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목사(광주중흥교회)

▲ 김성원 목사
대한민국은 세계 제1등 국가다. 세계에서 성형 수술을 제일 많이 하는 나라이고 제왕절개 수술과 낙태율도 세계 1위다. 아이들을 많이 수출해서 해외 입양 세계 제1위인 국가도 역시 우리 대한민국이다.

안타깝게(?)도 술 소비량에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란다. 일 년에 국민 한 사람이 마셔대는 술 소비량이 소주가 82병, 양주가 1.7병, 맥주는 118병이라고 한다. 또 하루에 35만8천명의 남성들이 윤락가에 가서 돈으로 여자를 사고 있다. 이혼율에서도 세계 2위이고 뇌물공여자의 숫자도 세계에서 두 번째다. 교통사고 사망률 또한 세계 2위이고 여성 흡연율에서도 세계 2위다. 이것이 전 국민의 20%, 1,0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있다는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이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로 선포될 때 당시 로마제국 안에 그리스도인은 단 5% 정도밖에 안 됐다. 우리나라 기독교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기미년 3·1 운동 당시 민족 대표 33인이 독립선언문에 서명을 했었는데 그 가운데 거의 절반, 16명이 그리스도인이었다. 또 그 민족 대표 33인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 하부조직에서 3·1운동을 실제적으로 전개시켜갔던 분들이 48명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꼭 절반인 24명이 그리스도인이었다. 상해임시정부를 조직하고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이승만 대통령, 도산 안창호 선생, 월남 이상재 선생 등 민족지도자들 대부분도 역시 그리스도인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2천만 명쯤 되었다는데 그 가운데 그리스도인은 겨우 30만 명, 즉 전 국민의 1.5% 정도밖에 안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1.5%의 그리스도인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처럼 큰일을 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생각해볼 때 오늘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치 지도자들이나 경제인, 혹은 노조나 세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세상 가운데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문제이고 교회의 문제이다. 정말 살아있는 교회라면 자기만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리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세상에 대해 전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교회이고 그리스도인이라면 그건 진짜 살아있는 교회나 살아있는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이다.

오늘 우리 한국교회의 심각성이 바로 거기에 있다. 세계 역사에 유래 없는 수만, 수십만의 성도들을 가진 대형교회들이 즐비하고 천만을 헤아리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기독교는 세상으로부터 멸시와 모독과 손가락질을 받고 있으며 세상을 살리는 교회가 되기는커녕 세상이 염려하는 교회가 되고 말았다. 

지금으로부터 2600여 년 전, 유대 나라는 그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서 도덕적으로 심각하게 부패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왕으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우상 숭배에 몰두하는 등 총체적인 영적 혼란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보내어 그들에게 심판을 경고하시며 회개를 촉구하셨던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누구도 하나님의 말씀에 주목하지 않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선지자 예레미야가 예언했던 대로 예루살렘성이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공격을 받아 완전히 함락되고 약 1만 명의 젊은이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 포로들 가운데 25세의 젊은이 에스겔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에스겔은 그의 나이 30세가 되던 해에 선지자로 부름 받는다. 그런 후 바벨론 포로생활에 시달리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하고 계속해서 용기와 희망을 선포한다. 하지만 또 다시 비극적인 일은 벌어져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침공해 성을 완전히 초토화시켜버린다. 물론 예루살렘 성전도 완전히 무너뜨린다. 그렇게 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돌아갈 조국도 없어졌으며 하나님을 섬길 성전도 없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선지자 에스겔은 그런 아픔 가운데서도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또 다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환상을 하나 보게 된다. 성전 문지방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생수의 강의 환상이었다. 이미 무너진 줄로 알았던 그 성전 문지방에서 생수가 흘러나와 이스라엘 곳곳을 살리고, 죽었던 모든 것을 살리고, 죽음의 바다 사해까지 다시 살려내는 것이다.

나는 거기에 우리 한국의 유일한 소망이 있다고 믿는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 교회가 거의 무너져버린 것 같고, 소망이 없는 것 같이 보인다 할지라도 여전히 교회는 하나님이 세상을 위해 일하시는 유일한 기관이다. 하나님은 다 무너져버린 것 같은 교회라도 거기에 다시 성령을 보내시고 그 교회를 통해 생수의 강의 역사를 일으키시는 것이다.

다만 먼저 우리가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일이 필요하다. 쓸데없는 정치 다툼과 인간의 일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그분의 은총을 우리를 다시 살려주시기를 구해야 한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위기다. 금년은 한국 교회가 다시 살 뿐 아니라, 소망 없는 이 세상까지도 다시 살려내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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