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성과 커지면서 현지 요청 쇄도 … 인식 제고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중국에서 사역하는 A선교사는 현지에서 함께 사역할 제빵사와 바리스타를 모집하러 얼마 전 한국에 들어왔다. A선교사는 중국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빵과 커피를 팔고, 수익금으로 현지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캐나다 선교사들이 이곳의 빵을 북한 고아에게 전달하고 있어 북한을 위한 일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 이제는 선교현장에서 ‘무늬만’이 아닌 ‘진짜’ 전문인 선교사들을 요청하고 있다. 위장을 위한 전문인 선교를 뛰어넘어 선교지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전문인 선교사들을 키우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작년에 열린 의료선교대회의 모습.
A선교사는 “지금은 현지인들과 사역을 하고 있지만 비전을 공유한 한국인들과 함께 팀사역을 통해 중국과 북한을 위한 일을 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한 달에 빵 5000개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제빵사와 바리스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전문인 선교사들로 중국의 기독교인들을 훈련시켜, 이들을 다시 해외 선교지의 전문인 사역자로 파송하는 꿈을 꾸고 있다.

중동선교회(본부장:홍계현 목사)는 1970~1980년대 중동 현지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던 이들을 찾고 있다. 현재 또 다시 중동에 건설 붐이 불고 있어 이슬람 1세대라 할 수 있는 건설 노동자들의 경험과 선교전략이 지금의 중동선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한 일이다.

홍계현 본부장은 “지금 사우디아라비아는 한인예배를 허용했고 요르단에는 신학교를 세울 수 있는 등 중동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면서 “현재 중동에 나가 삶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건설 노동자들에게 1세대 선배들이 기도 및 멘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인 선교사의 영향력 변화

선교 현장에서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요청이 높아지고 있다. 이전에도 전문인 선교가 각광받아 오긴 했지만 지금 요구되는 전문인 선교사의 위치는 조금 달라졌다. 그동안은 선교사가 들어가기 어려운 지역의 비자를 얻기 위해 위장으로 비즈니스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진정한 ‘비즈니스 맨’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정부의 경우에는 선교사가 비자에 맞지 않는 사역을 하거나, 이익이 전혀 없는 유령회사로 활동하는 등의 사례가 적발되면 바로 추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때문에 보다 선교 현지에 도움이 되고 이윤이나 복지 등 뚜렷한 결과가 있는 비즈니스 사역이 필요해졌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 선교계의 위축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교회가 꾸준히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증가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선교연구원(원장:문상철 목사)은 그 원인을 한국교회의 교세가 약해지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선교비를 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고 이와 관련해 전문인 선교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상철 원장은 “한국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 선교사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선교를 개척하고, 자비량 선교사나 텐트메이커 선교사 등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전문인 선교사 인식 제고 있어야

전문인 선교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인식전환이 가장 큰 숙제다. 목사가 비즈니스 선교를 하는 경우에는 ‘목사가 무슨 장사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평신도 선교사인 경우에는 선교사 그룹에 끼워주지 조차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회에서도 비즈니스 선교를 쉽게 보거나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동남아시아에서 비즈니스 선교사를 하는 B선교사는 “전문인 선교사들은 사업과 선교사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더 힘들고 발 빠르게 뛰고 있다”며 “그런데 한국교회 혹은 같은 선교사끼리도 전문인 선교사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 맥이 빠질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특히 목사 선교사가가 대다수인 합동 교단은 유난히 전통적인 방식으로만 선교가 진행되고 있어 더 넓고 높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더불어 더 이상 유령회사와 같은 비즈니스 선교를 진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제는 선교사들이 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전문성까지도 키운 뒤에 선교지로 나가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정확한 복음을 전하기가 어려운 이때에 영성과 전문성까지 동시에 갖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전통적인 선교사들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교육 및 헌신이 요구되고 있다.

GMS 선교총무 김호동 목사는 “전반적으로 선교 헌신자들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문인 선교사도 발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교회는 물론 선교사들 자신도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GMS도 GBN(Global Business Network) 활성화 등 전문인 선교사 양성과 네트워크를 위한 사역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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