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보내며 기독신문을 장식했던 수많은 사건과 인물들 속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몇 대목을 되짚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교단 그리고 한국교회에 점철된 희노애락을 되새겨보며, 더욱 알찬 새해를 꿈꾸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이익단체로 추락한 연합기구

서슴없이 이단해제…정체성도 신학도 잃었다

 올해의 사건   한기총 이단해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오명으로, 올해 인구에 가장 많이 회자됐다.

1984년 보수교계 원로들이 진보교계의 활동과 대응해, 교회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시대의 변화에 둔감하고, 내적 교권다툼에 힘을 소진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공적인 기구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고, 애초에 가져왔던 신학적 보수성을 잃고 이단까지도 서슴없이 용인하는 이익단체로서의 면모를 보여 추락의 가속도가 붙었다.

최근들어 회원단체인 교단들이 이단으로 신중히 결정했던 인물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이에 반하는 이단해제 결정을 거듭내려 한국교회를 보호하기보다는 해를 가하는 역할을 했다. 1월 14일 구 다락방전도협회 류광수 씨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는 결정을 했고, 12월 17일 박윤식 씨에 대해서도 이단 해제를 선언했다. 이단해제를 항의하는 교수들과 목회자들의 소리에 귀기울이기보다 이들을 대상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박윤식 씨가 명예훼손으로 시비를 제기한 데 대해 2년여 법정 투쟁 끝에 승소한 진용식 목사를 보호하기는커녕, 이단으로 몰고자 소환을 하기도 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와의 관계에서도 이익단체로서의 모습을 드러냈다. 한기총은 WCC를 “적 그리스도”라고까지 비난했으며, WCC 본부에 항의단을 파견하겠다는 등의 공수표를 남발했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WCC 관계자들과 계속 손을 잡아왔다. 1월 13일 교계에 충격을 준 ‘WCC 지지성명’을 발표해 WCC에 대한 반대가 신학적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줬다. 9월 12일 다시 WCC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을 약속했으며, WCC 총회가 끝나자 언제 반대했다느냐는 듯이 WCC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기총이 주도할 2014년 WEA(세계복음주의연맹) 총회 준비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예장합동이 한기총을 탈퇴하므로, 한기총은 군소연합기구로 전락했으며 이단 시비가 있는 교단들과 단체들까지 남게 됐다. 향후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양 지속적으로 활동하려는 일을 전 교계가 힘을 합해 막아야 하는 과제가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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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자원·역량 ‘주일학교’ 집중

읍단위 농촌교회 한계 딛고 출석 학생 1000명 넘어

 올해의 교회   거창중앙교회

올해 4월에 소개된 거창중앙교회(이병열 목사)는 큰 주목을 받았다.

경남 거창의 읍 단위 농촌형 교회에 주일학생이 1000명이 넘는 교회라는 사실이 점차 알려지고 있던 터에, <기독신문>에 보도된 이후 공교롭게도 전국 각지는 물론 미국과 중국에서도 거창중앙교회의 놀라운 변화와 주일학교 부흥에 관심을 갖고 이병열 목사를 초청해 노하우를 듣기도 했다.

보수성이 강하고, 인구 유출이 많은 곳에서 거창중앙교회처럼 주일학생이 차고 넘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주일학교가 위기이고 아이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아우성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 거창중앙교회는 주일학생의 성품성숙을 위해 매주 토요일 아이들 가정에서 반목장 모임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거창중앙교회가 유독 주일학교가 되는 이유는 단 하나. 담임목사부터 모든 구성원, 교회가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시스템을 주일학교에 맞췄기 때문이다. 한주에 하루도 빠짐없이 주일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교육받고, 아이들을 만나고, 전도하는 바로 그 열정과 헌신에서 불가능한 주일학교 부흥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고 거창중앙교회가 무작정 아이들을 끌어 모으는 것에만 신경 쓴다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거창중앙교회는 주일학교에 있어 크게 두 가지 목표가 있다. 거창의 모든 아이들이 예수님을 믿는 것 하나라면, 예수님을 믿는 아이들이 모두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 자라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그래서 어린이 전도와 동시에 성품학교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거창중앙교회는 이를 위해 기존 사역 외에 지난 11월부터 매일 밤 유년주일학교 아이들까지 참여하는 ‘미카엘 돌파 기도회’를 시작했다. 다니엘 10장 21절 말씀에 근거해서,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현 상황을 돌파해보자 하는 기도운동인데, 유년주일학교 전반에 새로운 활기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예수님 성품 닮기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단순 심방을 넘어 지난 9월부터 각 반별로 ‘반목장 모임’을 시작했다. 각 마을 단위로 아이들이 도보 가능한 거리에서 모일 수 있는 목장을 개설하도록 했다. 반목장은 아이들의 가정에서, 그 아이의 부모님이 참석한 가운데 모임이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지난주일 오전 예배 설교와 오후 분반공부 시간에 공부한 예수님의 성품 실천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성품 변화로 이어지면서 부모님들은 큰 감동을 받고, 교회에 대한 감사로 이어지고 있다.
거창중앙교회는 앞으로 ‘반목장 모임’을 확대해 이스라엘의 쉐마교육의 장이 되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병열 목사를 비롯해 거창중앙교회 모든 구성원들은 날마다 이렇게 다짐하며, 주일학교 부흥을 꿈꾼다.
“우리는 불같은 하나님의 심정을 가지고 늘 다짐합니다. 거창에 예수 믿지 않는 어린이가 단 한 명도 없을 때까지 온 성도들은 전심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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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척결·예방” 진두지휘

전국 위장교회 공개 등 큰 성과… “공동대처 나서야”

 올해의 인물   신현욱 대표

2013년은 교계 신천지 대책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된 기념비적인 1년이었다. 그 역공의 중심에서 진두지휘했던 인물이 바로 신천지대책전국연합(신대연) 신현욱 대표였다.

지난해 12월 신대연 대표로 취임한 신현욱 대표는 가장 먼저 사역의 장을 확대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온라인을 터전 삼았던 인터넷 카페 ‘바로알자 신천지’를 오프라인에도 자리 잡게 한 것이다. 동시에 신대연 인천지부, 충청지부, 강원지부, 호남지부, 영남지부를 설립하면서 전국조직망을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

곧이어 지역교회연합회와의 신천지 공동대책에 나섰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와 연대해 부산이단상담소를 설립하고, 신천지 위장교회와 비밀교육장소가 기재된 전단지를 제작·배포해 부산지역에 신천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부산에서 쏜 신호탄은 광주, 전주, 청주, 대구로까지 이어져 각 지역마다 신천지 예방전단지를 제작·배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교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신천지 위장교회 공개에 밑그림을 그린 인물 역시 신현욱 대표였다. 연말에는 성관계 포교, 이만희와 김남희의 불륜관계, 담임강사의 여신도 성적 유린 등 신천지의 성적타락을 폭로했다. 종교, 교리를 뛰어넘어, 신천지를 사회국가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사이비집단으로 각인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신현욱 대표는 “이제 첫걸음 뗀 것에 불과하다. 한국 교회가 개교회주의를 떨쳐버리고, 초교파적 신천지대책기구를 출범하고 공동대처해야 신천지 문제에 풀이가 가능하다. 한국 교회가 합심하여 신천지 척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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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파행 사태, 불편한 동상이몽

 올해의 장면   비대위 속회총회

2월 19일 대전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주도의 속회 총회에 자리를 같이한 총회장 정준모 목사와 부총회장 남상훈 장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정 목사는 이날 제97회 총회 파행과 관련해 총대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사과의 뜻을 밝혔고, 남 장로는 치열한 찬반공방 속에서 결국 속회총회의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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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회개혁 앞줄에 서다

갱신운동 확장과 계승 위한 실천적 노력 큰 신뢰 얻어

 올해의 단체   교회2.0목회자운동

교회2.0목회자운동(실행위원장:이진오 목사)은 교회 개혁에 주력하는 모임이다. 그러나 여느 모임과 다른 점은 단순히 ‘주장’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회2.0목회자운동은 2011년 6월 창립 이후 건강한 교회와 목회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힘써 왔다. 개 교회적으로는 공동체 중심 목회, 교회 규약 수립, 교회 분립, 목회와 행정 구분 등이었고, 대외적으로는 남북화해 선언, 담임목사직 세습 반대 운동, 한기총 해체 운동과 한교연 창립 우려 성명 발표 등이었다. 특별히 지난해 다른 단체들과 함께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를 결성해 한국교회의 맘몬숭배, 천박한 축복론, 성장주의 목회관 등을 꼬집어 주목을 끌었다. 교회2.0목회자운동은 올해도 다른 단체들과 함께 범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국가정보원의 대선 불법 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등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데 힘써 왔다.

교회2.0목회자운동의 이러한 대·내외적 갱신 운동은 구성원들의 자발적 실천 노력과 맞물려 기독교계로부터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선언적 운동에 머무르지 않고 구성원 자신과 속한 교회들부터 자발적으로 갱신을 실천해 교계로부터 신뢰를 획득한 것이다. 또 목회자 중심적이고 성장주의에 머물러 있는 기존의 목회환경을 교회1.0으로 규정하고, 거기에 대비해 교회2.0의 성격을 선명하게 드러낸 부분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운동의 확장과 계승을 위한 노력도 기울여 8월 ‘내가 꿈꾸는 건강한 작은교회’를 주제로 신학생수련회를 개최했다. 수련회는 현장 사역자들이 강사로 나서 후배 신학생들에게 건강한 작은교회의 가치와 목회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또 목회자로서 필요한 영성, 성품, 역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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