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단체, 용어 사용 반대 움직임 맞서 적극 홍보활동 펼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에서 또 다시 “메리 크리스마스” 논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 십여 년에 걸쳐 미국, 캐나다, 영국 등지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이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라’는 뜻에서 종교 편향적이라는 이유로 사라지고 있다.

▲ “메리 크리스마스”를 지키기 위한 교계 단체들의 투쟁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004년 미국시민자유연맹과 비방반대연맹 등 미국 진보주의 시민단체들이 다양한 종교를 가진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미국에서 특정 종교의 교주 이름이 들어간 인사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운동을 벌여온 결과이다. 이들 단체들은 ‘의회는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자유로운 종교의식을 규제하는 어떠한 법도 제정할 수 없다’고 명시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를 근거로 국가가 지원하는 공립학교를 비롯해 관공서나 일반 상점 등 공공장소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용어 사용 금지를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해 왔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 공립학교에서는 예수가 등장하는 연극을 공연하거나 ‘크리스마스’나 ‘예수’라는 용어가 들어간 캐럴을 부를 수 없다.

이를 대신해 크리스마스에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 및 문구가 ‘해피 할러데이즈(Happy Holidays)’나 ‘시즌스 그리팅(Season’s Greeting)’이라는 용어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등 북미 국가 대부분의 백화점과 상점에서는 기독교인이 아닌 구매자들을 고려해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용어 사용을 피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 기독교 단체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고수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1년째 진보단체가 벌이는 반-크리스마스 캠페인에 대항해 크리스마스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 보수 기독법률단체인 리버티카운슬(Liberty Counsel)도 올해 ‘친구 혹은 적, 크리스마스 캠페인’을 통해 상점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라는 용어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크리스마스 친화적인 상품 및 상점의 목록(Naughty and Nice list)을 만들어 무료로 제공했다. 또한 기관의 특성을 살려 홈페이지를 통해 공공장소에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거나 관련 공연을 할 경우 알아야 할 법률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법률적 도움 또한 제공할 수 있음을 공지했다.

25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미국가족협회(The American Family Association)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크리스마스 물품을 사기 ‘좋은 가게’를 소개하는 리스트(Naughty or Nice List)를 제공한다. 그 중 높은 순위에 오른 가게들은 전단지와 라디오, 그리고 웹 사이트를 통해 광고를 해주기도 한다. 반대로 연말 세일 행사에서 크리스마스라는 용어 대신 ‘홀리데이즈’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단체들의 경우는 그 명단을 공개해 불매운동을 전개한다.

올해 크리스마스를 적극 홍보하는 ‘좋은 가게’로 선정된 대표적인 기업은 아마존닷컴, 에이스 하드웨어, 바나나리퍼블릭, 베드베스 앤 비욘드, 코스트코, 달러 트리, 갭, 홀마크, 하비로비, 제이씨 페니, 조안 패브릭스, K마트, 크로거, 콜스,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올드네이비, 오피스맥스, 샘스클럽, 시어스, 타겟, 월마트 등이다.

반면 불매운동을 해야 할 ‘나쁜 가게’로는 전자제품소매업체 라디오섀크(Radio Shack)와 속옷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을 비롯해, 미국최대 서적소매업체 반스앤노블, 패밀리달러, 오피스디포, 펫스마트, 스태이플스 등이 선정됐다.

미국가정협회는 나쁜 가게로 선정된 기업에 ‘크리스마스’라는 문구를 공식적으로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SNS와 매장 방문 등을 통해 각 기업에 ‘크리스마스’ 문구 사용을 정중하게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가정협회 팀 와일드몬 회장은 “미국은 기독교적 원칙에 의해 세워진 나라이며 건국의 아버지들의 뜻에 따라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나라”라며 “성탄절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날이라는 것이 분명한 사실임에도 이를 부인하면서 성탄절을 이용해 매출을 올리는데 급급한 상점들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물건 구매에 앞서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