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어려운 현지인 보며 감사 배웠다”

소강석 목사 비롯 전폭적 지원으로 생애 첫 해외여행 목회자·사모 큰 위로와 도전

농어촌교역자 부부들은 모처럼 행복했다. 총회 농어촌부(부장:소강석 목사)가 마련한 2014 총회 농어촌교역자 부부 수양회에 참석한 이들은 적어도 수양회 기간만큼은 교단의 주인공임에 틀림없었다.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은 한 목소리로 “너무나 좋았다. 농어촌부와 교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저렴한 가격으로 참석의 기회를 넓혀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산저교회 정봉구 목사는 “참가비가 1인당 10만원이었다. 그 이상이라면 포기했을 텐데 참가비 부담이 적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번 수양회는 15번 진행됐던 역대 행사 가운데 가장 낮은 비용의 참가비를 책정했다. 농어촌부장 소강석 목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또 강사로 참여한 목회자들과 교회에서도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과거 행사보다 2배나 많은 인원인 200여명이 수양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참석한 목회자 부부들은 상당수가 해외여행을 처음 해본 사람들이었다. 특히 사모들의 경우가 더욱 그러했다.

▲ 농어촌교역자 부부 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이 첫날 저녁예배에서 소강석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교역자 부부들은 3박 5일 동안 필리핀 현지를 관광하면서 쉼과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
도제교회 박옥란 사모는 “외국 여행은 처음이다”면서 “수양회 내내 모든 대접이 기대했던 것보다 풍부해 놀랐다”고 말했다. 다른 사모들도 “생전 처음 해외에 나오니 이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너무 들뜬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목회자와 사모들은 예배와 특강 등을 통해 도전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농어촌 목회자를 하나님이 기억하시니 힘을 내라”는 설교 내용 뿐만 아니라, 강사 목회자들이 준비한 말씀의 깊이를 느끼면서 위로와 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충남의 한 교회 목회자는 “강해 설교 내용을 들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면서 “농어촌 목회자이기 때문에 자료가 부족하다면서 핑계하지 말고 나도 저 목사님처럼 철저히 말씀을 준비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고백했다.

이번 수양회의 설교들은 전반적으로 내실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말씀을 충분히 연구한 강해설교를 했으며, 농어촌 교회 사역을 했던 경험과 성공담을 전달해 공감을 샀다. 또 참석자들은 관광 및 답사를 통해 현지인들의 생활을 눈으로 목도하면서 위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로 목회자는 “나는 수양회에 참석하기 전에 내가 힘든 생활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적은 임금과 강도 높은 노동 환경 가운데서 그나마 일거리가 적은 것을 걱정하며 비지땀을 흘리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부끄러웠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권포중앙교회 진우관 목사도 “농촌 사역 20년간 너무나 괴로웠던 때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필리핀 오지를 돌아보면서 나의 목회현장에 감사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수양회 기간 중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목회자와 사모들은 “비록 나의 현실은 힘들지만 그래도 소망을 가지고 죽는 날까지 목회현장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눈에 띄게 줄어가는 농어촌 인구, 더딘 것처럼 느껴지는 총회 차원의 정책 마련, 일부 도시교회의 개교회주의 경향 속에서 농어촌교회가 한 순간에 기적처럼 자립하는 일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수양회는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에게 불가능을 넘어 다시한번 하나님을 의지하겠다는 소망을 심어준 것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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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강석 목사

“거룩한 부담감 다시 느꼈다”

평생 섬겨야 할 농어촌교회 전폭적 지원 시급

농어촌부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이번 수양회 기간 내내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끊이지 않고 받았다. 모두들 새에덴교회가 통 큰 후원을 해서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해외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참석 목회자 부부들이 전한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소 목사의 답변은 의외였다.

“사실 저는 해외에서 행사를 하기보다 국내에서 수양회를 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더 풍부한 것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모님들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인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제가 편협했었다고 반성했습니다.”

소 목사는 “수양회를 준비하면서 농어촌교회를 평생 섬기고 도와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면서 “한 분 이라도 더 모시고 가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소 목사는 “20여명 가량이 추가로 신청했으나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이분들을 위해 다음 기회에 수양회에 참석하실 수 있도록 후원하거나 자활세미나를 열어서라도 도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소강석 목사는 젊은 시절 농어촌교회에서 사역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농어촌교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몇 년 전에는 교회 자체로 농어촌교역자 해외 수양회를 참가비를 받지 않고 베푼 적도 있었고, 400여 군데 이상의 미자립교회들을 지금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수양회에서도 소 목사는 집회 시간마다 빠지지 않고 가장 앞자리에 앉아 강사들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참석한 목회자 부부에게 감동을 준 것은 물론이었다.

또 농어촌목회의 부흥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 소 목사는 “농어촌교회가 살아나려면 재정 지원과 더불어 할 수 있다는 의식과 부흥의 전략을 심어드려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어느 한 가지만 충족되어서는 안 되고 재정, 사명감 회복, 전략의 체득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소 목사는 “총회 차원에서 농어촌교회 실태 조사를 하고, 노회가 최저생계비 지원을 조속히 해야 한다”면서 “농어촌부장을 그만 두더라도 농어촌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농어촌부 임역원들과 좋은 강의를 해주신 목회자들, 그리고 총회전도국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돌리고 싶다”면서 “이분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이번 수양회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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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해외선교지이기도 하지만 말씀에 누구보다 갈급한 것이 농어촌교회 교역자 부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수양회. 참여도가 높았고 열기도 뜨거워, 집회 전에 미리 와서 기도로 준비하는 목회자들이 적지 않아.

▲‘고목나무’라는 히트곡으로 유명했던 가수 출신 장욱조 목사가 새에덴교회 김문기 장로와 함께 특송을 해서 눈길. 장욱조 목사는 하늘 높은 줄 몰랐던 인기가 순식간에 떨어진 뒤 힘든 날을 보내다가 신앙을 갖게 됐으며 12년간의 공부 끝에 주의 종이 됐다고 간증.

▲새에덴교회 장로들의 열심은 수양회 내내 남달랐는데 이 가운데 김원규 장로는 운영하던 약국 문을 닫고 수양회 지원차 참석. 각종 상비약을 준비하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대기하는 모습을 보여 참석자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줘.

▲놀랍게도 해외여행 자체가 처음이라는 참석자들이 적지 않아. 특히 사모들의 경우는 남편 목회자들이 성지순례나 노회 행사로 해외를 가더라도 자녀를 돌보기 위해 여행을 포기했었다고 고백.

▲부부 수양회지만 혼자 온 목회자들도 10여명 가량 돼. 한 목회자는 막내가 3살배기여서 아이를 맡아줄 사람을 찾았으나 도저히 구할 수 없었다고. 사모를 생각해서 포기하려고 했지만 위약금이 여행경비보다 더 나오는 상황이어서 혼자라도 다녀오라고 오히려 위로해주었다고 고백.

▲ 농어촌 교역자들이 강의 내용을 구호로 제창하고 있다
▲마침 수양회 둘째 날이 만우절이어서 이런 저런 장난기 넘치는 문자와 소식들이 오가면서, 목회자들의 긴장을 풀어줘. 특히 둘째 날 새벽예배에서 소강석 목사는 추가 광고할 것이 있다면서 “고국에 남북한 간 상호 포격으로 전쟁이 났다”고 말해 좌중이 파안대소.

▲예배 때마다 사회를 본 서기 김정배 목사의 재치도 소강석 목사 못지않아. 김 목사는 광고시간마다 미리 준비한 명언을 들려주고 강의 내용을 요약해 구호를 제창하도록 이끌어 활력을 제공.

▲사모들은 어떤 것이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에 “밥 안하는 것”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답해. 남편 목회자를 돕기 위해 다른 목회자나 성도들을 섬기는데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그렇게 말할까 하는 생각에 왠지 마음이 짠해져.

▲참석자들은 굳이 수양회에서 개선할 점을 말하라면 참석자들간 교제와 사역 나눔의 시간이 충분히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요청. 또 좀 피곤하더라도 더 많은 곳을 구경하도록 해주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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