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곳곳서 교회 표적 공격 잇따라 … 어린이 희생 컸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을 전후해 중동 곳곳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테러가 잇따랐다.
성탄 전야인 12월 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저격수가 쏜 총에 민간인 한 명이 숨지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보복공습을 시작했다. 이 공습으로 3살 된 팔레스타인 소녀가 숨지기도 했다.

▲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을 찾아오신 성탄절에 중동 곳곳에서 기독교인들을 표적으로 한 테러가 자행됐다.
이집트 북부에서는 경찰청사를 노린 차량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이 공격으로 청사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경찰관을 포함해 10여 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다쳤다. 이집트 당국은 테러 행위를 규탄하며 테러범 검거를 위한 수사에 나섰다. 사건 직후 하젬 엘베블라위 이집트 총리는 “우리는 최악의 테러리즘과의 대결에서 최전선에 있다. 우리는 침묵에 머무르지 않고 맞설 것”이라며 “이 공격을 저지른 자는 개인이든지 집단이든지, 누구든 테러리스트”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시리아에서는 정부군이 반군세력의 거점인 알페포 지역을 공습해 15명이 숨졌다. 반군세력이 공개한 영상에는 공습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서 구조대가 사상자들을 옮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의 대립으로 성탄절을 앞두고 열흘간 숨진 사람은 360여 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100명 이상이 어린이들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어 성탄절인 12월 25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남부 도라 인근에서 성탄절 예배가 진행되던 중 교회 근처에서 차량 폭발이 발생해 예배를 마치고 나온 기독교인 27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가게가 줄지어 있는 거리 앞에서도 차량 폭발이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이날 기독교인을 겨냥한 테러로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공격의 주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과거부터 이라크의 기독교인을 상대로 자주 테러를 벌여온 알-카에다가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사건 직후 바그다드 소재 미국 대사관은 “미국 대사관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기독교인을 노리는 공격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이라크 내 폭력을 강하게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미국은 테러에 저항하는 이라크 정부와의 협력관계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또 케냐에서는 무슬림 인구가 많은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교회 두 곳에 대한 화염병 공격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성탄절 예배 중이던 교회 한 곳은 전소됐다. 케냐 경찰은 이 화염병 공격이 무슬림 전사들이나 이 지역의 독립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몸바사공화국회의(MRC) 지지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 용의자는 검거하지 못한 상태이다. 경찰은 이 지역의 무슬림 청년들이 소말리의 무장단체인 알-샤뱌브 계열의 급진적 설교자들의 통제를 받아 이번 방화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네시아 치안 당국이 성탄절을 앞두고 전국 14개 주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다.

수타르만 경찰청장은 자카르타와 동부 자바주, 북부 수마트라주 등 전국 14개 지역에 대해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에 맞춰 치안 강화 조치인 ‘자카르타 촛불 작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작전에는 전국 주요 지역에 14 4500명이 배치된다며 이 가운데 1만7000명은 군에서, 3만 5500명은 교통부와 지방정부 등에서 지원됐다.

앞서 12월 12일 유도요노 대통령은 2002년 발리 연쇄 폭탄테러 후 정부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와해 위기를 맞은 인도네시아 테러조직들이 소규모 도시 게릴라로 변신해 공격 목표를 군과 경찰 등으로 바꾸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라 “크리스마스 연휴에 특정 지역의 치안 관련 기관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는 세력이 있다”며 관련 부처에 테러 방지를 위한 치안 강화를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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