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2014년, 신학이 꿈꾸는 목회

 
2013년 한국 신학계를 정리하고, 2014년 한국교회를 위한 신학자들의 고민과 대안을 들어보는 연속기획 ‘2013년의 신학과 2014년을 위한 신학’을 진행하고 있다. 1~2회 기획은 2013년 한국 신학계의 중요한 주제 8가지를 선정하고, 2013년 한 해 신학계의 활동과 논쟁이 됐던 주제들을 살펴봤다. 3~4회는 2014년 한국교회를 향한 신학자들의 바람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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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①] 본문에 충실한 바른 선교 회복해야

순수하게 전하고 충실하게 해석하자

성경 말씀 의미 잘 드러내는 설교에 깊은 은혜 담겨


김창훈 교수(총신대학교)

몇 해 전에 어떤 설교자가 “설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것은 은혜로운 설교와 은혜롭지 못한 설교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은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은혜로운 설교란 청중에게 감동을 주어서 청중이 모이도록 하는 설교를 의미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은혜로운 설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른 설교’이다. 바른 설교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설교이다. 또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설교는 본문의 의미를 왜곡하지 않는 본문에 충실한 설교이다. 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것은 하나님께서 설교자를 ‘말씀의 청지기’로 부르셨기 때문이다(고전 4:1~4). 말씀의 청지기로서 설교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은 더하거나 뺌으로 말씀을 혼잡스럽게 하지 않고(고후 2:17, 4:2), 말씀의 의미를 잘 드러내는 본문에 충실한 설교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본문에 충실한 능력 있는 바른 설교를 할 수 있는가?

먼저 본문에 충실한 바른 설교를 위해서 설교자는 끊임없이 성경을 연구해야 한다. 사실 한국 교회의 목회 상황은 본문에 충실한 바른 설교를 하기에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왜냐하면,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 외에 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른 설교를 위해서는 초대 교회의 사도들과 같이 설교 준비에 목회 사역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며(행 6:4),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변하여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군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15. ‘힘쓰라’는 ‘열정적으로 또는 고통을 각오하고 수고하라’ 또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라’라는 의미이다)는 사도 바울의 권면에 순복해야 한다.

다음으로 본문에 충실한 바른 설교를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고 또한 성경의 권위에 철저하게 무릎을 꿇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20세기의 ‘강해 설교의 왕’(prince of expositors)이라고도 평가를 받는 캠벨 몰간(Campbell Morgen)은 한 때 성경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자 본문에 충실한 강해 설교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한다. 설교자에게는 무엇보다도 몰간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성경에 대한 강력한 부딪힘과 절대적인 확신이 필요하다. 만약 설교자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하나님의 말씀은 유일무이한 영원한 진리로서 오류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경험한다면 본문에 충실한 바른 설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 번째로 설교자로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야고보 사도는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많이 선생 되지 말라”(약 3:1)고 경고하였다. 이 말씀은 교회에서 가르치는 자의 직분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지 분명히 보여준다. 설교자가 주님의 심판대에서 섰을 때 주님으로부터 잘했다고 칭찬 받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본문에 충실한 바른 설교’일 것이다. 칼빈은 임종 시 “나는 설교할 때나 책과 주석을 집필할 때나 하나님의 말씀을 순수하게 전하고, 거룩한 성경을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매진해 왔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설교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설 때를 생각하면서 두렵고 떨림으로 최선을 다해 바르고 온전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본문에 충실한 바른 설교를 통해 한국 교회가 새로운 도약을 경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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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②] 역사가 교회에 준 선물 신앙교육서, 박물관 화석인가?

교리교육 목적과 효용성 여전히 유효

신앙의 본질 회복한 교회공동체 건강한 토대될 것


양신혜 교수(칼빈대학교)

한국교회가 흔들린다. 지난 해 한국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다락방 영입, WCC 개최, 신천지 등이 제기하는 교리적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더 나아가 제자훈련으로 성장한 사랑의교회와 삼박자 축복의 상징인 순복음교회의 문제가 공중파에서 다루어지면서 교회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로 인해 교회를 염려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의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회를 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감히 종교개혁시대의 프로테스탄트 신앙이 형성된 그 지점에서부터 진지하게 다시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종교개혁자에게 주어진 신학적 과제가 역사적 간격을 뛰어넘어 동일하게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프로테스탄트 신앙의 형성은 로마 가톨릭으로부터의 분리를 의미하는데, 이는 어느 신학자의 표현대로, “교리를 더욱 순수하게 정화시킴으로써 교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종교개혁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교리의 순수성 확보를 통해 교회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칼빈은 무너진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제네바 목회를 시작하면서 먼저 제네바교회를 위한 신앙교육서(Catechismus ecclesiae Genevensis)를 작성하였다. 그는 서문에서 교리문답을 통한 신앙교육서의 목적을 첫째, “우리를 한 분이신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의 본질로 삼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생명력 넘치는 건강한 교회의 토대가 된다는 의미이다. 둘째, 신앙교육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진리로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공동으로 고백하게 하기 위하여 작성되었다. 다시 말해서 다양한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교회들이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일치된 교리를 고백하도록 하기 위해서 작성된 것이 신앙교육서이다. 이로써 신앙교육서는 하나님을 부인하는 불경건한 자들과 거룩한 세례 의식을 세속화시키는 자들로부터 구별된 참된 교회,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의 본질을 회복한 건강한 교회공동체로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종파들로부터 개혁교회의 본질을 바로 세우고 개혁교회의 통일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칼빈이 강조한 교리교육의 목적과 효용성은 지금 우리 한국교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선, 교리교육은 칼빈이 강조한 것처럼, 기독교 자체 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이단(異端)으로 혼탁해진 한국교회에 생명력의 근원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를 다시금 회복시킬 것이다. 교회의 본질로서의 그리스도는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새롭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세속화로 인해 잃어버린 신앙의 언어를 삶의 언어로 경험하도록 이끌 것이며 더 나아가 개혁교회와 이단과의 경계를 짓는 척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이끌 것이다.

둘째, 신앙교육서를 통해서 이룬 일치된 교리의 고백은 ‘나 자신’과 ‘교회공동체’와의 일치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동일한 교리를 고백하도록 이끄는 교리 교육은 근대 철학의 산물인 개인주의로 물든 교회에 대항하여 교회공동체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게 함으로써 교회공동체의 본질을 회복하도록 이끌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리교육은 하나님을 잃어버린 세대에게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계획하고 성취한 구원의 사역을 찬양하고 그에게 감사하는 언어를 회복하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리교육은 한국교회에서 잊혀져가는 죄에 대한 고백을 강조함으로써 그의 구원사역에 대한 감사와 찬양으로 이어지는 언어를 회복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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