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부활절연합예배 … “철저한 회개로 회복해야”

 

▲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부활절연합예배에는 1만여 명의 성도가 운집했다. 김장환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2014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합심기도와 한국교회에 드리는 호소문 낭독으로 시작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대표회장:박종덕 사관)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한영훈 목사) 주최로 4월 20일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상임대표대회장 장종현 목사는 호소문을 통해, “수백 명의 실종자와 가족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장 목사는 또 “부활절연합예배를 통해 모은 헌금을 세월호 피해자 돕기에 사용하고, 사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배 참석자들은 양병희 목사(영안교회) 인도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특별기도 시간을 갖고, 가족들이 위로받고 다시는 이런 국가적 재난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통성 기도했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눅 18:13)를 주제로 마련됐으며, 한국교회가 희망의 상징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먼저 철저한 회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배는 세월호를 위한 특별기도와 박근혜 대통령 축사 대독 등 식전 행사에 이어, 한국교회와 소외된 이들을 위한 기도, 남북공동기도문 낭독, 설교, 성찬식, 부활절 선언문 발표 등의 순서로 진행했다. 설교자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는 ”기독교 역사상 놀라운 사건은 예수님의 탄생, 죽음, 부활이며 부활은 앞의 두 가지 중요한 일을 완성으로 이끄는 것“이라면서 ”부활과 영생의 소망을 가지고 부활을 증거하면서 살자“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예배에서 드린 헌금을 장애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생계 지원, 북한 어린이 돕기, 동자동 쪽방촌 협동조합 후원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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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에 초점 … 사회적 책임 강조
인원동원은 성공적 … 예배 집중도 떨어져 아쉬움

올해 서울 부활절연합예배는 1만여 명의 인원을 동원했고, 40여 개의 교단들을 참여시켰다는 측면에서 인원동원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주제도 ‘회개’에 맞춰 그동안 교회성장을 감사하는데 치중했던 모습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부활신앙은 개인의 죄 용서와 영혼구원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교회가 감당하는데 까지 유기적으로 미쳐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세월호 참사가 아니더라도 이번 예배는 회개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지향하려 했고, 헌금도 각계의 소외된 현장에 보내져 주제에 걸맞았다. 그러나 예장합동, 예장고신, 예장합신, 기하성 등이 불참한 것은 오점으로 남게 됐다. 예장합동이나 고신은 교회협과 한교연이 세계교회협의회(WCC)에 적극 참여했던 것을 문제 삼아 일찌감치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예장합신은 최근 한교연 총회 때 대표회장 후보를 냈다는 점에서 의외다. 관계자에 따르면 합신은 이번 부활절연합예배에 찬양대를 세우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목사)가 참여한 것에 항의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신은 윤석전 목사의 신학이 문제가 있다는 교단적 결정을 한 바 있었다. 한기총과 교회협 양쪽에 적을 두고 있는 기하성도 같은 날 교단 자체적으로 연합예배를 드렸다.

그동안 경원시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홍재철 목사)를 부활절연합예배에 초청한 것도 연합보다 인원동원을 우선시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별도의 예배를 드리기로 선언했으나 한기총이 예장합동의 탈퇴 이후 급격히 약해져 독자적인 집회를 하기가 어려워졌고, 연합예배 대표대회장 장 모 목사가 향후 연합운동에 주요한 역할을 하려는 의도 등이 배경이었다는 평가다.

또 전통적으로 교회협이 주도가 된 부활절 예전은 전국교회가 동일한 순서 및 설교문과 기도문을 낭독하는 것을 연합예배의 중요한 척도로 여겨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서인 설교에서 김장환 목사는 설교문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준비한 별도의 설교내용을 전달했다. 교회협 관계자는 김 목사를 설교자로 세울 때 이견이 있었고 대안으로 설교문을 충실히 따른다는 조건이었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야외극장에서 예배를 진행하다보니 집중도가 떨어지고 예배 도중에 이석하는 성도들이 적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고려해서 행사 순서 축소 등도 논의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행사적 성공에 무게 중심이 기울어진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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