은 저축하며 모아 두었던 돈을 가족에게 보내기도 한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저축의날이 되면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가나안교회에서 저축왕을 배출하고 있다.

가나안교회의 사역은 특수하다. 거리 노숙인들은 대부분 알콜중독과 정신적인 문제를 같이 가지고 있다. 환경 요인으로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 대부분 부채를 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나안교회는 한 사람의 성도가 들어오게 되면 알콜 문제와 빚 문제, 질병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주어야 한다. 한 사람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 한 사람을 위해서 동분서주하면서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간호사까지 두고 환자를 진료과목에 맞추어 진료하고, 주민등록 말소자의 신분을 다시 살려주고, 빚 문제는 100% 다 해결을 해주고 있다. 최고 17억 원의 부채를 해결 받은 사람도 있다. 현재까지 12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용회복 해택을 받아 다시 힘을 얻어 재기했다.

얼마 전 노숙인 자활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빌라 4채를 위탁받았다. 한 끼 밥 먹는 것까지도 기적이 아니면 어려울 정도로 가난하게 시작한 목회가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교회 부설 기관으로 샬롬의 집, 사랑의 집, 소망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서계동, 용두동, 안암동에 총 19채의 빌라를 마련해서 자활의 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구립어린이집, 파주 노인자활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파주 노인자활의 집은 노인들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 자활을 돕기 위해 최근에 세운 시설이다.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섬기며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서 농장을 만들어서 운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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