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마다 기도로 새 이정표’ 영적 전통 이어간다

‘교단 화합과 내실’에 최우선…한국교회에 영적 도전 던지는 역사적 기도회로 기대


제5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교회, 회복을 넘어 미래로’라는 주제 아래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역사적인 개회를 했다. 이번 기도회는 교단의 화합을 도모하고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내실 있는 집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단 산하 목회자와 장로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단과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 50회라는 뜻 깊은 순간을 맞았다. 그러나 여느 때보다 적은 2000여 명의 목사장로들이 대명비발디파크에 모였다. 제97회 총회 현장에서 있었던 혼란의 여파가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장로들은 기도회를 통해 그동안 쌓였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정준모 전 총회장은 전례를 깨고 개회예배 설교를 김동권 증경총회장에게 맡겼으며 비상대책위원회는 조직 해산으로 화답하며 기도하는 교단으로서의 면모를 세우려고 상호 노력했다.

▲ 목사장로기도회는 교단과 교회의 비전을 제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3년 목사장로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교단 화합을 확인하는 기도회

그 여파를 이어 총회는 지난해 9월 수원과학대학교에서 열린 제98회 총회를 통해 교단 정상화의 기틀을 세웠다. 모 교회 성도들의 난입과 총회 중직자 인사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1년여 간 이어졌던 혼란상황을 감안한다면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총회 파회 후 교단은 사실상 정상화의 길을 걸어왔으며 회기의 후반부를 향하는 길목에서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주최 측은 이번 기도회에 5000~7000여 명이 등록할 것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만큼 교단이 안정화의 길에 들어서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단뿐 아니라 밖에서도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를 통해 예장합동교단이 단합하고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강력한 영적인 도전을 던져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준비위원회(위원장:김영남 목사)는 이같은 정서를 감안해서 ‘화합’을 중요시하면서 순서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배 설교 및 순서와 트랙강의 강사 및 진행자들의 면면을 보면 지역과 노회 등을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신·구세대가 함께 강단에 올라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교단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연령적 고려를 했다.

이번 목사장로기도회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트랙강의다. 22개의 트랙강의는 교회, 회복, 미래라는 세 트랙별로 각각 7~8개씩의 강연이 진행된다. 트랙강의 역시 학교, 지역, 연령, 남녀를 고루 배려해 마련했으며 신학 정체성을 확인하는 강의부터 한국교회 현안에 대해 교단이 어떻게 참여해야 할 지를 제시하는 실제적인 내용까지 다양하게 준비됐다. 또 첫날 개회예배 후에 진행된 문화행사에는 샌드아트 공연,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 등이 나서 목사장로들에게 감동과 기도제목을 던져줬다.


준비·운영위 협력 시너지

이처럼 이번 목사장로기도회가 화합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지향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준비위원회(위원장:김영남 목사)와 운영위원회(위원장:정병갑 목사)라는 이원화 체제로 준비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안명환 총회장은 기도회의 내용을 알차게 준비하고자 소장 목회자들로 하여금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요청했으며 목회자들은 교단을 위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화답했다. 13명의 운영위원들은 3월부터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이번 목사장로기도회의 핵심인 트랙강의, 문화행사, 주요 순서들의 틀을 짜고 신선한 인물들을 강사로 추천했다. 이들의 제안은 준비위원회와 연석회의를 통해 상당히 변화되기는 했지만 세련된 문화공연과 트랙강의 등의 형태로 남아서 준비팀의 2원화 체제가 앞으로도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는 확신을 남겼다. 지난 5월 8일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마지막 회의에서 목회자들은 “아쉬움도 많지만 향후에도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서 목사장로기도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바람을 강하게 표명했다.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주지하다시피 9월 총회와 더불어 교단의 최대 행사 가운데 하나다. 또 순수 기도집회이며 영적인 성회로, 타 교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교단의 대표적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교단은 1964년 제48회 총회 임원회(총회장:이수현 목사)에서 교단이 하나 되는 길은 기도 밖에 없다는 충정으로 목사장로기도회 개최를 결의했다. 기도회 초창기에는 매일 두세 시간씩 통성으로 기도했으며 하루를 금식하기도 했다. 1970년대 들어 기도회 날짜가 기존의 3월에서 5월로 옮겨지고 참석자도 수천여명으로 급증하면서 한때 목사장로기도회는 9월 총회의 선거 판도를 가늠하는 기능을 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또 교단이 비대해지면서 기도회의 각종 순서에 안배해야 할 인물들도 많아지게 됐고 그 때문에 기도에 순수하게 전념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장로기도회는 교단의 고비 때마다 정체성을 재확인시키고 교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 역할을 해왔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2000년도에 열린 제37회 기도회는 새 천년에도 삼위일체 하나님의 인도로 살아가겠다는 선언문을 채택하므로 보수교단의 면모를 재확인시켰다. 2006년 제43회 기도회는 새가족과의 합동 이후 구개혁교단의 상징인 광주중앙교회에서 열려 서로 하나됨을 확인했다. 2007년의 평양대부흥100주년기념 기도회와 2012년 총회설립100주년전국목사장로대회에서는 개혁주의 신학에 대한 수많은 강의를 진행했고,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반대 성명을 채택하므로 교단의 신학적 색깔을 대내외에 확실히 알리기도 했다.


한국교회에 영적 도전 던져야

이러한 오랜 역사의 연장선에서 개회된 이번 제51회 목사장로기도회는 멀리는 기도회의 탄생 목적이며 전통인 ‘순수 기도회’로서의 성격을 견고히 하고, 가깝게는 교단의 당면과제인 화합증진과 신학적 정체성을 견고히 하는 역사적인 기도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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