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2013년, 교회를 향한 신학의 외침

 
‘목회현장 위한 신학’ 내용 깊어졌다

공공성 담보·교리교육 강화 등 실천적 담론 제시 많아
사회현안 신학적 기준 제시도 의미… ‘한국신학’ 알리다


2013년이 저물었다. 신학자들은 2013년을 평행선 같은 논쟁과 교회를 향한 외침이 계속됐던 해로 기억할지 모르겠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는 교단의 찬반운동과 맞물려 신학자들의 논쟁으로 뜨거웠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이단 다락방을 우회적으로 회원 가입시킨 문제는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일었다. 하지만 교회세습에 대한 신학적 비판이나, 갑을관계를 필두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신학의 대안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2013년 한국 신학계를 정리하고, 2014년 한국 교회를 위한 신학자들의 고민과 대안을 들어보는 연속기획 ‘2013년의 신학과 2014년을 위한 신학’을 4회에 걸쳐 진행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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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 신학계는 다사다난했다. 교회개혁과 교회의 공공성 강화 등 그동안 계속 제기됐던 주제들이 올해도 이어졌다. 그러나 WCC 논쟁과 한기총 다락방 가입, 아직 치열하지는 않지만 동성애 문제 등 신학 사상이 대립한 사안들도 많았다. 보다 긍정적인 변화는 목회현장과 가까이 하려는 노력이다. 교회세습, 종말론 등 목회자들의 관심 사안에 신학 기준을 제시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2013년 한국 신학계가 주목했던 주제들을 살펴보면 △교회 개혁 및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제언 △개혁주의 교회론, 선교적 교회론, 탈성장주의 시대 교회의 방향 등 교회론의 대두 △교리교육의 중요성 강조 △동성애, 갑을관계(경제민주화)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신학 기준과 대안 제시 △교회세습, 목회자청빙, 종말론, 베리칩 등 목회 관심 사안에 대한 연구 △세계개혁교회대회와 WCC 총회를 기점으로 확산된 한국 신학의 세계화 논의 △한기총의 다락방 영입 등 이단 대응 △WCC 신학 논쟁 등이다.


교회로 향하는 신학

2013년 한국 신학계가 주목했던 내용을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이렇게 8가지 주제로 정리할 수 있다. 8가지 주제 가운데 목회현장과 직접 연결된 사안들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교회개혁, 한국 신학의 세계화, WCC 논쟁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목회를 위한 신학이라고 볼 수 있다.

내용도 깊어졌다. 그동안 목회자들은 원론을 넘어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신학자들에게 요구했다. 교회갱신은 그동안 계속 제시됐던 주제이지만, 신학자들은 갱신의 방법으로 ‘교회론’을 제시했다. 성장주의 배금주의 세속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교회가 교회답기 위해서는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신앙의 기초를 강화하기 위해 교리교육을 진행하고, 교회의 선교적 역할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교회론 회복의 연장선상에서 교회세습을 강하게 비판하며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에 대한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 천국과 지옥 경험담으로 촉발된 종말론 열기에 대해서도 신학자들은 성경적 기준을 제시하며 목회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신학자들은 베리칩과 프리메이슨 등을 종말론과 연결시키는 주장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베리칩을 받으면 구원을 놓치게 된다는 주장은 결국 베리칩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좌우한다는 것”이라고 신학 입장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사회 현안에 기준 제시

2013년 신학계의 의미있는 모습은 사회 현안에 대해 신학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진영의 신학자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의 중요한 이슈와 문제점을 성경적으로 접근해 온 개혁과부흥 컨퍼런스는 올해 주제를 ‘갑을관계’로 정했다. 컨퍼런스 발제자들은 비정규직 문제와 건물임대차보호 등 한국 사회에 내재됐던 ‘갑’의 문제는 물론 교회 안에 존재하는 ‘갑-을’의 차별까지 드러냈다.

이외에도 기독경영연구원과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는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문제를 성경적인 입장에서 깊이 있게 다루어 목회자들의 시각을 확장시켰다. 또한 경제민주화 논의는 교회의 공공성 문제와도 연결시켰다. 정운오 교수(서울대)는 경제민주화 곧 경제정의를 ‘하나님의 공의’와 연결시키며, “하나님의 공의는 은혜와 평강(샬롬)으로 이해된다. 샬롬은 개인 내면의 평안이 아닌 공동체의 평강을 말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공의는 공동체의 샬롬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 샬롬을 얻으려면 반드시 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꿈틀대는 한국 신학

2013년 한국 신학계는 세계 교회에 ‘한국신학’을 널리 알린 한 해였다. 지난 5월 개최된 세계개혁교회대회는 유럽 북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11개국에서 35명의 개혁주의 신학자와 목회자가 참석해,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의 현신을 진단하고 과제를 모색하는 의미있는 대회였다. 무엇보다 대회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교회의 개혁주의 신학을 알린 것이 의미있었다. 또한 대회를 기점으로 개혁주의 신학을 표방하고 있는 교단들이 연합해 한국개혁주의연대를 창립하고, 한국 교회 개혁주의 신학의 확산과 목회적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에큐메니컬 진영은 WCC를 통해 한국 신학을 정리하고 그 결과물을 세계 교회에 소개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에큐메니컬 신학자들은 한국기독교학회를 중심으로 3년 전부터 한국신학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서양 교회의 신학을 넘어서는 보편성을 가진 신학 △한국적이기 전에 성경적이어야 할 것 등 의미 있는 기준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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